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51 vote 0 2023.07.22 (22:11:16)

    엔진과 바퀴가 있다. 의사결정은 엔진 내부에서 일어난다. 바퀴는 결정된 것을 전달할 뿐이다. 인류는 바퀴를 살폈을 뿐 엔진을 뜯어보지 않았다. 바퀴가 꼬리라면 엔진은 머리다. 물고기는 꼬리를 흔들어 헤엄치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머리다. 존재의 엔진을 탐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체는 결정하고 강체는 전달한다. 유체는 내부가 있고 강체는 내부가 없다. 인류는 강체의 외부를 관찰했을 뿐 유체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내부는 보이지 않으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존재의 반은 드러나 있고 반은 감추어져 있다. 이 문명은 드러나 있는 것만 보는 반쪽 문명이다.

   

    의사결정은 닫힌계 내부에서 일어난다. 닫힌계 내부는 빈틈없이 채워져 있으므로 들어올 수는 없고 빠져나갈 수는 있다. 계가 닫혔으므로 플러스는 불가능하다. 의사결정은 밖으로 빠져나가는 마이너스뿐이다. 나가는 길이 하나뿐이므로 질서가 있다. 법칙이 있으므로 내부를 볼 수 있다.

   

    존재 내부에서 스스로 변화를 결정하는 것이 자발성이다. 존재의 엔진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를 인류는 해명하지 않았다. 인류는 외부의 전달자를 찾는 문명에서 내부의 결정자에 주목하는 문명으로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바퀴문명에서 엔진문명으로 도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존재의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유체의 성질과, 유체를 가두는 닫힌계와, 닫힌계 내부에서 스스로 낳는 자발성과, 자발성을 격발하는 이기는 힘과, 이기는 힘을 연출하는 밸런스다. 그 밸런스를 조직하고 격발하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6839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7329
6739 도로민주당 뭐가 문제인가? image 김동렬 2003-08-02 18312
6738 농담도 못해요? 김동렬 2002-11-14 18292
6737 소리 지르는 자 2005-09-02 18284
6736 국정원 직원들 얼굴 좀 보면 또 어때서? image 김동렬 2003-06-24 18274
6735 우리 어디로 가야하는가? 김동렬 2005-10-05 18273
6734 왕권과 신권에 대한 이해와 오해 김동렬 2002-12-29 18261
6733 고부간과 아파트 구조 Blitz 2002-09-16 18231
6732 시험에 든 한국의 민주주의 image 김동렬 2002-10-21 18213
6731 유시민신당과 함께 생각해 보는 민주주의의 미래 김동렬 2002-09-17 18208
6730 Re..이현세가 아니라 이제부텀 '이헌세' 임(냉무) 손&발 2002-12-06 18205
6729 진중권의 거듭되는 거짓말 김동렬 2003-05-23 18175
6728 범대위와 앙마 누가 옳은가? 김동렬 2003-01-05 18168
6727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image 154 김동렬 2014-03-21 18158
6726 지구 온난화 주범은 우주선? 김동렬 2009-01-06 18157
6725 추미애 너 까지도? image 김동렬 2004-03-06 18152
6724 후단협의 쓰레기들의 작태(프레시안) 김동렬 2002-11-12 18107
6723 마음의 구조 image 1 김동렬 2010-11-01 18105
6722 노무현 단일후보 결정 국민 2002-11-25 18105
6721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만 김동렬 2005-12-19 18103
6720 33살 케빈 카터의 죽음 image 김동렬 2006-01-17 18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