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한국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피고는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하여
원고측 논리를 얼마든지 깰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깨지 못했다는 말이지요.
일관이 반복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사건의 기승전결 전개과정이
무모순적이어야 일관된 것입니다.
무죄라면 피고측 변호사는 조목조목 파헤쳐서
충분히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여기와 여기가 앞뒤가 안맞잖아요 하고 짚어낼 수 있습니다.
그냥 반복의 일관이 아니라 사건의 연결고리를 깨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못한 것은 피해자 진술이 사리에 맞기 때문입니다.
일관은 전체가 한 줄에 꿰어지는 것입니다.
즉 사건이 하나의 에너지 흐름을 타고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흘기는 사람 많지요.
결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할 경우 유능한 변호사라면
조목조목 파헤쳐서 충분히 상대방 진술의 일관성을 깰 수 있다는 말씀.
사람들은 말이 있고, 그 저변에 깔린 논리가 따로 있다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듯 한데,
대개의 사람들은 일관성을 두고 말이 일관된 것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 즉 우기는 놈이 일관성이 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원래 일관성은 말이 아니라 논리의 일관성입니다.
그것이 아니라 그것이 토대하는 배경의 일관성이 일관성의 진의입니다.
판사들도 이런 걸 잘 알기 때문에
단순히 행위만이 아니라,
행위 이전의 "동기"에 대한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합니다.
범죄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죠.
"그 새낀 도대체 동기가 뭐야?"
형사들도 대강 이러한 인지과정을 알고는 있는 겁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최초 판결문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피해를 당한 내용, 피고인이 보인 언동, 범행 후의 과정 등에 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스럽다. 또한, 피해자가 손이 스친 것과 움켜잡힌 것을 착각할 만한 사정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 많은 남성들 앞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진 것을 바로 항의하였는데, 피해자의 반응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단순히 손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스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고
확정판결은
대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중 주요 부분이 일관적이며, 피해자가 거짓 진술을 할 이유도 없다는 등의 점을 고려, 2심 판결에 문제가 없음을 결론지었다. 반면 피의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고, 번복을 반복하며 바뀐점을 유죄의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건 당일 신발을 싣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어깨만 부딪혀서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했으나 CCTV가 공개되자 추후 경찰 피의자신문에선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보니 신체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밝혔다.입니다.
이처럼 특정 행위에 대한 일관성과 그 내용(이유 혹은 동기)에 대해 적시하는 거죠.
일관성은 단순히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남자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두가지죠.
1. 어떻게 증거도 없고 진술밖에 없는데 이럴 수 있느냐?
2. 이러면 나라도 억울한 일 당할까 두렵다.
결국, 문제의 시소에 자기가 올라타면 흥분하게 됩니다.
증거가 없는게 아니라, 물증이 없으니 내가 안걸릴 거라고 믿은 그 사람이 잘못이죠.
한마디로 악질입니다. 잘 찾아보면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닐 것인데 말이죠.
이미 과거에 발뺌으로 잘 넘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다 시대가 바뀌었고, 여성들이 참지 않고 법적 대응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죠. 변화된 시대상황을 모르면 이렇게 됩니다.
강대국 무기를 사게 되면, 군사적으로 더 나아가 외교적으로 예속 또는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