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은 좀 화끈했소.
어여 9월이 왔으면 좋것소.
기다리다 삐친 모습
아침 산책 길, 잘 가지않는 골목길로 접어드는데 나팔꽃 두송이가 나를 반겨준다. '안녕! '좋은 아침!'
별 관심없어 그냥 지나치던 찰라...
'어머나!' 어느 집 창가, 창문이 보이지 않을만큼 나팔꽃무리로 온통 뒤덮힌 모습이 낮잠 깨듯 눈에 확 들어온다.
쇠창살을 애교스럽게 도배한듯한 느낌에 기특해 보이는 나팔꽃, 한줄기 박주가리 넝쿨도 보여 반갑다.
내게 작은 집이 하나 생긴다면 나팔꽃을 심든지 담쟁이를 심든지해서 온통 넝쿨집을 만들고 싶다.
넝쿨과 함께 열리는 푸른 창문을 꿈꾸며... 그렇게 된다면 매일매일 푸른 꿈이 창 안으로 들어오겠지...
그래서 꿈틀꿈틀~꿈들이 푸르게 푸르게 펼쳐지겠지... 뭐 때론 이파리들과 하이! 파이브도 외치고... ^^
나팔꽃 무리는 창문을 뒤덮고 위로 위로 휘감고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또 들어오고...
꽃위에 꽃, 꽃위에 꽃... 아, 정말 보기 좋은 장면...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가나 보자 하며 고개를 쳐드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나팔꽃을 배려해
꼭대기까기 끈을 올렸다. 실타래처럼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나팔꽃은 지금 산행중인가 보다.
도대체 고소 공포증은 어디로 가고...
고개 아파 잠시 쉬어가려 내려 오던 차, 그만 척! 내 고개가 걸리고 마는데.... 예쁜 그림 하나가 턱하니 걸려있다.
나팔꽃과 박자를 맞추며 담장을 타고 올라가는 귀여운 담쟁이 넝쿨, 잠시가 아니라 계속 주시하며 바라본다.
충분히 그런 매력을 갖고 있는것 같다. 마치 물레 위에서 제 모습을 찾을 때까지 끝없이 돌고 돌아가는
도자기를 보는 듯.... 저 그림 안에서 나는 도자기를 만난다.^^
누군가 피다만 담배 꽁초 하나... ^^
그래도 저 담배꽁초가 한때는 기막힌 아줌마 파마였다오. 돈 안들이는 파마... (여기서 마악 웃음이....^^)
'나팔꽃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자기에 싸서
구조론에 선물로 내려 놓는다...^^
나팔꽃은 9월에도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처럼 말없이 벽을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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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끔씩 오전의 햇살을 받으며 걷는 골목길에서 만나게 되었던 저네들...
때로 눈길이 머물고 발길이 멈춰지어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던 모습들...
'내일은 카메라를 들고와서 찍어볼까...' 맘을 먹다가도
그저 어릴때처럼 그냥 마음속에만 담아두었었는데...
aㄴ단테님이 이리 남겨 다시 마음을 휘저어 주시네요~
어제도 말했지만 매번 어린시절과 만나는 것 같습니다.
밤에 부는 서늘한 사람이 왜 이리 좋은게요...
빗소리가 듣기 좋소..........
가을이 깊어가면...
저 여인처럼 저런 곳에 앉아 너에게 편지를 쓸 수 있으려나..........
이놈은 거의 완벽하구료.
이건 자연의 신비를 넘어 자연의 과학이겠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