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라는 자리는 대통령의 국정방향에 맞추어
정무적인 판단을 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현장의 실무자와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거지요.
실무자는 정무적인 판단을 하지 않으므로 결과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대신 일을 잘못했으면 일처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지요.
그러나 책임자는 일을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는 따지지 않고
무조건 결과에 무한책임을 져야 합니다.
일처리를 잘했는데도 여론이 나쁘면 희생될 수 있다는 뜻이며
반대로 일을 못했어도 여론이 좋거나 운이 좋으면 장수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가 총리잔혹사를 쓰던 시절 정홍원 총리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는 역으로 아직 윤석열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만한 기간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윤석열은 대통령의 개혁의지에 맞추어 만회할 기간이 남아있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선거로 확인된 국민의 요구에 검찰이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며
대통령 말을 무시하는 행동은 선거제도를 능멸하는 것이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이자 검찰발 쿠데타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임명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므로 아직은 대통령 책임입니다.
선거로 확인된 국민의 요구는 검찰개혁과 공정한 수사이며
윤석열이 이 과업을 해내지 못하면 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지금 단계에서 윤석열이 그 임무를 해냈다 못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도 조직장악을 위해 뭐든 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즉 지금은 윤석열이 검찰 조직내 분위기가 그래서 혹은
검찰조직을 장악하려면 일단 부하들의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춰야 하므로
하고 변명할 수 있는 단계라는 거지요.
물론 이 기간이 오래 가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 윤석열이 자기편이라고 믿는 자한당을 희망고문으로 말려죽이는데 쓸 수 있고
윤석열이 겁대가리 없이 자기 상관을 쳤으니 이제는 자한당을 매우 쳐서
균형잡힌 연출을 과시하는 용도에 써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은 아직 뒷맛이 남아있습니다.
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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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이 글이 또 논란이 되는 군요. 포스터냐 논문이냐 문의하는 기자들도 있네요. 이미 언급한대로 정식 논문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포스터 발표나 프로시딩즈 논문도 연구업적에 포함됩니다.
정식논문이냐 포스터냐가 그리 중요하진 않아 보입니다.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면 그 연구결과를 주도적으로 했는가 아닌가가 1저자 논란이 되는 겁니다. 댓글로 주신 분의 도움으로 몇가지 수정했습니다. **
나경원 의원 아들의 1저자 논란
1. 노컷뉴스가 윤형진 서울대 교수를 취재했네요. 나의원의 아들이 "미국 뉴햄프셔에서 개최되는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이를 위한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평소 친분이 있던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2. 의혹이 아니라 책임저자를 취재한 내용입니다. 물론 나경원 의원이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으니 사실관계가 아직 명확하진 않습니다. 나의원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네요.
3. 팩트 정리.
1) 엄마(나경원)의 부탁으로 2) 고등학생을 받아 3) 대략 3주간 (7월 중순-8월초) 4) 비교적 간단한 실험을 해서 학생은 데이타 수집과 분석을 했고 5) 그결과를 과학경진대회에 출품, 우수한 성적을 얻었고 6) 국제학회에 1저자로 포스터 발표했고 7) 발표 내용은 포스터 그대로 혹은 프로시딩즈 논문 형태로 온라인에 발표되었고 8) 고등학생의 소속은 고등학교가 아닌 서울대로 기재되었습니다.
4. 조양의 논문이 이슈가 된 건 대학연구실에서 인턴을 하는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고 특혜 논란이었습니다.
1) 조양의 경우, 학교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연결하는 인턴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학부형 사이인 조양의 어머니와 단대 교수의 부인이 연결되어 인턴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김군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추진하거나 대학에서 추진한 인턴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개인적 부탁으로 시작된 인턴입니다. 더군다나 과학경진 대회 나가려는 목적으로 인턴을 할수 있도록 나경원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2) 조양의 경우, 당시 단국대 교수는 조양의 아빠가 누군지 몰랐다고 했지만 대학교수라는 걸 알았을 가능성이 있고 같은 대학교수로서 선의를 더 베풀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당시 조국은 민정수석이나 장관이 아니었습니다.
