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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39 vote 0 2025.03.07 (15:16:07)

    이념이라는 프레임 걸기 수법에 넘어가면 피곤하다. 에너지라는 본질을 봐야 한다. ‘기타 잇키’라는 인물이 있다. 일본 황도파의 226쿠데타에 철학을 제공한 인물인데 사회주의자인데 극우다. 극좌와 극우의 결합? 당연하다. 히틀러나 뭇솔리니도 비슷한 부류다.


    이념은 개소리고 농민의 쪽수 + 군부의 힘 = 박정희의 쿠데타 공식 완성이다. 농민이 원하는 것은 토지개혁이다. 군인이 권력을 잡고 농민들에게 토지를 나눠주면 사회주의도 되고 극우도 된다. 왜 이런 모험정치, 도박정치가 등장하는가? 원교근공의 법칙이다.


    당시 일본은 귀족과 재벌과 군벌이 골칫거리였다. 이들은 지나친 제국주의를 추구하고 있었다. 기타 잇키는 소장파 군부 일부와 손잡고 귀족과 재벌과 삿초동맹으로 뭉친 기득권 군벌을 타도하고 농민들에게 토지를 분배하며 덴노를 얼굴마담으로 쓰려고 했다.


    실패한 이유는 덴노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괄의 난 때 이괄이 인조를 생포하지 못한 것과 같다. 기타 잇키는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주도했다면 궁성으로 쳐들어가서 덴노를 생포했을 것이라 했다. 머리가 있었다면 성공할 수 있었던 쿠데타였다.


    기타 잇키 주도로 성공했다면? 히틀러 아니면 스탈린이 된다. 히틀러는 팽창주의를 해서 망하고 스탈린은 일국 사회주의로 흥했다. 기타 잇키의 아이디어를 실현한 인물이 박정희다. 박정희도 좌파적 팽창주의를 포기하고 우향우를 해서 스탈린 노선으로 갔다.


    왼쪽 깜빡이 넣고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 것이다. 왼쪽으로 가려고 한 사람은 트로츠키다. 재미있는 점은 기타 잇키가 덴노를 혐오했다는 거다. 죽으면서 ‘어린 임금한테 투구 빼앗겨 진 싸움’이라는 사세구를 남겼다. 혐오하지만 덴노를 잡아야 일이 성사되는 법.


    소장파 군인들은 순진해서 덴노를 잡을 생각을 못 했다. 바보들이다. 원교근공. 하층민이 대가리와 손잡고 중간그룹을 친다. 대가리를 잡는 데 실패해서 쿠데타는 실패다. 대한민국 대가리는 국회다. 윤석열은 국회를 때려잡는 데 실패했다. 하층민도 아닌 주제에.


    계급배반 투표. 당원은 당대표와 손잡고 당내 기득권을 때려잡고 싶다. 이것은 동서고금에 공통되는 영원한 법칙이다. 민중은 나폴레옹과 손잡고 엘리트를 때려잡고 싶어한다. 민중은 독재자와 손잡고 국회의원을 때려잡고 싶다. 민중의 권력의지에 주목하라.


    전선은 여야 간에만 그어진 게 아니라 당원과 당내 기득권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정치지능이 낮은 애들은 정치하지 마라. 집에 가서 자라. 바보냐? 당원이 수박털이 하는 게 권력의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원들은 구경꾼이 아니라 정치의 주체다.


    오스만은 왕자들 중 하나가 왕이 되면 나머지 왕자들을 모두 때려죽이는 게 전통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단순히 왕이 잠재적 경쟁자를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에. 왕실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절대권을 주는 대신 힘을 빼놓으려는 것이다.


    - 민중이 왕과 손잡고 중간계급을 친다.

    - 민중은 왕을 떠받드는 대신 왕의 손발을 잘라서 약화시킨다.


    기타 잇키가 덴노를 얼굴마담으로 앉히고 실권을 주지 않으려고 한 것과 같다. 극좌와 극우 양극단이 손잡고 중간을 치려는 기동은 역사 이래 늘 있어왔다. 왕과 평민이 손잡고 귀족을 치려고 한다. 조선의 왕들은 불교와 도교, 무속을 없애려는 선비와 마찰했다.


    불교, 도교, 무속은 민중의 권력이며 선비는 권력을 독점하려 하고 왕은 이들을 이용하여 선비를 견제하려고 한다. 송시열은 왕이야말로 선비의 대표자라면서 왕을 회유하려고 했지만 목이 달아났다. 역사는 왕과 귀족, 민중의 삼자균형이 여러 형태로 변주된다.


    이재명이 의도했는지 모르나 떨굴 것을 떨구고 반집승부로 가는게 당선 후에는 유리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이재명이 김부겸, 김두관, 김동연, 임종석, 김경수를 포용하면? 왕과 귀족이 동맹을 이루고 민중은 바보가 된다. 왜 오스만 왕은 동생들을 죽이나?


    이재명이 왕위계승전에서 승리한 형이면 김부겸, 김두관, 김동연, 임종석, 김경수는 동생들이다. 동생들을 죽여야 산다. 조선의 왕은 불교, 도교, 무속을 살리고 송시열을 죽여서 선비들을 억눌러야 한다. 이들 셋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깨닫지 못하면 한심하다.


