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read 2843 vote 0 2008.12.31 (00:45:07)

 

자아에 대하여 ..

아이덴터티와 퍼스낼리티 그리고 깨달음

※※※ 이런 논의가 독자 입장에서 혼란스럽게 다가올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서론을 추가함,

먼저 언어의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언어는 더 이상 의사소통의 유효한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인정되어야 한다.

깨달음은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다. 언어를 넘어서는 것은 ‘체험’이다. 여기서 체험은 ‘만남의 체험’이다. 모든 영적 체험은 어떤 만남의 형태로만 성립하며 그 만남의 순간에 완전성이 드러난다.

모든 완전은 ‘만남 그 자체의 완전’을 의미한다. 예컨대.. 예수가 완전하다고 말한다면 예수가 세상과 만나는 방식이 완전하다는 의미다. 예수 자신의 삶을 미학적으로 완성시켰다는 의미다.

‘예수가 완전하다’는 말이 예수의 몸이 금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예수가 성생활도 않으며, 이슬만 먹고 살며, 방귀도 뀌지 않고 화장실도 이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예컨대.. 소크라테스는 불완전하므로 플라톤을 필요로 하고, 플라톤은 불완전하므로 아리스토텔레스를 필요로 하며, 뉴튼의 성취는 아인시타인으로 하여 더욱 빛나게 되지만 예수는 그런 것이 없다. 예수는 바울을 만나지 않았어도 예수다.

(이런 불필요한 사족을 달아 꼭 설명해줘야 하는가? 그렇다.)

모든 완전은 만남을 통한 완전이며 깨달음은 그 완전을 체험하는 것이며 그 만남의 완전성으로부터 의미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것이다.

아제님이 인용하고 있는 옛 선사들의 기록은 무(無), 비(非), 공(空), 불(不), 멸(滅), 허(虛) 등 부정적 표현을 남용하고 있다. 이런건 좋지 않다. 왜냐하면 필연 논리학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예컨대 ‘달마의 마음’편)

논리학의 견지에서 두가지 물어야 할 것.. 첫째 언어란 무엇인가? 둘째 의미란 무엇인가다. 인도에서는 논리학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굉장히 어렵게 설명한다.

예컨대 ‘관계’라고 말하면 될 것을 ‘관계’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알맹이가 아니면서 있는 것, 없지만 그 없음으로 하여 더욱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건 헛갈리는 것이며 아리송한 것이다.

옛날에는 의사소통을 위한 충분한 어휘들이 창안되지 않았다. 무(無), 비(非), 공(空), 불(不), 멸(滅), 허(虛) 등을 사용하지 않고 진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무, 비, 공, 불, 멸, 허를 꼭 사용해야겠다면 먼저 논리학을 배워야 한다.

부정어가 아닌 긍정어를 사용해야 한다. 무(無) 곱하기 무(無)는 유(有)가 되기 때문에 혼란을 일으킨다. 논리학이란 이런 식의 부정어법을 사용하지 않고 말하기 위한 테크닉이다.

왜 긍정이 아닌 부정의 무(無)나 비(非), 공(空), 불(不), 멸(滅), 허(虛)들이 문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차원의 이동 문제 때문이다. 차원은 위로 가는 길과 아래로 가는 스테이지가 있는데 무(無)를 두 번 반복 사용하면 유(有)가 되면서 차원이동을 하는데 이때 위로 갔는지 아래로 갔는지 혼선을 일으킨다.

그런데도 옛 사람들이 대략적인 의사소통에 성공한 것은 체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험한 바가 없는 사람은 100프로 오해한다. (지금 이 글을 오해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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