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6335 vote 0 2005.09.06 (12:03:25)

오마이뉴스에서 ‘흑인은 원래 약탈꾼’이라는 지만원의 극언을 본다. 생각하면 지만원은 솔직한 조선일보요 조선일보는 음흉한 지만원이다.

지만원의 생각은 그대로 조선일보의 생각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그 조선일보가 수백만명이 있다. 즉 이 나라에는 지만원들이 수백만명이나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혼자서는 착하다. 혼자일 때는 거의 무단횡단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셋만 모이면 반드시 무단횡단을 한다.

혼자일 때는 선량한 한국인이지만 셋만 모이면 작당해서 나쁜 짓을 한다. 그 중 한넘은 힘자랑 하느라 공중전화 부스를 때려부수고, 그 중 한넘은 우쭐해서 지나가는 여인에게 휘파람을 불어댄다.

그것이 약하디 약한 인간이라는 존재.. 혼자 있을 때는 착하지만 남 앞에 나서서 뭔가 말을 걸 때는 반드시 악해지고 만다.

남자들은 정치인을 욕하는 형태로만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 있고, 여성들은 TV에서 본 연예인들을 험담하는 방법으로만 동료에게 말을 걸 수 있다.

무엇인가? 지만원들은 외로운 존재인 것이다.

그들은 누구에겐가 말을 걸고 싶어하고 항상 무언가를 비난하는 형태로만 말을 걸 수 있으며, 그에게 만만한 자는 약자이고 그들은 약자를 괴롭히는 형태로만 친구를 사귈 수 있으며, 이지메는 본래 그렇게 해서 생겨나는 법이다.

이문열은 외롭다. 그는 황석영이 전화라도 걸어서 “얌마 너 또 조선일보에 징징거리는 글 썼지. 그딴 짓 그만하고 낼 우리집에 놀러와. 한잔 먹자.” 이런 전화라도 받으면 ‘정치에는 관여 않겠다’는 한마디를 하고 한동안 잠잠하다가 그 전화가 좀체 걸려오지 않으면 또 조선일보에 찌질한 칼럼을 송고한다. “이래도 내한테 전화 안할래!” 이런 식이다.(황석영의 전화는 필자의 가상이고 이를테면 그런 식이라는 말이다. 그는 왕따된 것이며 그게 서러워서 조선일보에 기고한다.)

외로운 자들이 있다. 슬픈 것은 그들은 항상 누군가를 해꼬지 하는 형태로만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그랬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595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5803
6352 박근혜 대표? 우끼고 자빠졌네 image 김동렬 2004-02-20 16306
6351 존재론과 인식론 2 김동렬 2009-03-20 16304
6350 시사저널 - 한인옥 10억원 받았다나. 김동렬 2002-11-06 16304
6349 손문상화백의 부산일보 만평 image 김동렬 2002-10-28 16304
6348 Re..재미있네요..^^ image 자유발 2002-12-01 16302
6347 이어쓰기 김동렬 2009-02-13 16299
6346 이 틈에 부산을 공략하십시오 아다리 2002-10-17 16299
6345 정의장 결단 잘했다 image 김동렬 2004-04-12 16291
6344 김경재 박범진의 라디오대담 김동렬 2002-11-12 16280
6343 김정일은 자숙하라! 김동렬 2002-12-14 16279
6342 노력이면 실패다 김동렬 2010-05-24 16276
6341 알지 못하는 이유는 김동렬 2007-09-04 16273
6340 뭐야, 도올 돌팅이 2002-12-04 16271
6339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김동렬 2007-02-04 16269
6338 깨달음은 언제 소용되는가? 김동렬 2008-08-05 16268
6337 기독교도는 왜 사랑하지 않을까? 김동렬 2008-09-09 16266
6336 왜 이회창의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가? 김동렬 2002-11-27 16265
6335 기간제 여교사가 당한 아픔을 호소합니다. 김동렬 2003-04-11 16264
6334 동재도 구경왓수 동재 2002-12-08 16264
6333 각 포지션들 image 2 김동렬 2011-06-09 16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