김군의 경우, 2015년 당시 나경원은 국회의원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의 부탁과, 대학교수인 학부모의 부탁은 커다란 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5. 연구기간
조양의 경우, 2주입니다. 2주 동안 고등학생이 연구해서 무슨 1저자 논문을 쓰냐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김군의 경우는 2주보다는 무려 1.5배나 더 긴 약 3주 입니다. 그래도 연구기간이 짧다고 조양을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결코 쉴드가 되지는 못합니다.
제 생각에는 조양이 2주 동안 연구에 참여해서 기여를 한 것처럼 김군도 3주 참여했고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6. 연구내용.
조양의 경우, 혈액 채취와 DNA분석 등의 과정은 선행되었고 2주 동안 했던 일은 제가 보기엔 자료를 간단히 통계 비교한 일입니다. 2주 연구로는 논문 쓸 수 없다는 분들의 생각과 다르게, 2주 동안 한 일은 연구의 일부였습니다.
김군의 경우, 논문을 보니 상당히 간단해 보이는 실험입니다. 아마도 한 명을 실험대상으로 불러서 실험을 한 듯 합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하루 안에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실험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고등학생이 실험을 배우는데만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며 조양을 비난했던 사람들처럼, 고등학생이 3주 동안 실험을 하고 데이타를 얻는게 가능하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별거 아닌 충분할 수 있는 실험같습니다. 책임저자의 답변을 봐도 김군이 직접 실험 데이타를 얻고 분석했답니다.
7. 과학경진대회 성적
이 성적은 대학, 특히 예일대 같은 사립대에 입학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대회인지 제가 잘 모르니까 일반적인 상식에 기초해 그렇게만 언급합니다.
8. 국제학회 발표
조양의 경우, 유명한 해외저널도 아닌 그리 중요하지 않은 국내저널에 내면서 고등학생 인턴에게 1저자를 선의로 준 것 같다는 추정을 했다가 폭격을 받았습니다. 제 추정은 논문 취소결정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고 봅니다. 다만 병리학회저널이 해외 저널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제 언급이 병리학회 관련자들에게 분노를 일으킨 점 자체는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병리학회지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저널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하지 않습니다.
김군의 경우, 국제학회에 포스터 발표입니다. 포스터 발표는 일반적으로어렵지 않습니다. 초록을 제출하면 심사를 하긴 하지만 포스터 발표를 탈락시키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고등학생들도 포스터 발표 많이 합니다. 학회가는 경비도 사비를 들였을 겁니다. 물론 이 학회의 경우,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아시는 분들이 팩트체크 해주시면 좋겠네요.
9. 논문 1저자
이 논문은 저널에 발표하는 정식 논문이 아니라, 학회가 끝나면 구두나 포스터로 발표한 사람들이 결과를 제출하는 프로시딩즈 논문입니다. 아마도 심사과정도 없었을 것이고 학회에서 규정한 페이지 수와 형식만 맞추면 실어주는 논문일 것입니다. 논문 내용을 봐도 거의 디스커션도 없습니다.
**추가 내용- 이 학회 공식 규정을 보니 구두 발표의 경우 프로시딩즈 논문도 리뷰를 거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정식 논문으로 볼 수 도 있네요. 그러나 포스터 발표는 1페이지로 되어있고 프로시딩즈 논문집에 실리지 않는다고 되어 있네요. 그러니까 포스터로 발표된 형태 그대로 온라인으로만 제공되는 걸로 봐야 맞겠습니다. **
여기서 또 제가 잔뜩 욕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 대회가 얼마나 유명한 대회이고 여기서 포스터라도 발표하는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데 자기분야도 아니면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거냐며 욕하는 진보세력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단정이 아니라 가능성을 이야기 합니다. 제 추정이 틀렸으면 사실을 밝혀주시면 됩니다. (네 누군가는 나경원 의원에게 빨대 꽂았다고 하겠네요 ^^)
10. 고등학생의 기여도
조양의 경우, 고등학생이 어떻게 논문을 쓰냐며 말도 안된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과학연구에서 논문 쓰는 일 자체는 매우 중요한 논문이 아니라면 그리 핵심되는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조양의 경우, 간단한 분석을 논문으로 정리해 낸 것으로 보았고 논문을 교신저자가 썼더라도 학생을 기특하게 봐서 1저자로 해 줄 수도 있었겠다고 봤습니다.
