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190 vote 1 2013.11.08 (19:06:05)

 


    구조론은 의사결정원리로 세상을 바라본다. 공간은 의사결정구조이며, 시간은 의사결정순서이고, 물질은 의사결정단위다. 의사결정단위는 다섯이 있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그것이다.


    의사결정은 대칭≫비대칭에 의해 일어난다. 특정 지점에 에너지가 가해지면 진동이 일어나고, 진동이 대칭이면 계가 성립되고, 그 대칭이 깨지면서 계가 작동하여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이때 이러한 사건의 시간적 전개가 계 내부에 공간적으로 갖춰질 때 그것은 입자다. 입자는 반복적으로 에너지를 처리하며 형태를 유지한다. 입자는 외부적인 대칭을 내부에서 복제한다.


    사람은 오른발과 왼발, 상체와 하체, 오른팔과 왼팔이 내부에서 대칭되므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지렁이나 뱀이나 벌레는 그러한 대칭이 없으므로 움직이지 못한다. 의사결정을 못한다.


    뱀은 S자로 꼬아서 대칭을 만들고서야 움직일 수 있다. 뱀처럼 대칭을 만드는 것은 질이고, 사람처럼 대칭을 갖춘 것은 입자다. 부부는 대칭이 만들어져 있고 커플은 만들어져 있지 않다.


    커플은 어떤 상황에 대칭을 만든다. 질은 에너지가 가해질 때 새로 대칭을 만들고, 입자는 만들어진 대칭으로 에너지를 처리한다. 그 에너지 처리과정은 힘, 운동, 량의 순서로 전개한다.


    이는 하나의 모형이다. 세상은 원자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모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을 모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면 그대는 어떤 모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어떤 모형도 갖고 있지 않다? ‘무지의 지’라 했다. 모형의 부재를 먼저 자각해야 한다. 거기서 깨달음은 시작된다. 깨달음은 바른 모형의 획득이다. 문제는 이미 모형이 숨어있다는 거다.


    부지불식간에 모형을 쓰고 있다. 그러므로 깨달음이 아닌 학습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기존의 모형을 파괴해야 한다. 깨달음은 새로운 지식의 추가가 아니라 기존하는 모형의 교체다.


    좋은 작가는 고수 대 하수의 대결구도라는 모형을 쓴다. 3류작가는 선과 악의 대결구도라는 모형을 쓴다. 자신이 선과 악의 대결구도라는 모형을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새 모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깨달음이 어려운 이유다. 깨달음은 완전성의 모형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류가 가진 모형은 불완전성의 모형이다. 세상은 원자의 집합이 아니다.


    작은 것이 모여서 커진 것이 아니라, 완전한 것에 에너지를 태워 무수히 복제된 것이다.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방법으로는 창의하지 못한다. 완전한 생각을 해야 창의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7302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7645
2773 왜 징기스칸은 강한가? 김동렬 2005-11-05 11672
2772 엮임으로 사유하라 image 3 김동렬 2013-05-13 11675
2771 구조론으로 본 광고전략 김동렬 2012-03-26 11678
2770 손가락과 달 image 7 김동렬 2012-12-08 11678
2769 백문백답 초고 6 김동렬 2009-08-14 11679
2768 [단상] 조지오웰의 세계 김동렬 2006-11-23 11683
2767 실존의 죽음과 그 건너편 김동렬 2006-08-08 11685
2766 덧붙여 설명함 image 9 김동렬 2010-08-09 11686
2765 혜강에서 소동파까지[업데됨] 7 김동렬 2010-09-16 11691
2764 신의 의미 image 2 김동렬 2018-02-09 11700
2763 보편원리 image 1 김동렬 2012-05-14 11702
2762 이해하지 말고 반응하라 image 2 김동렬 2012-01-22 11704
2761 구조론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7-09-27 11706
2760 사건은 일어났다. image 김동렬 2018-03-21 11714
2759 게임의 문제 김동렬 2016-11-22 11716
2758 구조론과 진화 김동렬 2006-06-16 11718
2757 [단상] 노예의 시선과 주인의 시선 김동렬 2006-11-25 11718
2756 일단 언어가 되어야 한다. image 1 김동렬 2018-03-05 11718
2755 괴물에 엉기기 김동렬 2006-08-06 11721
2754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김동렬 2018-04-20 1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