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05 vote 0 2022.11.21 (10:58:39)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고 했다. 생각하는 것이 움직이는 것이다. 움직임은 연결이다. 생각은 주체에 서서 객체를 연결하는 것이다. 연결하다 보면 일정한 경로가 만들어진다. 패턴의 발견이다.


    사실 데카르트가 무언가를 알아낸 것은 아니다. 존재가 곧 상호작용임을 알아야 데카르트의 화두가 유의미하다. 데카르트는 뭔가 감을 잡은 것이다. 느낌이 왔다. 그것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생각한다는 것은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등가원리에 따라 모든 상호작용의 구조는 동일하다. 상호작용의 단위가 존재다. 단위가 있으면 연결이 있다. 단위를 연결하는 연결고리의 발견이 사유의 첫 번째 단추다. 그다음은 일사천리다.


    데카르트는 '대칭 2와 축 1로 이루어진 3자간 상호작용의 단위가 있다. 그것은 사건을 연결하는 단위다.'고 말했어야 한다. 연결고리를 계속 추적하면 세상을 모두 알아낼 수 있다.


    문제는 개소리다. 차는 있지만 탈 수가 없다거나, 비행기는 있지만 날지는 못한다거나, 밥은 있지만 먹을 수가 없다거나, 여자친구가 있지만 사귄 적은 없다거나 하는 식의 개소리를 척결하려면 연결단위를 제시해야 한다.


    반 데카르트가 있다. 데카르트는 진리에 대한 가슴 떨리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야 한다. 반대편에 이죽거리기와 비아냥대기가 있다. 진리를 부인하는 반지성주의다. 그들의 특징은 연결고리의 부재다.


    진리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여친은 있는데 사귄 적은 없다는 식의 개소리 하는 자를 때려죽여야 한다. 의분이 끓어올라야 한다. 팔뚝에 힘이 들어가야 한다. 반지성주의 이죽거리기는 객체와 연결할 수 없다는 좌절감 때문이다. 네까짓게 뭘 어쩔거냐는 냉소적인 태도다. 그들은 포기한 것이다.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달을 보았을 때 저 달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진리는 존재의 완전성을 반영한다. 존재는 연결되어야 완전하다. 차는 시동이 걸려야 완전하다. 악기는 소리를 내야 완전하다. 말은 대화가 통해야 완전하다. 연결단위를 알아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데카르트는 사실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지만 희미한 그림자는 봤다.


    그것이 있기는 있는데, 인간이 그것을 알 수는 없고, 생각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도 없다는 식의 궤변은 흔하다. 그것은 의미가 없다. 칼은 있는데 손잡이가 없다는 식이다. 그것은 칼이 아니다. 라디오는 있는데 방송국은 없다는 식이다. 그것은 라디오가 아니다. 의미는 사건의 전달이다. 의미가 없는 것은 존재가 없다. 연결되지 않는 존재는 부재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722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7178
6115 주다는 있고 받다는 없다 image 3 김동렬 2012-03-03 15781
6114 Re..보라! 지금 우리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 김동욱 2002-12-20 15777
6113 Re..허참 글 쓰자마자 일이 터지네요 SkyNomad 2002-11-18 15773
6112 Re.. 바보같은 칼럼이군요. 김동렬 2002-12-01 15768
6111 신과 종교와 인간 4 김동렬 2009-10-28 15767
6110 신분사회와 능력사회 통통만두 2002-12-23 15765
6109 조중동 탑에 오르지 말기 운동을 하자 김동렬 2004-04-02 15761
6108 TV토론 총평 - 권영길 도우미 좋았고 노무현 무난히 잘했다. 김동렬 2002-12-04 15754
6107 진짜 미칠 것 같습니다. 빼빼로데이 2002-11-11 15752
6106 정동영아 김근태야 2005-08-17 15751
6105 구조론과 결정론 김동렬 2008-02-26 15743
6104 미학은 전복이다 image 7 김동렬 2009-10-08 15738
6103 Re..오홋!! Y 2002-12-22 15735
6102 조폭들의 광란을 지켜보면서 김동렬 2005-07-26 15731
6101 나무 image 김동렬 2003-03-20 15730
6100 TO : 김동렬님께 - 안녕하세요. 공희준입니다 공희준 2002-10-19 15727
6099 노건평씨 벌써 사고치고 이러기 있나? image 김동렬 2003-02-27 15724
6098 여론조사로 대통령 되는건 아니고 김동렬 2002-11-07 15724
6097 문제의 H양 image 김동렬 2003-03-13 15722
6096 직관력은 패턴읽기다 image 김동렬 2003-03-12 15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