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91 vote 0 2022.07.27 (19:20:00)

    인류 최고의 발명은 도구의 발명이다. 그것은 발명의 발명이다. 그것은 발견의 발견이다. 발견과 발명 사이에 무엇이 있나? 권력이 있다. 특허권이 있다. 권리가 있다. 효율성이 있다. 합리성이 있다. 메커니즘이 있다.


    권력은 사람을 도구로 쓴다. 인간이 도구를 지배할 수 있는가다. 그것이 권력이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가다. 그것이 권력이다. 개는 도구를 지배할 수 없다. 권력이 없으면 도구를 지배할 수 없다.


    왜 유태인의 신은 이름을 부르지 않는가? 왜 우상을 숭배하면 안 되는가? 왜 일신교라야 하는가? 왜 황제는 자신을 짐이라고 부르는가? 조선의 왕들은 사후에 이름을 얻었다. 그전에는 그냥 상감이라고 불렀다. 이름이 없다. 이름이 있으면 객체가 된다. 타인이 된다. 주체와의 연결이 끊어진다.


    왜 왕은 권력의 상징물을 들고 다니는가? 왜 노자는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이라고 하는가? 석가는 말했다. 이것이 일어서면 저것이 일어선다. 이것도 이름이 있고 저것도 이름이 있다. 이것과 저것을 연결시키는 관계는 이름이 없다. 이름이 없는 그것은 일방향적이다. 권력은 일방향적이다.


    굳이 말하면 그것은 사랑이다. 그러나 사랑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순간 사랑이 아니라 가식이 된다. 한국 사람은 사랑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럼 용돈 올려줘. 그럼 선물 내놔. 앗, 실수다. 괜히 말했다. 사랑은 일방향적이어야 한다. 쌍방향이면 조건이 붙는다. 거래가 된다.


    도구는 이름이 있다. 그 도구를 지배하는 힘은 이름이 없다. 이름이 붙으면 그것이 도구로 변질된다. 객체가 되고 타자가 되고 대항을 한다. 대항을 하면 권력이 사라진다. 조건이 붙으면 사랑이 사라진다. 진정성이 없어진다.


    인간이 도구에 치인다. 인간이 도구를 지배해야 한다. 권력의 일방향성이어야 가능하다. 내가 도구를 쥐면 도구도 나를 쥔다? 내가 차를 운전하면 차도 나를 운전한다. 내가 강아지를 길들이면 강아지도 나를 길들인다? 그건 권력이 아니다. 권력은 일방적으로 왕에게서 신하에게로 내려가는 것이다.


    권력은 사건 속에서 일방적으로 주체가 객체를 지배하는 힘이다. 그것은 닫힌계 안에서 구조적인 효율성으로 나타난다. 효율적인 이유는 유체의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유체는 1로 존재한다. 연탄보다 기름이 더 낫다. 연탄은 한 장씩 날라야 하지만 기름은 밸브만 열면 된다.


    연탄 1백 장을 나를 때 1시간이 걸린다면 같은 열량의 석유 100리터를 나를 때는 10분이면 족하다. 기름이 연탄에 대해 가지는 상대적인 효율성이 권력이다. 그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자연에 그것은 기세로 있고 시장에 그것은 시장원리로 있다. 정치에 그것은 권력으로 있다.


    왜 도구를 사용하는가? 도구가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도구는 정확하게 힘을 전달한다. 유체는 정확하게 힘을 전달한다. 중장비에 유압펌프를 쓰는 이유다. 불도저의 엄청난 힘은 유압장치에서 나온다. 기름은 실린더 안에서 닫힌계를 만들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우주를 지배하는 근원의 힘은 구조적 효율성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대칭원리다. 정확히 대칭을 이룰 때 유압장치의 같은 효과가 난다. 지렛대가 대표적이다. 유압장치처럼 정확하게 힘을 전달한다. 칼이든 드라이버든 송곳이든 특정한 지점에 힘을 전달하는 목적이다. 구조의 대칭성과 권력의 비대칭성에 우주의 모든 비밀이 숨어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149 2003 미스코리아 대회 사진 image 김동렬 2003-05-28 15815
6148 피해갈 수 없는 질문 4 김동렬 2009-12-15 15799
6147 박정희 죽음에 박근혜는 책임없나? 김동렬 2005-10-25 15799
6146 단상 - 어느 탤런트의 죽음 김동렬 2007-02-10 15798
6145 미쳐야 미친다 김동렬 2006-03-18 15798
6144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 김동렬 2007-11-05 15794
6143 왜, 왠지... ^^;; 과자 2002-10-26 15794
6142 Re..아햏햏? 까웅아빠 2002-11-16 15793
6141 Re..완전과 불완전의 차이아닐까요? 꿈꾸는 자유인 2002-10-04 15790
6140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환멸 김동렬 2006-08-07 15788
6139 최장집과 노무현 2005-09-05 15784
6138 황박이 사기꾼은 아니다. 김동렬 2006-01-13 15780
6137 Re.. 권영길 이회창은 어제 토론효과 2프로입니다. 김동렬 2002-11-27 15780
6136 미에 대한 관점 4 김동렬 2010-08-08 15778
6135 김은비 사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9 김동렬 2010-02-05 15778
6134 선택 image 김동렬 2002-11-30 15774
6133 5월 2일 강의주제 김동렬 2009-05-01 15770
6132 변혁의 구조 김동렬 2006-05-24 15768
6131 자연은 일방통행이다. image 김동렬 2011-08-01 15764
6130 Re..환경문제는 양날의 칼 김동렬 2002-10-07 15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