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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905 vote 0 2021.09.13 (21:49:43)

    늑대에 쫓기는 사슴은 직진만 선택하다가 죽는다. 운전을 처음 배운 사람은 직진만 계속하다가 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서 전화를 한다. 인간들이 도무지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일이지만 스티브 잡스가 이건희 호주머니에 200조 원을 넣어주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유튜브 영상은 인기를 끌어 조회수가 높았다.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거 아니면 저거다. 대충 찍어도 50퍼센트 맞는다. 그런데 어떤 액션이 걸린 경우 늑대에게 쫓기는 사슴처럼 인간은 줄줄이 오판한다. 그들은 언제나 덧셈을 반복한다. 뇌는 그다지 사용하지를 않는다. 


    맞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은 늑대에 쫓기는 상태가 아니다. 경험이 있거나 학습된 경우다. 순수한 상태에서 대부분 스티브 잡스의 권위에 플러스를 한다. 그냥 더하기를 하는 것이다. 덧셈과 뺄셈이 있는데 뺄셈은 하지 않는다. 뺄셈은 방향전환이다. 방향전환 못한다. 방향의 존재조차 모른다.


    프로야구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큰 경기는 쌍방이 많은 준비를 한다. 노출되지 않은 신인을 첫 게임에 투입하면 먹힐 확률이 50퍼센트다. 다음 게임에 에이스를 투입하면 두 게임을 다 승리할 확률이 60퍼센트를 넘는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50퍼센트뿐이다. 이 방법을 쓰는 감독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생각을 하려면 지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쫓기는 상태, 홀린 상태, 암시에 걸린 상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 몰린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공무원들은 설명하기 좋은 것을 선택한다. 윗선에서 '너 왜 그랬어?' 하고 물어오면 대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러스를 선택한다.


    마이너스는 방향전환이므로 설명을 해야 한다. '왜 핸들을 꺾었니?' '뭐라도 대답을 해 봐.' 그렇다. 인간이 늑대에 쫓기는 사슴과 같이 몰린 상태, 암시에 걸린 상태, 초조한 상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는 핸들을 놓치고 있는 상태다. 뭔가 붕 떠 있는 상태다. 환경과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장사꾼은 괜찮다. 장사꾼은 시장과 긴밀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는 괜찮다. 젊은이는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핸들을 놓치고 있지 않다. 핸들을 놓친,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끊어진, 고립되고 몰린 상태에서 인간은 속아 넘어간다. 건대역 주변 다단계 회사에 잘 걸리는 대학생은 지방대 학생이다. 


    보이스 피싱은 사회에 처음 진출한 젊은 여성을 노린다. 집안과 떨어졌다. 학교나 동료와는 서먹하다. 입학 직후다. 사기꾼은 늑대처럼 핸들을 놓친 사슴을 노린다. 책임지기 싫어하는 공무원이나 현장을 경험한적 없는 무뇌좌파는 만만한 먹이감이 된다. 그들은 절대 핸들을 잡고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사슴은 직진만 하다가 죽고 인간은 플러스만 하다가 죽는다. 마이너스는 핸들을 꺾는 것이다. 핸들을 꺾었는데 결과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때는 한 번 더 꺾으면 된다. 왼쪽 깜박이 넣고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다는 말과 같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라. 시행착오를 겁내면 죽을 때까지 그 핸들 못 꺾는다.


    핸들이 없으므로 핸들을 꺾지 못한다. 구조론이 핸들이다. 지렛대다. 통제가능성이다. 조절장치다. 그것을 손에 쥐고 난 다음이라야 인간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비로소 뇌를 사용할 수 있다. 선을 쥐어야 패를 돌릴 수 있다. 패를 쥐어야 생각을 한다. 주도권을 잡고 권력을 쥐어야 생각을 한다. 


    공자의 길을 가야 하는 이유다. 게임에 참여하고 게임과 친해야 게임에 이기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 핸들 절대로 잡지 말라는 노자를 따르면 게임을 회피하고 찬스를 날려버리고 선택을 강요 당한다. 늑대에 쫓기는 사슴이 된다. 이왕이면 사슴보다 늑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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