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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06 vote 0 2023.03.25 (19:29:43)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는 객체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다. 구조가 아닌 것은 겉모습이다. 구조론은 인류가 지금까지 존재의 겉모습만 관찰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원자론이 그러하다. 원자는 내부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구조를 보지 않으려는 것이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내부를 아는 것이다. 땅콩을 까면 땅콩알이 나오고 밤송이를 까면 밤톨이 나온다. 내부에는 알맹이가 있다. 


    과학은 내부를 분석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알맹이의 껍데기를 볼 뿐이다. 알맹이의 알맹이는? 양파 껍질을 계속 까면 최후에 도달하는 것은? 찾아야 하는 본질은 양파껍질들 사이의 관계다. 그것이 구조다. 인간은 이 문제를 얼버무린다. 


    인간의 방법은 육체와 정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물질과 성질의 둘로 나누어 이분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육체가 껍데기라면 정신은 알맹이다. 육체는 보이는데 정신은 보이지 않는다. 땅콩은 알맹이가 있는데 정신은 알맹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얼버무리는 것이다. 


    둘로 나누어진다면 둘을 결합시키는 제 3의 것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대해서는 모르쇠다. 인류는 핵심을 얼버무리고 있다. 거기서 위화감을 느껴야 한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구조는 하나로 둘을 설명한다. 내부는 반드시 둘로 이루어지며 구조는 내부를 구성하는 둘 사이의 관계다. 껍데기 속에는 알맹이가 들어있는게 아니라 구조가 들어있다. 알맹이는 잘게 쪼개진 또 다른 껍데기에 불과하다. 


    구조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점이 다르다. 어떤 둘의 간격이 성질이다. 구조는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다.


    하나의 근원이 둘로 나누어져 서로 대칭되는 물질과 성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육체와 정신을 겸한다. 우리는 빛도 있고 어둠도 별도로 있다고 믿지만 틀렸다. 빛은 입자가 있고 어둠은 그 무언가가 없다. 어둠은 인간이 빛을 설명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하나가 둘로 연출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대칭의 이분법으로 바라보지만, 모든 대칭은 관측자의 개입에 의해 왜곡된 것이다. 대칭은 관측자인 주체와 관측대상인 객체의 관계를 복제한 것이다. 객체 자체로 보면 하나와 그것의 변화가 있다. 하나가 하드웨어라면 그것의 변화는 소프트웨어다. 


    구조론으로 보면 둘은 하나다. 그렇다면 존재는 궁극적으로 변화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하나가 둘이 될 수 없으므로 불변의 하나는 스스로 변할 수 없다. 


    틀린 생각 - 하나와 그것의 변화까지 둘이 있다.

    바른 이해 - 두 변화가 충돌하면 하나로 보인다.


    반대로 두 변화가 충돌하면 교착되어 외부의 관측자에게는 하나로 보인다. 둘의 마주치는 접점이 하나인 것이다. 우리가 존재로 아는 것은 둘의 접점이다.


    존재가 어떤 이유로 변하는게 아니라 두 변화가 충돌하여 교착되는 접점을 존재로 친다. 파동의 방향이 꺾이는 지점에서 잠시 멈춘 듯이 보이는 지점이 우리가 아는 존재다. 


    여기서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일어난다. 정지한 것이 알 수 없는 어떤 외적인 이유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의 교착이 관측자 눈에는 정지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정지는 우주 안에 없다. 질량보존의 법칙을 위반하기 때문이다. 우주는 곧 변화다. 


    사실 이러한 내막은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에 반영되어 있다. 인류가 깨닫지 못했을 뿐. 물질의 그 물질의 운동은 구분되지 않는다. 물질이 운동하는게 아니라 운동이 물질에 가두어진다는게 E=MC²다. 


    존재는 변화다. 변화는 움직임이다.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움직임이 나란하면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질서다. 이 하나의 원리로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모두 설명된다. 


    우주는 변화다. 변화는 충돌하고, 충돌하면 막히고, 막히면 정지한다. 그것이 규칙이다. 변화가 규칙을 낳는다. 그것이 질서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 변화의 규칙에 의지할 때 그 불변의 질서를 진리라고 한다. 그것이 전부다. 


    먼저 어떤 존재가 있고 이차적으로 다시 그것이 변한다면 변화의 원인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 구조는 내부구조다. 구조론은 닫힌계 안에서 일어나는 자발적인 변화를 추적한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계의 열림과 닫힘에 의해 조절된다. 세상은 변하는 것이 멈추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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