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기본은 대칭이다. 대칭은 둘이 짝을 지어 계를 이루고 에너지를 공유하는 것이다. 여기서 효율성이 발생한다. 그 효율성으로 외부환경의 작용에 대해 상대적인 에너지의 우위를 이룬다. 그래서 이긴다.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외력의 작용에 반응한다는 것이며 외부에서 가해지는 에너지의 진행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외력을 이겼다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이기는 것이다. 지면 흩어져서 존재가 부정된다. 이기려면 보다 효율적이어야 하고 그러려면 세트를 갖추어 계를 이루고 에너지를 공유해야 한다. 짝을 지어야 한다. 커플천국 솔로지옥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대칭이다. 어떤 것이 존재하여 있다는 것은 대칭되어 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것들도 살펴보면 짝이 지어져 있다. 물질은 양성자와 음전자가 짝을 짓는게 기본이다. 물체는 우선 지구 중력과 짝을 이루고 있다. 인간의 인식도 짝짓기를 통해 성립된다. 관측자와 관측대상이 짝을 짓는다. 인간에 의해 가리켜져 인간과 짝지어지면 그것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귀신이나 외계인과 같은 가공의 존재는 어떤가? 그것도 관념적으로는 존재한다. 짝지어진다. 물질적으로는 없다. 에너지로 작용하여 짝짓지 못한다. 귀신에 에너지를 작용하여 반작용을 끌어내지 못한다. 에너지의 진행방향을 틀지 못하면 그것은 없는 것이다. 귀신에 에너지를 작용했을 때 귀신이 이기지 못하므로 귀신은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그 대상과 인간이 대칭시켜 짝짓는다는 거다. 그런데 실패한다. 대개 짝짓기에 실패하고 짝사랑을 하고 있다. 구조론은 도구다. 도구는 미리 짝지어둔 것이다. 도구는 날과 손잡이로 되어 있다. 손잡이는 인간을 담당하고 날은 대상을 담당한다. 남녀가 짝지으면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것이 기본이다. 서로 공유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도구는 인간과 대상이 에너지로 공유한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인간과 개별지식이 짝지으려면 늦었고 미리 짝을 지어두어야 한다. 그것이 구조론이다. 미리 짝을 세팅하여 커플을 이루어 놓는다.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이다. 디지털은 미리 짝지어 내부에 세팅해둔다. 완성된 상차림을 내부에 갖추었다. 아날로그는 즉석에서 짝을 짓지만 외부환경에 의해 교란될 수 있으므로 위태롭다. 방해자가 끼어들 수 있다. 디지털은 즉석에서 보고 셈하는게 아니라 미리 세어두므로 안전하다. 수학은 오류가 없다. 수학은 도구이기 때문이다. 자로 눈금을 읽는다 하자. 자는 오류가 없다. 오류는 눈금을 잘못 읽은 인간에게 있다. 자가 고장난게 아니라 사람 눈이 삔 거다. 원래는 콤파스를 이용했다. 콤파스는 같은 크기를 복제하는 장치다. 콤파스는 자 두 개를 엮어 세트를 이룬다. 자는 눈금을 내부에 세팅한 것이고 콤파스는 자를 세팅한 것이다. 미리 세팅해 두므로 오류가 없다. 자든 콤파스든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복제한다. 오류가 없는 이유는 기존에 있는 것을 복제하기 때문이다. 뭔가 새로 만들면 연결해야 하므로 오류가 있지만 기존에 쓰이고 있는 것을 복제하면 오류가 없다. 이미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2나 3이나 4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숫자는 자연수 1을 복제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는 복제에 의해 이루어졌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증명할 이유가 없다. 구조론은 그러한 복제구조를 그대로 세팅한 것이다. 콤파스가 두 자를 하나의 축에 꿰어 크기를 복제하듯이 구조론은 두 개의 에너지 방향을 하나의 계에 꿰어 복제한다. 그러므로 구조론은 오류가 없다. 오류가 있다면 콤파스가 아니라 눈금을 읽은 사람 탓이다. 인간은 사물을 관찰하여 지식을 획득하려고 하지만 흔히 실패한다. 관측대상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구를 써야 한다. 구조론은 관측해보니 이렇더라는 사실보고가 아니라 관측도구다. 망원경은 오류가 없다. 만약 오류가 있다면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잘못 본 것이다. 구조론을 잘못 적용할 수도 있지만 구조론 자체는 오류가 없는 시스템이다. 세상이 대칭에 의해 이루어져 있으므로 구조론은 대칭구조 자체를 그대로 복제한다. 무릇 학문함에 있어서 개별적인 사실을 주워섬길 것이 아니라 도구를 세팅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달에 가려면 로켓을 만들어야 한다. 로켓을 만들지 않고 달이 이렇다 저렇다 논하지 말자. 적군이 어떻다는 둥 핑계대지 말고 총을 만들어야 한다. 구조론은 총이다. 인간의 견해는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컴퓨터와 같은 도구는 오류가 없다. 설사 오류가 있어도 프로그램을 잘못 짠 인간의 잘못이다. 도구는 자연을 복제하므로 오류가 없다. 수학은 도구다. 그러므로 오류가 없다. 인간의 언어도 도구다. 언어에 실어 전달하는 내용이 오류일지언정 언어 자체는 무오류다. 구조론은 밝혀진 사실이 아니라 발명된 도구다. 전기는 발견되고 전구는 발명된다. 어떤 사람이 전기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면 의심할 수 있다. 과연 그게 전기가 맞냐? 그러나 전구를 발명했다면 전제가 되는 전기의 발견은 의심할 수 없다. 역으로 기나 초능력이나 무한동력 따위 허튼 것을 주장하는 사람에게도 따질 수 있다. 발견을 주장할게 아니라 발명으로 연결시켜 떼돈 벌면 누구라도 인정할 텐데. |
구조론은 밝혀진 사실이 아니라 발명된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