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08 vote 0 2023.01.27 (12:50:38)

     세상은 변화의 집합이다. 변화로 모두 설명된다. 그러나 인류는 그동안 변화를 규명하지 않았다. 우리가 변화로 아는 것은 대부분 이미 일어난 변화의 중간 전달이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는 것은 변화가 아니다. 태양이 바람을 데워서 팽창시키고 중력이 물을 잡아당기는 것이 변화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의 논리로 변화를 설명하지만 틀렸다. 인과율은 이미 일어난 변화의 전달만 해명한다. 우리는 사건의 원인 단계에서 결과가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틀렸다. 결정론의 오류는 변화의 중간 전달을 변화 그 자체로 착각한 것이다. 인류는 변화를 탐구한 적이 없다.


    도미노가 연속적으로 쓰러지는 것은 변화가 아니다. 최초에 가만 있는 도미노를 쓰러뜨린 것이 변화다. 우리가 현실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이미 일어난 변화의 중간 전달이다. 그러나 인생에 한 번은 최초 격발의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인간은 당황하고 주변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


    첫 만남, 첫 등교, 첫 키스, 첫 소풍, 첫 시합과 같이 처음 일어난 일은 잊지 못한다. 그럴 때 인간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댄다. 다행히 부모와 선배가 챙겨주므로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인생에 한 번은 혼자 고독하게 변화의 최초 격발과 대면하는 곤란한 상황을 만나고 좌절하게 된다.


    모든 것이 변화다. 그런데 우리는 변화를 모른다. 우리가 물질이라고 믿고 의지하는 것은 변화의 중간 전달자에 불과하다. 성질이 존재의 본래 모습이다. 성질은 궁극적으로 밸런스의 복원이다. 변화는 밸런스 갈아타기다. 모든 변화는 둘의 자리바꿈이다. 변화를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914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9164
6196 삼단사고 2 김동렬 2022-11-14 2652
6195 수수께끼 김동렬 2023-09-20 2652
6194 외계인은 없다 김동렬 2022-11-22 2653
6193 여자는 있고 남자는 없다 김동렬 2022-05-18 2654
6192 만남 열림 연결 김동렬 2022-03-29 2655
6191 철학 김동렬 2022-10-26 2655
6190 밸런스의 힘 김동렬 2023-07-09 2656
6189 진평분육 김동렬 2024-02-02 2658
6188 방향전환의 문제 김동렬 2020-04-24 2659
6187 사색정리 결산 김동렬 2020-12-09 2660
6186 우주는 디지털이다. 1 김동렬 2022-05-16 2661
6185 여가부 유감 김동렬 2022-10-09 2661
6184 사건의 해석 김동렬 2021-12-08 2665
6183 인과법칙과 본말법칙 김동렬 2022-03-01 2666
6182 생각을 하자 김동렬 2022-02-24 2667
6181 도구를 다루는 것이 철학이다 2 김동렬 2020-08-26 2668
6180 인간의 권력의지 김동렬 2021-03-17 2668
6179 감각과 예측 김동렬 2023-12-30 2668
6178 개인주의 시대의 세대전쟁 3 김동렬 2022-06-27 2669
6177 사람을 사냥하는 진중권들 김동렬 2022-04-17 2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