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25 vote 0 2022.12.09 (11:03:09)

    차례로 뺨이 예뻐지고, 가슴이 예뻐지고, 엉덩이가 예뻐지는게 아니다. 어떤 사피엔스는 뺨만 예쁘고, 어떤 사피엔스는 가슴만 예쁘고, 어떤 사피엔스는 엉덩이만 예쁜 것은 아니다. 그냥 호르몬이 증가한다. 하나의 호르몬으로 전부 결정한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


    이러한 특징은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도 관측된다. 까부는 아기가 있는 것처럼 까부는 염소도 있고 까부는 망아지도 있다. 인간에게 나타나는 모든 특징이 동물에게도 잠복되어 있다. 선택된 것이 아니라 세팅된 것이다. 인간은 돼지보다 체지방이 더 많은 동물이다.


    낙타는 등에 기름을 저장하고 사람은 엉덩이에 지방을 저장한다. 낙타는 사막에 적응한 동물이고 인간은 건조한 사헬지대에 적응한 동물이다. 낙타는 한 달 동안 물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다. 사피엔스 조상으로 알려진 코이산족 사냥꾼이 이동할 때는 한 달을 굶는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시킬 물이 필요하므로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겨울잠 유전자가 있다. 겨울 동안 잠만 자고 거의 먹지 않는 인디언 부족이 있다. 겨울에도 음식을 먹자 부족의 반이 당뇨병에 걸렸다고. 곰도 동물원에서 키우면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원숭이도 사헬지대에 살며 지방을 저장하여 체지방이 증가하면 사람처럼 예뻐질 수 있다. 인간도 식량이 부족하면 겨울잠을 잘 수 있다. 곰도 식량이 풍족하면 겨울잠을 거부한다. 선택의 결과라는게 사실은 환경에 맞춰서 기능이 잠복하거나 혹은 발현된 것이다.


    코이산족은 대머리가 없다. 네안데르탈인 피가 섞인 유럽인이 대머리가 많다는 설이 있다. 코이산족은 여러모로 아시아인과 비슷하다. 옷을 입으면 피부색도 아시아인과 같다. 선탠을 해서 검을 뿐 실제로 검지 않다. 검은 피부는 세균이 많은 정글에 적응한 결과다.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피부가 검은 이유는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 더위 때문이 아니다. 인체의 면역기능이 바이러스와 햇볕을 같은 적으로 보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없고 햇볕이 부족한 곳에 살면 피부가 희게 변한다. 과학은 우연이 아닌 필연을 추적해야 한다.


    선택은 동사다. 우연이다.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이다. 결과론이다. 과학은 원인론이라야 한다. 나쁜 놈도 계기가 주어지지 않으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도박 유전자가 있는 사람이 우연히 정선 카지노에 들렀다가 도박중독자가 된다. 카지노에 들른 것은 우연이다.


    유전자가 잠복하고 있다면 필연이다. 나처럼 담배맛을 못 느끼는 사람은 절대 애연가가 되지 않는다. 필연성도 있고 우연성도 있다면 과학은 그중에서 필연을 중심으로 설명해야 한다. 양파껍질을 한 겹 더 벗기면 필연을 만나게 된다. 대충 얼버무린다면 곤란하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6792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6737
6152 인류의 모든 사상 김동렬 2022-03-27 2685
6151 호남 가서 약자혐오 이준석 1 김동렬 2024-02-01 2686
6150 변화 질서 전략 김동렬 2020-12-01 2689
6149 모든 이론의 이론 김동렬 2023-05-14 2693
6148 아베의 죽음 1 김동렬 2022-07-09 2694
6147 지능은 권력이다 2 김동렬 2022-07-16 2694
6146 낳음 김동렬 2023-07-18 2694
6145 존재론의 태도 1 김동렬 2020-03-15 2696
6144 구조론 간단정리 image 김동렬 2020-12-22 2699
6143 한국은 희망이 없다 김동렬 2023-03-19 2699
6142 최악의 언론. 최악의 지식인 1 김동렬 2022-03-24 2701
6141 김훈 장미란 노사연 김종민 김동렬 2023-08-28 2701
6140 2등인류 중국 2 김동렬 2022-04-28 2703
6139 지능은 질문이다 1 김동렬 2022-07-17 2703
6138 사건의 통제 1 김동렬 2020-03-18 2705
6137 젤렌스키와 푸틴 김동렬 2022-04-10 2708
6136 셀럽놀이 김건희 김동렬 2022-06-13 2708
6135 바람이 분다 김동렬 2023-08-22 2709
6134 구조론의 길 김동렬 2021-05-02 2711
6133 사색문제와 차원 김동렬 2020-12-09 2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