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방임보다 독재가 낫고, 독재보다 민주주의 낫고, 민주주의보다 더 나은 것은 없으나 적어도 시민들의 수준을 높게 만들 지도자는 필요하다. 이것을 학급에 적용하면, 애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끌려다니다가 교육기능을 상실하는 교사의 학급보다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학급을 이끄는 카리스마있는 교사가 낫고, 홀로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1년치 밖에 효력없는 유통기한 교육보다는 학생자치로 학급 민주주의를 내실있게 이끄는 학급이 낫다. 그러나, 학생자치도 교사의 수준이 높지 못하면 중우정치와 다름없거나 논의는 풍성하나 교육이 산으로 가고, 성장의 방향이 없는 자기욕구 충족적 학급이 될 가능성도 높다. 고로 교사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집단 역동에 대한 분석, 교육의 방향, 수준높은 에너지를 끌어오고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교사들과의 동료성이다. 교사들과의 동료성이 확보되지 않는 교사는 수준높은 학생자치를 이룰 수 없다. 나아가 교사들의 수평적인 연대를 바탕으로 관리자의 전횡을 견제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지지할 수 있다면 학교 교육은 절로 된다. 만날 무슨 무슨 교육이 최고, 뭐하나만 되면 교육이 다 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허상이다. 교육은 한줄로 꿰어 모두 연결할 수 있어야 교육이다. 변화와 성장이 이뤄진다. 이것 저것 도떼기 시장처럼 좋은 것을 다 모아놓는 혁신교육은 아무리 노력해도 힘만 든다. 교육의 성공은 좋은 것들의 조합이 아니라, 외부에서 에너지를 조달하고 집단의 에너지 흐름을 파악하여 운용하는, 공동체 구성원의 총체적 운영능력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