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정책위의장은 “경제가 파탄이 나고 민생이 완전히 도탄에 빠졌는데 정권이 안 바뀌는 나라가 북한과 베네수엘라”라며 “그런데 이 정부가 하는 일을 쭉 보니 그 길을 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같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경제가 파탄나고 민생이 도탄이라는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 자본주의가 태동한지 한참이지만 아직도 경제를 진단하는 공통된 담론이 미숙하다는 것이 경제학계의 비극. 설령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라고 할지라도 부분되는 벽돌을 쌓은 공로를 인정받는 것이지 전체를 통짜로 보는 눈은 전설적 국제 실전 자본투자가보다는 못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당장 GDP만 보더라도 그 산출식은 구매력이 지불되어야만 비로소 생산량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며, 생산의 자궁이 되는 시스템적 의미인 생산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아직도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 간 교통정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보수가 일반적으로 들고 나오는 수치들은 기업분석으로 따지자면 이른바 영업이익과 같은 운동이나 량 쯤 되는 수확물입니다. 하지만 실전투자에선 이익이 나더라도 그건 무리하게 쥐어짜낸 회계상의 허구일 수 있으며 기업이라는 구조를 보여주지도 못하는 바 흑자도산이 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돈을 벌었더라도 막상 재투자할 곳이 없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서 끝물 기업은 기껏해봐야 인수합병 당하면 상책이죠. 이익은 초짜의 지표이고 자산이 고수의 지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했을 시, 중국과 같은 산업 후발주자들에게 쫓기기는 했어도 나름 선방해왔으며 요근래 특히 힘들었던 건 소위 수출주도국으로서 무역분쟁과 같은 외생변수에 민감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으로 보자면 기대수익률이 같다면 여러 자산에 무조건 분산투자하는 것은 쓸데없는 리스크를 줄이는 지극히 당연히 선택되어야 할 길입니다. 마치 채권과 주식을 조합해 이론상 훨씬 월등한 슈퍼포트폴리오가 성립하듯이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잡는 것은 숙명적인 장기 미션이구요.
뭐든지 한손에는 하나만 들고 있을 수 있으니 이미 들고 있는 카드를 써버리는 대신 더 좋은 카드를 손에 놓는 게임 체인지 만이 유효합니다. 최저임금을 올려서 저희 집 100m 반경 내에 있는 편의점 5개 중 3개는 문을 닫는 것이 자영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좋구요.
공공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불구하고 백수인 사람들은 태극기 들고 길거리 나올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구조론연구소에서 공부나 시키면 됩니다. 산업경쟁력 성장은 규제완화 및 정부의 지원 확대 등 큰 틀에서 보았을 때 현재의 기조가 딱히 어긋나지 않습니다.
황교안 똘마니들이 떠벌이는 것은 기업으로 따졌을 때 현재의 영업이익과 같은 운동이나 량이고, 좀 아는 자본투자가들이 보는 것은 유무형 자산과 같은 입자나 힘이고, 언제라도 자신을 탈바꿈 시키는 의사결정구조를 운용하는 기업가가 노리는 것은 질의 성립이라 대략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하청업체인가, 현대기아차인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제공 IT기업인가의 문제이죠. 물론 한국이 아주 오랫동안 금융후진국이었던 만큼 현 정권에서 선별된 경제수뇌부가 아주 출중한 실력을 가졌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황한테 베네수엘라 소리 들을 건 없죠.
그렇게 경제 암울을 확신한다면 황부터 코스피 하방에다가 전재산 몰빵을 하고 나서 말을 하든가. 세상엔 경제를 통짜로 볼 줄 아는 전문가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소수입니다만, 구별 방법은 역시나 하는 말이 조리가 있고 문장의 앞뒤가 맞느냐로 어느 정도 판별됩니다.
사실 자본시장에서 불균일을 처리하는 스마트머니들도 집단의 장기적인 구매력을 낳는 더 큰 단위의 집단의사결정 구조를 정확히 판별할 수단은 적습니다. 때문에 주식과 같은 자산가격이라는 게 굴곡이 있는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IMF 이후부터 매집해 존버한 한국 알짜 기업들의 지분을, 최근 10여 년간 평평한 횡보장에서도 알게모르게 꾸준히 더 늘리고 있는 장기성 외국인 자금을 보면 세상 모든 돈이 다 같지만도 않겠습니다. 경제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집단지성이 똑똑해지는 거겠지요.
투자의 대가들도 어느 국가에 투자를 할 때는 민족성이 부지런해서 기대감이 크다는 식으로 집단의 의사결정구조를 중요하게 따지긴 합니다만, 정작 그 의사결정구조를 갖춰나가는 진통기를 보고서 뻘짓한다고 오판할 때도 있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명문장 속출 글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