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63 vote 0 2019.02.24 (19:44:19)

      
    마음의 구조론적 관점


    서구 구조주의 철학은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구조가 중요하며, 세상 모든 것이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다들 막연히 구조를 강조할 뿐, 실제로 구조의 메커니즘을 알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구조는 엮임이다. 엮임이 중요하다고 말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엮였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구조를 모르면서 구조를 주장한다면 웃긴 거다. 무엇보다 구조를 알아야 한다. 구조는 사건 속의 구조다. 그냥 구조가 아니라 에너지를 태우고 기승전결로 전개하는 사건의 시공간적 진행 속에서 엮인 것이 구조다. 구조론은 존재를 하나의 역동적인 사건event으로 본다. 마음도 사건으로 봐야 한다. 


    구조는 의사결정구조다. 마음은 인간의 의사결정 메커니즘 안에서 작동한다. 메커니즘에 에너지를 태우면 시스템으로 발달한다. 구조론은 세상의 모든 변화를 에너지를 태운 시스템의 발달원리로 풀어낸다. 구조론은 인간의 마음을 자연과 같은 하나의 열린 생태계로 보고 조직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관점이다.


    외부에서 에너지가 공급되고 내부에서 그것을 처리하는 것이 마음이다. 엔트로피로 설명되는 에너지의 순환원리에 의해 마음은 한 방향으로 점점 자라게 된다. 마음은 기계처럼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처럼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심리학계는 마음의 병리를 기계의 고장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장 난 부위를 수리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인간의 마음에는 조직의 탄생과 성장과 발달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으며 그 성장의 대상은 공동체다. 마음의 병리는 공동체의 의사결정 중심을 지향하는 정신의 성장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일어난다. 멀쩡한 기계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생명에 필요한 물과 햇볕을 공급받지 못했다.


   사용하지 않는 기계는 창고에 보관하면 되지만 생명은 잠시도 호흡을 멈출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기계는 대개 내부에서 고장 난다. 마음의 병은 내부에서 탈이 난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이 끊긴 것이다. 강형욱 훈련사가 말하듯이 개의 문제는 외부의 견주에게 있고 사람의 문제는 대개 외부의 집단에 있다. 


    마음의 병은 대부분 집단과의 관계설정 문제로 일어난다. 타자성의 문제다. 내 편이냐 남이냐, 소속되고 소외되는 경계를 정하는 문제다. 동물은 자기 냄새가 묻어 있으면 내 편으로 친다. 인간은 그것을 스스로 정한다. 대부분 나와 남의 경계를 정하는 지점에서 피아구분을 잘못하므로 외부 에너지의 유입이 막혀 마음을 다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2.25 (04:03:14)

"인간의 마음에는 조직의 탄생과 성장과 발달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으며 그 성장의 대상은 공동체다."

http://gujoron.com/xe/1065905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3527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4021
2608 생각하는 방법 image 12 김동렬 2013-04-12 16349
2607 구조론은 쉽다 image 12 김동렬 2013-04-11 14227
2606 도가도 비상도 image 4 김동렬 2013-04-08 13905
2605 새로운 학문의 도구 구조론 image 4 김동렬 2013-04-07 11447
2604 무위자연의 작위 image 3 김동렬 2013-04-05 10696
2603 쓴 글 다시 쓰기 image 7 김동렬 2013-04-04 10297
2602 체계의 탄생 image 김동렬 2013-04-03 10423
2601 인문학의 탄생 image 7 김동렬 2013-04-01 10031
2600 태초에 언어가 있었다 6 김동렬 2013-03-29 11101
2599 신은 누구인가? image 4 김동렬 2013-03-27 10144
2598 한 호흡에 쓰기 image 7 김동렬 2013-03-26 10109
2597 나는 누구인가? image 18 김동렬 2013-03-26 15818
2596 바른 명상법 image 6 김동렬 2013-03-24 10884
2595 인문학의 힘 image 15 김동렬 2013-03-22 11797
2594 김미경들의 자기차별 image 김동렬 2013-03-20 11943
2593 힉스장 - 시공간의 탄생 image 6 김동렬 2013-03-19 11852
2592 힉스입자와 구조론 image 8 김동렬 2013-03-18 10783
2591 누가 우리편인가? image 1 김동렬 2013-03-14 11012
2590 거짓 믿음의 문제 image 6 김동렬 2013-03-14 10468
2589 통찰력을 기르는 훈련 image 10 김동렬 2013-03-12 1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