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81 vote 0 2016.01.19 (11:27:36)

     

    불만없이 진보없다. 이명박근혜의 세상에 유감없다는 사람들도 더러는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기껏해야 지나가는 행인 1을 담당하는 엑스트라가 될 뿐이다. 주인공이라면 화가 나 있어야 한다. 성난 사람들이 현재를 부정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법이다. 불만에 찬 팽팽하게 긴장된 공기 속의 어딘가에서 짠 하고 진짜배기가 나타나줄 것만 같다. 그리고 진짜가 나타난다. 까뮈의 이방인이 나타나고, 이상의 날개가 퍼덕이고, 고흐와 세잔이 출몰하고, 서태지의 노래와 김기덕의 영화가 뜬다. 그리고 노무현이 나타난다. 김기덕의 영화나 이상의 소설이나 세잔의 그림이나 서태지의 노래나 노무현의 정치를 세세하게 살펴보고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줄 필요는 없다. 그것은 소인배의 행동이다. 중요한건 우리 편이라는 사실이다. 시대의 불만이 지구를 흔들어 그들을 무대 위로 초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불만을 가진 자가 우리편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왜냐하면 이 무대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의 정석 35회]


    존재는 사건이다. 사건은 일이다. 불만이 없는 사람은 일이 없는 사람이다. 맡은임무가 없는 사람이다. 생명은 사건의 호흡이다. 불만없는 사람은 숨 쉬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은 호흡하지 않는 사람이다. 세상은 타오르는 불길이다. 불만없는 사람은 불태울 연료가 고갈된 사람이다. 에너지가 중요하다. 세세하게 토달고 따지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다.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큰 에너지의 흐름을 만들면 우리는 묻어가야 한다. 과연 지구가 살아줄만한 별이냐가 중요하다. 지구가 우리 편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무인도에서 백년 만에 사람을 만났다면 무작정 기쁜 거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볼 필요도 없이 얼싸안고 덩실덩실 춤을 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편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과 이 별을 공유한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천년의 기다림, 짜릿한 만남, 그리고 전율! 더 무엇이 필요한가? 불만을 가지고 세상을 흔들어 다들 엉덩이가 들썩거리게 만들어서 이 메마른 대지에 팽팽하게 긴장된 공기를 공급하는 우리 편이면 된다. 기어이 천둥이 울리고 비는 억수같이 쏟아진다. 



    20160118_202441.jpg


    깨달음은 만남입니다. 돈오는 만남입니다. 만나되 뻘로 만나지 말고 대가리가 깨지도록 오지게 만나야 합니다. 북과 북채가 만나 소리가 나도록 우당탕퉁탕 만나야 합니다. 세상이 시끄러워져야 합니다. 그럴 때가 주인공이 등장할 타이밍입니다. 


[레벨:30]솔숲길

2016.01.19 (12:44:10)

[생각의 정석 35회] 세월호, 막장의 공식

http://gujoron.com/xe/473537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474 사랑 93, 예수의 언어 image 2 김동렬 2016-04-08 5591
3473 다음 단계로 나아가라 image 김동렬 2016-04-07 5727
3472 사랑 92, 줄 서지 마라 image 1 김동렬 2016-04-07 5335
3471 사랑 91, 자기 언어를 얻어라. image 1 김동렬 2016-04-06 5663
3470 탈레스, 니체, 공자 image 1 김동렬 2016-04-06 5741
3469 잔다르크의 성공과 실패 image 김동렬 2016-04-05 6088
3468 사랑 90, 사실주의가 답이다 image 1 김동렬 2016-04-05 5225
3467 사랑 89, 아름다움에 도전하라 image 1 김동렬 2016-04-04 5273
3466 조절되는 것이 완전하다 image 김동렬 2016-04-03 5403
3465 아름다워야 완전하다 image 김동렬 2016-04-02 5340
3464 사랑 88, 관측의 문제 image 1 김동렬 2016-04-01 5224
3463 의사결정원리 image 3 김동렬 2016-03-31 6145
3462 사랑 87, 역사의 정답 image 1 김동렬 2016-03-31 5200
3461 사랑 86, 역사자랑은 수치다 image 3 김동렬 2016-03-30 5425
3460 구조론이란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6-03-29 5500
3459 사랑 85, 평등에서 평등으로 image 1 김동렬 2016-03-29 5317
3458 완전하면 예측할 수 있다 image 김동렬 2016-03-28 5248
3457 사랑 83, 내 안에 내 없다 image 1 김동렬 2016-03-28 5268
3456 조절장치가 있어야 한다. image 김동렬 2016-03-26 5317
3455 깨달음 5분 요약 image 김동렬 2016-03-25 5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