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29 vote 0 2023.10.25 (19:52:31)

    신이 있으므로 귀신은 없다. 귀신이 없으므로 영혼은 없다. 영혼은 권력을 은유한다. 권력은 폭력을 떠올리게 하므로 순화된 표현을 쓰는게 영혼이다. 권력은 인권으로 이해해야 한다. 동물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동물은 인권이 없다는 말이다.


    얼이 빠졌다고 한다. 영혼을 잃어버린 것이다. 자기 통제권을 잃었다는 말이다.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키지 못한다. 기절한 사람이라면 영혼이 자리를 비운 셈이다. 줏대를 잃은 사람, 위신을 잃은 사람, 미친 사람도 영혼이 망가진 셈이다.


    영혼의 물질은 없다. 영혼의 무게를 측정해 봤더니 4그램이더라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이는 주체를 객체화 하는 오류다. 영혼이라는 말은 행위의 주체를 가리키는 언어다. 영혼을 객체화 하고 대상화 하면 안 된다. 신을 객체화 할 수는 없다.


    신을 섬기는 사람은 신을 객체화 하는 것이며 그것은 신을 대상화 하는 것이다. 신을 도구화 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을 부정하는 행동이다. 영혼은 주체의 표현이다. 표현은 객체화 되지 않는다. 작가에게 저작권이 있듯이 표현에 권력이 있다.


    영혼부정은 권력부정이다. 신은 권력의 근거다. 신의 부정은 권력부정이다. 권력부정은 주체부정이다. 옛날사람이 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거나 제사장의 얼굴을 보면 안 되는 이유다. 왕의 면류관도 같다. 주체를 객체화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권력은 연결이다. 존재는 근원과 연결된다. 전기는 발전소와 연결된다. 전구에 불이 켜지고, 생명에 호흡이 켜지고, 문명에 진보가 켜지고, 삶에 의미가 켜진다. 표현에 권력이 켜지고, 주체에 영혼이 켜지면 자동차 시동이 걸린 준비된 상태다.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둘뿐이다. 연결이 아니면 단절이다. 주체에 서서 권력을 쥐어야 연결할 수 있다. 적절히 단절하여 새로 연결할 라인을 확보할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연결이 단절보다 우위라야 한다. 음의 되먹임이 되면 죽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027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0331
6240 과학은 간이 크다 김동렬 2022-09-18 2617
6239 박원순 죽인 진중권들 image 김동렬 2022-10-18 2618
6238 사건의 수학 구조론 김동렬 2022-12-28 2618
6237 구조와 자연 3 김동렬 2019-11-07 2619
6236 구조론의 차원개념 김동렬 2020-12-10 2619
6235 넌센스 정국 2 김동렬 2022-05-22 2621
6234 벤투축구의 수수께끼 김동렬 2022-11-29 2622
6233 윤석열의 점령군 정치 김동렬 2023-07-17 2622
6232 도구가 있어야 한다. 2 김동렬 2020-08-27 2623
6231 무뇌좌파 멸망공식 김동렬 2022-06-21 2623
6230 구조론과 엔트로피 image 김동렬 2020-12-27 2624
6229 사유의 법칙들 김동렬 2021-12-09 2626
6228 부름과 응답 김동렬 2023-07-13 2626
6227 원자론에서 구조론으로 1 김동렬 2021-02-03 2627
6226 방민전쟁. 선수들끼리 왜 이러셔. 1 김동렬 2024-04-26 2627
6225 30퍼센트 정권은 뭐를 해도 비정상 김동렬 2023-09-10 2628
6224 양향자의 배신 1 김동렬 2022-04-27 2629
6223 갈릴레이의 빅 픽처 김동렬 2021-12-19 2630
» 영혼의 의미 김동렬 2023-10-25 2629
6221 아리스토텔레스가 본 것 김동렬 2022-02-18 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