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4380 vote 1 2011.05.10 (21:58:12)

연꽃.jpg


오늘이 마침 부처님 오신날이라서 하는 얘기긴 하지만, 불교하고는 별 관련이 없다. 연꽃, 불교를 상징하는 꽃인 연꽃은 참 누가 정했는지 몰라도 정말이지 종교나 철학을 상징하는 꽃으로 기가막히지 않은가? 기독교에서는 어째서 연꽃을 찜하지 못한건지...


연꽃은 더러운 연못에서도, 시궁창에서도 자라나 아름답게 피어난다. 더러움, 시궁창과는 정 반대의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이것이 구조론적이다. 수면 아래의 세상과 수면 밖의 세상이 다르다는 것. 이 안에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재혼한 어머니와 알콜 중독자 계부 사이에서 성장한 빌 클린턴이나, 여러차례 재혼한 어머니와 오랜기간 떨어져 성장한 버락 오바마, 부모로부터 버려져 입양된 스티브 잡스, 그리고 멀게는 베토벤까지... 그들의 성장기는 연못에서 꽃을 피우는 연꽃을 떠오르게 한다.


연꽃과 이들의 공통점은 암울한 환경을 예술, 정책, 아이디어 등의 희망적인 무언가로 변환시키는 스위치가 있다는 것이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있다. 높이 뛰기로 치자면 최고 속력으로 달려나가다가 맨 마지막에 왼발 > 오른발 > 왼발을 크게 뛰면서 마지막 그 왼발을 디딜때, 발목을 틀면서 점프하는 것과 같다. 속력의 수평 에너지를 어느 순간에 높이의 수직 에너지로 변환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물을 수가 있을 것이다. 시궁창에 살면 꽃을 피울 수 있는가? 시궁창에는 시궁창의 에너지가 있는 법이다. 시궁창은 쥐새끼가 득실거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는 법. 그것은 시궁창 때문이 아니라 연꽃의 씨앗 때문이다. 시궁창이라도 연꽃의 씨앗에서 연꽃이 나고, 쥐새끼는 커서 큰 쥐새끼가 될 뿐이다. 씨앗 자체에 이미 연꽃의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 없는 사람은 문제에 약하다. 문제가 있어야 문제해결능력이 생긴다. 새로운 해법이 나온다. 샘 못하는 서양인이 수학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연꽃은 꽃을 피우는 것이 나름의 문제해결이었던 것이다. 꽃이 피어나면 악취가 사라진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05.10 (22:11:10)

연꽃의 역설이 피워오르기에 최적의 환경이 대한민국 아니겠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1.05.10 (22:12:31)

고로 구조론이 꽃피우기에 최적의 환경이 이 시대의 대한민국이기도 하오.

[레벨:6]폴라리스

2011.05.16 (09:18:47)

하여튼 연꽃은 꽃중의 군자라 하여 옛 선비들도 많이 사랑하는 꽃으로 알고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94019
1442 생각의 정석 24회 오세 2014-01-29 3171
1441 잘못 알려진 고대사 image 4 김동렬 2014-01-30 6199
1440 쉽게 이해하는 몬티홀 문제 김동렬 2014-02-05 4429
1439 생각의 정석 25회 image 오세 2014-02-06 3317
1438 식당 종업원의 증가에 따른 집단 역동 1 이상우 2014-02-07 3546
1437 김동렬 저서 생각연구 아마존 진출! image 13 바라 2014-02-07 4629
1436 CEO의 동기부여 image 11 냥모 2014-02-10 5495
1435 생각의 정석 26회 1 오세 2014-02-12 3190
1434 인류의 전모 image 담 |/_ 2014-02-14 3348
1433 자발적 노예 17 김동렬 2014-02-17 5625
1432 짜증나는 지하철 시 image 10 김동렬 2014-02-19 4948
1431 지하철 시 감상 image 9 sus4 2014-02-19 6546
1430 페북에서 본 글. -평범성의 원리- 7 오세 2014-02-20 3729
1429 페북 거품설에 대하여 14 김동렬 2014-02-20 4642
1428 생각의 정석 27회 오세 2014-02-27 2927
1427 의사결정 회피의 결과 김동렬 2014-02-27 3495
1426 오른쪽은 어디인가? 김동렬 2014-02-27 4127
1425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image 2 김동렬 2014-03-03 3631
1424 대승의 시대 - 제민포럼 2 ahmoo 2014-03-03 3057
1423 잘못 알려진 과학상식 image 김동렬 2014-03-04 6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