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안에 계급이 있다. 소인배의 언어가 있고 군자의 언어가 있다. 맞는 소리를 하는지 허튼소리를 늘어놓는지는 순간에 판단된다. 계급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언어 안에 대칭이 있다. 전제 없이 진술을 휘두르는 초짜는 몽둥이를 휘둘러 내쫓아야 한다. 전제를 제시하고 진술로 대칭시켜 보이는 자는 글자를 아는 자다. 그러나 언어를 휘둘러 타인을 해칠 뿐 스스로 자기 언어 안에서 완성할 줄은 모른다. 언어 안에 칼날 같은 긴장이 있다. 그 긴장을 일으키는데 능할 뿐 그 긴장을 연주할 줄은 모른다. 대칭만으로 부족하고 호응이 있어야 한다. 타인과 겨루는 언어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복제하는 언어라야 한다. 내 안에 온전한 언어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세상을 향해 발언할 자격을 얻는다. 발언권이다. [생각의 정석 91회] 생각나는대로 떠들지 말고 먼저 세상을 향한 나의 발언권을 얻어야 한다. 세상의 자극에 반응하지 말고, 함부로 세상과 싸우려들지 말고, 세상과 무관하게 내 안에서 또다른 세계를 연출해 보여야 한다. 자기 스타일을 얻어야 한다. 구조의 복제가 가능해야 한다. 시인은 그러한 발언권이 있어야 비로소 시인이고 작가는 그러한 발언권을 얻어야 독립적인 작가다. 개인의 감상을 함부로 노출시키며 대중 앞에서 하소연하는 자기소개식 언어는 발언권 없는 거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야 발언권이 있다. 자기만의 정상을 가져야 한다. 어느 분야든 자기분야에서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
[생각의 정석 91회] 북한은 사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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