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08 vote 0 2023.07.22 (22:11:16)

    엔진과 바퀴가 있다. 의사결정은 엔진 내부에서 일어난다. 바퀴는 결정된 것을 전달할 뿐이다. 인류는 바퀴를 살폈을 뿐 엔진을 뜯어보지 않았다. 바퀴가 꼬리라면 엔진은 머리다. 물고기는 꼬리를 흔들어 헤엄치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머리다. 존재의 엔진을 탐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체는 결정하고 강체는 전달한다. 유체는 내부가 있고 강체는 내부가 없다. 인류는 강체의 외부를 관찰했을 뿐 유체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내부는 보이지 않으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존재의 반은 드러나 있고 반은 감추어져 있다. 이 문명은 드러나 있는 것만 보는 반쪽 문명이다.

   

    의사결정은 닫힌계 내부에서 일어난다. 닫힌계 내부는 빈틈없이 채워져 있으므로 들어올 수는 없고 빠져나갈 수는 있다. 계가 닫혔으므로 플러스는 불가능하다. 의사결정은 밖으로 빠져나가는 마이너스뿐이다. 나가는 길이 하나뿐이므로 질서가 있다. 법칙이 있으므로 내부를 볼 수 있다.

   

    존재 내부에서 스스로 변화를 결정하는 것이 자발성이다. 존재의 엔진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를 인류는 해명하지 않았다. 인류는 외부의 전달자를 찾는 문명에서 내부의 결정자에 주목하는 문명으로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바퀴문명에서 엔진문명으로 도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존재의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유체의 성질과, 유체를 가두는 닫힌계와, 닫힌계 내부에서 스스로 낳는 자발성과, 자발성을 격발하는 이기는 힘과, 이기는 힘을 연출하는 밸런스다. 그 밸런스를 조직하고 격발하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367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4171
268 인류문명 2.0 김동렬 2024-02-13 2246
267 길 힘 법 김동렬 2023-09-10 2246
266 구조론의 철학 김동렬 2022-05-03 2246
265 구조론의 균형감각 김동렬 2022-05-25 2245
264 에너지 김동렬 2024-02-07 2244
263 왼손잡이 문제 김동렬 2022-05-22 2244
262 권력과 본질 김동렬 2022-07-05 2241
261 권력과 의미 김동렬 2023-12-18 2239
260 구조충격 1 김동렬 2023-02-16 2239
259 올드보이 원작의 의미 김동렬 2024-02-16 2236
258 석가의 방문 김동렬 2024-05-15 2234
257 믿음의 의미 김동렬 2023-11-05 2234
256 생각을 하는 방법 김동렬 2023-02-02 2234
255 구조론의 출발 김동렬 2022-06-23 2234
254 모든 언론은 적이다 김동렬 2022-04-26 2234
253 양자역학 김동렬 2024-02-03 2233
252 정情과 한恨 그리고 정한情恨 2 김동렬 2024-06-13 2231
251 제갈량이 유비를 따라간 이유 김동렬 2024-04-22 2231
250 존재론과 인식론 김동렬 2023-12-13 2231
249 생각을 하자 김동렬 2022-04-30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