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영화는 서로 베꼈다.
고래사냥 제목을 베끼면 사슴사냥, 바보사냥,
바보사냥 제목을 베끼면 바보선언, 바보둘의 행진
이명세 개그맨도 이장호 바보선언을 베낀듯. 어느게 먼저 베낀 건지는 모름.
멍청한 남자 둘과 여자 하나.. 하긴 비슷한게 많습니다만. 삼포가는 길이 원조인가?
영화 개그맨은 한 30분은 덜어냈어야 했는데
안성기가 대사를 하지 않고(각본이 부실.. 어색한 침묵)
마임을 하는듯한(바보선언) 어색한 장면을 빼면 걸작입니다.
원래 한 가지 미덕이 있으면 열 가지 잘못이 있어도 관대하게 봐주는 거.
이 영화는 소설을 영화로 옮겨서 TV문학관 냄새 나는 이전시대와 다르게
공간 안에서 상황을 쥐어짭니다.
많은 대사가 애드립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그리고 끝까지 갑니다.
사람이 네 명 죽습니다.
이소룡은 액션 안에서 답을 찾습니다.
신파나 권선징악 주제의식 감동과잉 교훈이나 사회비판을 배제하고
주어진 공간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사람 쏘기 좋은 공간이면 총을 쏴야 하고 .. 왜냐하면 쏴야 그림이 나오니까.
곧 죽어도 흰 옷을 고집해야 하고
콧수염은 절대 밀 수 없고.
단점은 화질이 구려서 눈이 아프다는 거.
디지털 복원을 제대로 해서 고화질로 볼 수 없다는 말인가?
영화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하는
많은 영화학도에게 영화교육을 시켜준 교과서
영화는 닫힌 공간에 가두고 지워짜는 건데
나는 이건 절대 양보 못한다고 스스로 상황을 닫아거는게 스타일.
선택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긴장을 고도화 하는 거.
감옥에 가더라도 이건 양보할 수 없지.
개그맨은 제목을 잘못 지은거. 그때는 세 글자 제목은 서편제 빼고 다 망하던 시대였소.
'개그맨이 간다'로 했으면 흥했을듯
철저하게 계산된 그림. 안성기는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는데. 배우들은 죽을 고생
갈릴레이 이전에는 내부를 보지 않았다.
사원소설이 어떻고 이데아가 어떻고 하느님이 어떻고 하며 외부를 겉돌았다.
영화도 마찬가지. 이명세 김기덕 이전에는 외부에서 겉돌았다.
내부에 뛰어든 사람은 이소룡이다. 이소룡은 각본을 쓸줄 몰랐기 때문에 자기가 몸으로 때워야 했다.
현장에 있는 것으로 갈 수 밖에 없는게 리얼리즘이다.
피아노줄 안 쓰고 트램폴린 안쓰고 자기 안에 있는 것을 토해내야 했다.
홍상수는 이명세를 허접하게 베낀 것이다.
개그맨에서 배창호가 자전거포 아저씨한테 라면 한 젓가락 얻어먹으려고 뻘소리 하는 것을
남녀관계로 비틀어 남자가 여자와 한 번 자보겠다고 엉기는 걸로 변형하면 홍상수다.
영화의 본질은 왕가슴 쿵푸 자동차 추격신이다.
이렇게 주장한 사람은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시리즈로 유명한 코미디언 루디 레이 무어다.
암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냥 왕가슴 쿵푸 자동차 추격씬만 있으면 영화가 된다고 우겨서 찍었는데 진짜 된 거.
이걸 이론적으로 뒷받침한 사람은 히치코크다.
히치코크에 의하면 영화의 본질은 스펙타클, 서프라이즈, 서스펜스, 스릴러다.
사람을 쥐어짜서 긴장을 끌어내는 것이 영화다.
한국인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영화는 감동, 교훈, 권선징악, 복수극, 주제의식이다. 뭐라도 하나 건져야지. 그냥 갈 순 없잖아
수준 낮은 한국인들은 영화를 상업적 거래라고 생각한다.
영화값 1만 5천원을 냈으면 준 만큼 돌려받아야지.
신파, 감동, 눈물, 콧물, 교훈, 사회비판, 풍자, 해학 중에 뭐라도 하나 줘야지 관객을 빈 손으로 보내면 어떡해?
한국인들 중에 예술을 이해한 사람은 없다.
히치코크가 예술이 뭔지 100년 전에 말해줬는데 한국인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인들은 영화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스필버그 영화를 홍콩영화 취급한다.
죠스? 변두리 극장가에서 흑인이나 보는 B급영화지.
성룡영화? 혼자 오리궁둥이 몸개그로 90분 때우는게 영화냐?
홍콩영화에 감동이 있냐? 눈물이 있냐? 콧물이 있냐? 교훈이 있냐? 사회비판이 있냐? 도대체 뭘 보고 영화라는 거야?
이런 사람과의 대화는 불가능이다. 꽉 막혀 있다. 철통같이 막혀 있다.
솔직히 오펜하이머에 .. 나중에 비디오 나오면 두어 번 더 볼 예정이지만..
트리니티 실험은 .. 영화적 과장 까지는 아니래도 차르봄바 영상의 1/100도 못 보여줬다.
거대한 진공이 공기를 빨아들일 때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모습이라든가
땅을 흔드는 지진의 느낌이라든가, 복사열과 열풍에 의해 나뭇가지나 관측장비가 녹아내리는 장면이라든가
차라리 CG를 하지 어휴. 뭐 어쨌든 한 가지 미덕이 있으면 잘못이 있어도 용서한다는게 나의 주장이니까.
결론은 리얼리즘이다. 리얼리즘은 갈릴레이 이후 시작된 것이다.
영화 줄거리가 사실일 이유는 없다.
개그맨에서 배창호가 라면 한 젓가락 얻어먹고 싶어서 하는 소리는 현실에서 얼마든지 있는 일이다.
그걸 상세히 묘사하는게 진짜 리얼리즘이다.
이소룡 영화가 대박인 이유는 그의 액션이 리얼리즘 액션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춘권과 태권도와 권투를 두루 배웠다.
자기 내부에서 낳은 것이 진짜다. 자발성이 있다.
영화의 본질을 안 사람은 히치코크, 스필버그, 이명세, 김기덕 정도고
한국의 평론가들은 아직도 모른다.
그들이 하는 소리는 잘 들어보면 내가 극장값 9천원을 냈는데
왜 돌아오는 감동, 교훈, 주제의식, 사회비판, 신파, 눈물이 없느냐 하는 반예술 선언이다.
한국에 영화를 이해하는 평론가는 없다시피 하다.
어쨋든 이명세의 개그맨 이후 한국영화는 진짜 영화가 되었다.
그 이전에는 영화를 빙자한 야설 아니면 TV문학관이었다.
영구와 땡칠이가 박스 오피스 1위를 찍는 실정이었다.
태영호가족이 아오지탄광으로 끌려갔다는 뉴스가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