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4대강 사업 반대 학자, 감시하고 돈 끊고
KBS 입력 2018.07.05. 21:28
http://tv.kakao.com/v/387568007
[앵커]
서 보신 대로 이명박 정부는 돈으로 지식인 사회를 회유하고 길들이려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오늘(5일) 이 자리에는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을 하다가 당국의 사찰 대상이 됐던 교수 한 분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수원대 이원영 교수와 잠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5일)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4대강 사업에 대해 왜 반대를 한 건지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요.
[이원영]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무엇보다 먹는 물 오염이 심각할 것이다, 이렇게 판정이 나서 성립되지 않는 사업이라고 판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앵커]
본인이 사찰 받은 결과로 어떤 불이익을 받으셨습니까.
[이원영]
불이익이 있었던 것은 학교 측으로부터 4대강 반대 활동을 좀 축소시켜라,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권유지만 강력한 압력이었고 연구 활동도 관청에서 연구비를 받아서 실제로 많은 연구를 해왔던 건데 그것도 다 중단됐습니다.
[앵커]
학교 측에선 어떤 식의 갈등이 있었나요?
[이원영]
경기도의회 의원들 상대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이틀 전에 한밤 중에 총장한테서 전화가 와서 "특강을 꼭 해야겠느냐", 당시 경기도는 경기도청에 김문수 지사가 있을 때인데 도의회는 야당이, 민주당쪽에서 득세하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 한강쪽에 4대강 사업 진행하려면 도의회에서 반대하면 곤란하니까 당시 의원들이 저를 초청해서 특강을 듣겠다고 했을 때 학교측에서 큰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앵커]
연구용역비도 말씀하셨는데 반대 활동을 한 이후에 연구용역비를 받는 과정에 좀 다른 점이 있었나요.
[이원영]
반대 활동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과거에 계산해보니까 대략 5년 동안 경기도라든가 화성시, 공공기관으로부터 연구비 받은 걸 합치니까 대략 2억 원 ~ 3억 원 됐었는데 꽤 활발하게 활동했었죠.
그 이후로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 끊기고.
[앵커]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건데 연구비가 끊어지는 과정에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십니까.
[이원영]
증거를 갖고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제가 그 이후에는 관청과 접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앵커]
그렇게 사찰 당하시고 연구비도 끊기고 그런 불이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반대 활동을 한 이유는 뭡니까.
[이원영]
사람이 화가 나면 분노가 생기면 그걸 참는 것보다 푸는 게 훨씬 더 편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연구비 끊기고 사찰 받는 그런 위축되는 마음보다도 제 속에서 분노가 일어난 부분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 분노를 풀기 위해서는 더욱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앵커]
학자로서의 자존심도 있었습니까.
[이원영]
자존심보다도 마땅히 세상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는 상식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는 학문적으로 객관성을 갖고 접근하니까 당연히 더 분노하게 되는 거고요,
분노를 삭이는 방법은 반대를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KBS
[단독] "4대강 사업 반대 활동 뒤 교수 연구비 끊겼다"
최준혁 입력 2018.07.05. 21:16 수정 2018.07.05. 22:10
[앵커]
KBS 는 어제(4일)부터 이명박 정부의 4 대강 사업과 관련해 당시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5일)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4 대강 사업 추진을 위해 지식인과 대학 사회를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그 적나라한 실상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탐사보도부 최준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국정원의 4대강 사업 관련 민간인 사찰 문건입니다.
'학계 반대 교수들의 동향을 수집한다', '국고지원금, 연구용역비 감사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실행이 됐을까?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 소속으로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을 해 온 이원영 교수의 기억도 문건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원영/수원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 "귀국하자마자 그 다음 날 전화가 온 거예요. '국정원에 있는 누구누구인데, 교수님 독일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의 동선을 다 파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예요."]
연구비도 끊겼습니다.
정부 발주 연구용역은 아예 받지를 못했다는 겁니다.
[이원영/수원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 "공공기관에서 필요한 연구를 해주는 그런 일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2009년부터 완전히 단절됐습니다, 외부 연구비가."]
대표적인 4대강 사업 반대 학자로 국정원 사찰을 받았다는 박창근 교수.
그조차도 수차례 정부 용역 과제에서 제외되자 기업체 연구용역에서도 스스로 몸을 사려야 했습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국정원한테 물어보고 (의뢰)해라. 혹시 당신들이 왜 박창근이한테 연구 과제를 주었냐라고 추궁을 당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 했죠.)"]
연구용역은커녕 환경 정책과 관련한 각종 자문 의뢰도 뚝 끊겼습니다.
[이성기/조선대 환경공학과 교수 : "평소에 아주 전문적인 분야를 많이 자문받고는 했었는데, 아예 연락이 두절되고... 모든 위원에서 배제 됐습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학자적 비판을 사찰과 돈줄로 막으려던 이명박 정부의 공작은 대학과 지식인 사회마저 훼손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최준혁기자 (chunn@kbs.co.kr)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