김군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논문 혹은 포스터 내용을 혼자 썼을리는 없습니다. 실험에 분명한 기여를 했겠지만 그 기여도를 넘어서 1저자로 해 주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1. 저자 소속 표기
조양이 일부러 고등학교 소속을 숨겼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았고 마찬가지로 김군이 일부러 고등학교 소속을 숨겼다고 주장할 분이 많겠군요. 제가 보기엔 둘 다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사용한 논문이라면 오히려 고등학교 소속을 정확히 밝혀야죠. 안그러면 이 논문 니꺼 맞아 라고 대학에서 오히려 확인하고 싶어할테니까요.
12. 전반적 비교
조양이나 김군이나 그 정도 논문에 1저자가 되는거 제가 보기엔 그리 이상하지 않습니다. 학생의 기여보다 높게 평가해서 1저자로 했을 가능성 높습니다. 그래도 그것은 책임저자의 결정이고 몫입니다. 다른 저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차이점은 과학경진대회 가려는 목적으로 국회의원이 직접 부탁했다는 점이 김군의 경우고, 조양의 경우는 대학교수 학부모가 고등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턴 연구를 하게되었다는 점입니다.
논문 자체는 그리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병리학회 수준으로 검토한다면 취소감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국제학회가 이 정도 논문가지고 그런 결정을 하면 우습게 됩니다.
마녀사냥은 멈춰야 합니다. 그러나 숙제는 남습니다. 우리가 생각해 볼 더 큰 문제는 조양의 경우보다 김군의 경우가 훨씬 명백하게 입시제도와 관련된 불이익, 공평, 불의의 문제를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조양을 거의 마녀사냥했던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매우 궁금합니다. 아울러 서울대에 있다보니 서울대 총학이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해집니다. 그들이 가만히 있는다면 이중잣대입니다.
개인적 첨언
정치인이라고 해서 마구 조사하면 사생활 침해입니다. 표창장 하나 수사하겠다고 검사 부대가 수사하는 나라에서도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털털 털어서 죄를 찾는 일은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나 1저자 논란으로 나라가 휩쓸렸던 상황에서, 임명직 장관이 아니라 선출직 국회의원, 그것도 한 당의 원내대표인 국회의원이 직접 부탁한 일이라면 그냥 넘길 사안은 아닙니다.
입시 관련해 듣도보도 못한 다양한 합법적 테크닉이 시전되는 상황을 지켜본 온 국민이 특혜와 공정, 그리고 공평과 불이익라는 주제로 분노했고, 청년들과 학생들은 불의 아니면 불이익을 지적하며 집회를 열며 목소리를 높인 상황입니다.
저는 이런 일이 무수히 일어났고 나고 있고 그리고 불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이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은 훨씬 높아졌나 봅니다. 특히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반성이 필요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1저자가 되었을지 여러 가능성이 빤이 보이는 상황에 대해 나름 분석한 글을 썼다가 후보자에게 꿀빠는 정치교수라는 비판과 미친 개돼지라는 소리까지 듣는 개인적 경험이 생긴 상황입니다. 서울대 총학의 입장문에는 C+을 주었다가 역시 대대적인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이슈가 되는 나경원 아들의 1저자 논문에 대해서도 몇자 적는 일이 제 양심에 어긋나지는 않습니다.
팩트는 정확히 비교하고 가치판단은 공평하기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조국 장관에게도 나경원 의원에게도 빨대를 꽂지 않습니다. 지구를 위해서 빨대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현상에 대한 분석과 종합이라는 직업병을 가졌을 뿐이고 지난 몇주간 상황에서 오늘도 써야한다는 의무를 느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