    - 이재명이 크게 이기면.. 공신들이 기득권화되어 문재인 병 걸린다. 왕과 귀족이 한편이 되고 민중은 왠지 손해 본 느낌이 든다.


    - 이재명이 지다가 역전승 하면.. 내 덕에 당선되었다는 일등공신 그룹 등장. 노무현 병 걸린다. 윤석열도 이준석이 공신 행세해서 손봐야 했지.


    크게 이길 수 있지만 작게 이기는 게 현현기경 부하지하다. 크게 이기면 상대는 무모한 도박을 감행하는데 이때 도박을 응징하면 대승하지만, 불안요소가 발생하여 나중에 뒤탈이 난다. 이들의 정치도박을 묵살하면 작게 이기지만, 판이 안정되어 나중에 뒤탈이 없다.


    김두관, 박용진 등의 주장은 수박을 안고 가면 대승할 수 있다는 건데 실력으로 이겨야지 수박으로 이기면 반드시 뒤탈이 난다. 김부겸, 김두관, 김동연, 임종석, 김경수 왈 내가 일등 공신이다. 내 덕에 대통령 되었다. 내 지분 챙겨줘. 이들은 반드시 지분을 요구한다.


    당나라처럼 절도사 정치로 가게 된다. 송태조가 공신들의 군권을 박탈하고 주원장이 공신들을 숙청하고, 이방원이 세종의 외척을 숙청한 것을 단순히 자신의 권력강화로 보면 초딩이다. 임금과 제휴하되 임금을 약화시키려는 민중의 권력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일극체제. 당원들이 멀리 있는 대통령과 결탁하여 가까운 중간보스들을 죽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예 1) 일본 황도파의 226 쿠데타.. 가난한 동북 출신 하급장교들이 덴노를 이용하여 기득권 타도를 시도.

    예 2) 계급배반 투표.. 하층민들이 상층부 엘리트와 결탁하여 중간층 타도를 시도한다.

    예 3) 나폴레옹 독재.. 국민들이 황제와 결탁하여 엘리트 타도를 시도한다.


    양강체제 .. 여야를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만들어 군소정당을 타도한다. 여야를 팽팽하게 만들어야 유권자의 몸값이 상승하므로 군소정당이 희생된다.


    예) 군소정당이 멸망한 대부분의 대통령제 국가


    삼강체제.. 1강 대 2위와 3위의 결탁으로 솥발처럼 정립한다. 이는 합종정치다. 일강이 제휴대상으로 2위와 3위를 바꾼다.


    예) 삼국지.. 유럽형 의원내각제


    어느 쪽이든 인간들은 멀리 있는 강자와 손잡고 가까이 있는 만만한 약자를 조지려 한다. 왜? 그 경우만 칼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강자를 찌르려고 해도 칼이 닿지 않아서 실패한다. 이 법칙에서 벗어난 정치 제도는 동서고금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바보생각 - 이재명이 김두관, 김경수, 김부겸, 박용진, 임종석과 손을 잡으면 이재명의 힘이 커져서 국힘을 이긴다. 


    균형법칙 - 민중은 멀리 있는 리더와 손잡고 가까이 있는 중간계급을 치려고 하며 그 과정에 임금의 힘을 일정 부분 빼놓으려고 한다. 바보 노무현은 좋은데 힘센 노무현은 싫다.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과 같고 바보 노무현과 같다. 민중은 왕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왕이 바보이기를 원한다. 오스만 왕과 같다. 왕세자 한 명을 옹립하되 대신 나머지 왕자들을 모두 죽인다. 원래 그렇게 한다. 이념이 아니고 물리학이다. 에너지의 통제 방법이다.


    입으로 떠드는 논리나 명분은 언론을 이용하는 방법에 불과한 것이고, 심리는 사람을 동원하는 기술에 불과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동은 물리를 따라간다. 물리는 균형법칙을 따른다. 균형의 방법은 세 가지가 있는데 어느 쪽이든 임금의 힘을 빼놓는다.


    루이 16세는 왜 죽었을까? 무도회 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도회의 여왕은 왕의 정부다. 언론과 민중은 왕의 정부를 매우 때린다. 왕의 힘을 빼놓는 것이다. 루이 16세는 정부를 두지 않았다. 민중은 왕의 힘을 빼놓을 수 없었다. 때릴 곳이 없어서 죽였다.


    나폴레옹의 정부 조세핀이 무도회의 여왕이었을 때 흥했다. 민중은 조세핀을 매우 비난했다. 나폴레옹은 조세핀을 버리고 오스트리아 황녀와 결혼했다. 그리고 죽었다. 민중은 왕의 정부를 때리는 방법으로 왕을 견제하는데 때릴 정부가 없어서 왕을 죽인 것이다.


    이재명이 노회한 정치 9단이면 아무개가 나의 측근이라며 추켜세운 후에 그를 제거한다.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올렸다가 적당한 시점에 역시 제거한다. 이 패턴을 반복하면 능구렁이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런 짓을 반복한 자가 환국정치의 숙종임은 물론이다.


    윤석열도 김종인, 이준석, 한동훈, 윤핵관 등을 차례로 2인자 자리에 올리고 제거한다. 박정희도 김종필, 김형욱, 김재규 등을 차례로 중용하고 물먹였다. 조선의 왕들도 마찬가지다. 세자에게 권력을 물려준다. 신하들이 세자 앞에 줄을 선다. 세자를 뒤주에 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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