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딱 걸린다 모든 것은 움직인다. 우주 안에 정지한 것은 없다. 관측자에 대한 상대적 정지가 있을 뿐이다. 둘이 나란히 가면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절대적 정지는 없다. 정지한 것은 죽은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대응한다. 정지한 것은 대응하지 않고 대응하지 않는 것은 없는 것이다. 대응하려면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은 본래의 움직임에서 나온다. 작용 반작용에 따라 내가 벽을 미는 만큼 벽이 나를 민다. 내가 벽을 밀기 전에도 그 힘은 작용하고 있다. 갑자기 힘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이 찾아진 것이다. 보통은 전자기력 형태로 존재한다. 원자들이 전자를 주고받으며 공놀이를 하고 있다. 내가 벽을 밀었기 때문에 벽이 나를 미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관없이 벽은 자체적으로 밀고 있다. 무에서 유가 생겨날 수 없다. 에너지 보존에 따라 이미 있는 것을 들킨다. 자연의 모든 것은 움직인다. 움직이면 충돌한다. 곧 모순이다. 거기서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모순은 무언가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결정적인 한 지점이다. 범인은 어떻게든 피해자와 한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 남녀가 만나 아기를 만들려면 한 공간에서 살을 맞대야 한다. 거기서 들킨다. 범인은 체포되고 만다. 결정적인 승부처다. 존재가 빤쓰 벗고 알몸을 들키는 결정적인 지점이 있다. 거기서 움직이는 방향이 바뀐다. 이후로는 연동되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무한히 복제되고 전파된다. 거기에 연동되어 자동진행으로 가는 부분을 건드려봤자 버스 떠난 다음에 손 흔들기다. 모든 움직이는 것은 어떤 관문을 통과하며 거기서 딱 걸린다. 운명을 거는 결정적인 지점이 있다. 그러므로 통제된다. 그것이 모든 지식의 근본이 된다. 모순은 사건의 방향을 바뀌게 하고 변화는 반드시 한 점에서 시작되며 그 점은 통제된다. 그것을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그 운명의 일 점에 작용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수험생은 입시라는 좁은 관문을 통과하고 취준생은 면접이라는 좁은 관문을 통과하고 남녀는 첫 키스라는 관문을 통과한다. 누구든 거기서 운명을 건다. 그 약점을 추궁하는 방법으로 세상은 해결된다. 존재가 발가벗고 알몸을 들키는 지점이다. 어쩔 수 없는 취약점이다. 어디든 그것은 있다. 그것은 밀도일 때 균일성을 담보하는 밸런스의 중심이 되고 입체일 때 코어가 되고 각일 때 꼭짓점이 되고 선일 때는 연결지점이다. 최종적으로 하나의 작은 점이다. 스위치가 된다. 구조론은 세상을 에너지로 본다. 에너지는 스스로 움직이고 움직이면 충돌하고 충돌하면 모순이 발생한다. 거기서 딱 걸리는 좁은 관문이 만들어진다. 의사결정의 일 점이다. 세상은 언제나 모순을 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구조론은 말하자면 규칙에 대한 규칙이다. 규칙과 규칙 사이에도 규칙이 있다. 두 규칙은 무모순적이어야 한다. 서로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규칙에 대한 규칙은 비례다. 길이가 2면 넓이는 4이고 부피는 8이다. 이들은 동시에 있다. 규칙이 순서적으로 적용되면 민감해진다. 규칙이 공간에 동시에 있으면 사물이다. 시간에 순서적으로 있는 것은 사건이다. 두 번째 규칙이 첫 번째 규칙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여기가 급소다. 여기가 스팟이다. 구조는 외부개입이 없이 내부에서 저절로 진행되는 사건의 전개를 해명한다. 수학은 고정된 사물을 해명한다. 수학은 관측자가 인간이다. 대상과 인간 사이에서 딱 걸린다. 남녀는 침실에서 딱 걸리고 범인은 알리바이에서 딱 걸리고 존재는 수학에서 딱 걸린다. 대상과 인간이 만나는 수학이라는 접점에서 제 알몸을 들키고 마는 것이다. 원인측과 결과측은 어떻게든 접촉해야 하고 접점에서 딱 걸리고 만다. 간첩은 접선하다가 걸리고 암표상은 거래하다가 걸리고 도둑은 장물 팔다가 걸린다. 물고기는 미늘에 걸리고 개는 목줄에 걸리고 말은 고삐에 걸리고 소는 멍에에 걸리고 자동차는 브레이크에 걸리고 억울한 누명은 현장검증에서 걸러진다. 연결되는 지점에서 걸린다. 수학은 대상과 인간의 접점이다. 딱 걸린다. 그러므로 과학의 근본이 된다. 그런데 사건 내부에도 그렇게 딱 걸리는 지점이 있다. 에너지는 의사결정하다가 걸린다. 구조는 에너지가 결정한다. 관측자가 에너지다. 수학이 관측하는 선과 면과 부피는 인간의 움직임이다. 어떤 대상을 관측하면서 인간이 밀도로 입체로 각으로 선으로 점으로 움직여서 대상의 위상을 찾아낸다. 그러나 그것은 외부에서의 관측이다. 에너지는 스스로 관측한다. 자기 스스로 측정한다. 인간은 손가락으로 점을 측정한다. 자로 선을, 콤파스로 각을 측정한다. 됫박으로 부피를, 저울로 밀도를 측정한다. 에너지는 두 방향의 충돌로 관측한다. 외부에서 관측하면 관측자에 따라 상대적이고 내부에서 관측하면 절대적이다. 에너지는 내부에서 항상 계산하고 대응한다. 대응은 서로 맞서는 한 점을 도출하며 그 한 점에서 딱 걸린다. |
"에너지는 스스로 움직이고 움직이면 충돌하고 충돌하면 모순이 발생한다. 거기서 딱 걸리는 좁은 관문이 만들어진다. 의사결정의 일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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