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래전부터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세 사람의 삽질을 비판해 왔다. 그들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장단점이 있는데 아무도 단점을 말하지 않으므로 내가 총대를 메고 한마디 하는 것이다. 그들의 장점은 찬양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까지 나설 이유가 없다. 검색해 보니 빌 게이츠는 빼고 스티브 잡스와 일론 머스크의 독특한 행동을 인성문제로 몰아가는 유튜브 영상이 많다. 빌 게이츠 역시 F로 시작되는 욕설을 입에 달고 살아서 직원들이 오늘은 욕을 몇 번이나 하는지 숫자를 세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F가 적으니 보스 기분이 괜찮군 하는 식이다. 제프 베조스든 저커버거든 다들 한꼴통씩 하는 양반들이다. 기업가의 세계가 그렇게 살벌하구나 하고 이해하려 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식 권위주의로 갈 수는 없고 그들은 그들대로 군기 잡는 방법이 있었던 거다. 픽사에서 있었던 일인데 직원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스티브 잡스와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네가 우리 회사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느냐고 질문해서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해고해 버렸다고. 한국이라면 회장님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텐데. 인성문제는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대중이 끼어들 좋은 구실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틱장애가 있는 사람, ADHD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는다. 한국인은 교육을 받지 않는다. 인성몰이는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킨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긴장이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작가는 일부러 긴장을 끌어올린다. 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가 많다. 지난번 칼럼에서 허영만 화백의 예를 들었지만 원래 그렇게 한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독자와 작가 사이에는 당연히 긴장이 흘러야 한다. 천재는 인류 전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고의로 긴장을 조성한다. 그들의 기행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방법이다. 자기 자신을 쥐어짜는 방법이다. 긴장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자신이 먼저 말을 걸지 못할 때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게 하는 장치다. 확실히 서투른 점은 있다. 좋은 말로 해도 되는데 나쁜 행동이 앞선다. 때로는 그게 '나 좀 말려줘!' 하는 신호인데 주변에 신호를 눈치채는 사람이 없다. 왜 아무도 일론 머스크를 말리지 않나? '헬프 미' 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첫 번째 기행이 먹혔을 때 두 번째 기행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폭력적인 남자가 있다고 치자. 아버지에게는 얻어맞고 살았고 엄마한테는 잔소리를 듣고 살았다. 어느날은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에게 대들어 맞받아친다. 아버지가 갑자기 조용해진다. 강한 인상을 받는다. 그의 무의식에 새겨진다. 각인효과다. 폭력이 먹히는구나. 다음에는 엄마한테 폭언을 한다. 엄마는 충격을 받고 밖으로 나간다. 어? 이 방법 먹히네. 먹힌다 싶으면 그 수법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자의 분석이다. 빌 게이츠가 현역을 뛰고 있다면 역시 잡스만큼 욕을 먹었을 것이고 일론 머스크만큼 기행을 했을 것이다. 일을 쉬는 바람에 사고 칠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니 칭찬을 듣는다. 그들의 기행은 확실히 전문가의 상담을 필요로 한다. 잡스가 맨발로 다니거나 사과만 먹는다거나 마약을 먹는다거나 하는 히피행동은 기업의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젊었을 때의 객기로 이해할 수는 있다. 일론 머스크는 확실히 상담을 받아야 한다. 그에게는 좋은 조언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성타령은 수준이하다. 인격도 아니고 인성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어의 남용은 좋지 않다. 유명인에 대한 평판공격은 좋지 않다. 구체적인 의사결정을 비판해야 한다.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잘못된 결정으로 보인다.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빠져나가고 팀 워크가 깨진 것이 진짜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