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질이 그 자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논하고 있기 때문일 터이다. 입자는 그냥 존재하여 있다. 손으로 가리킬 수 있다. 예컨대 물방울이라면 손으로 건드릴 수도 있다. 건드리는 순간 터져버린다. 곤란하다. 우리는 두 눈이 멀쩡하므로 물방울을 눈으로 볼 수 있지만 장님은 만져봐야 아는데 만지는 순간 물방울이 터져버려서 곤란하다. 그래서 질 개념이 필요한 거다. 사회의 모순은 주로 평등과 불평등에 대한 것이다. 조직은 평등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불평등해야 한다. 평등하지 않으면 조직은 성립되지 않는다. 노예가 있다면 노예가 적의 편에 서기 때문이다.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북부에 패한 것은 조직이 깨졌기 때문이다. 북부에는 흑인이 1퍼센트 이하였다. 남부는 반이 흑인이었다. 흑인은 참전할 수 없다. 남부는 이미 국가라는 단일체가 깨져 있다. 성차별이든, 인종차별이든 일체의 차별은 조직을 깬다. 그러나 그냥 평등하기만 하다면 그 조직은 지도자를 배출할 수 없다. 집단은 잘 만들어지는데 지도자가 없으므로 집단의 의사결정을 못한다. 의사결정을 하려면 리더 중심으로 세력화 되어야 하고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국가라면 중산층이 있어야 하고, 왕조시대는 선비집단이 있어야 한다. 그게 방향성이다. 계속 새 물이 들어와야 한다. 새로운 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방향성이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이 살려면 신입이 들어와야 하는데 신입은 고참과 차별된다. 평등하지 않은 것이다. 불평등이야말로 조직의 성장비결이다. 차별이 나쁜 이유는 집단이 스스로 지도자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권력세습과 같고 재벌의 경영세습과 같고, 종교의 교회세습과 같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새로 지도자를 만드느냐 못만드느냐다. 평등해야만 새 지도자를 만들 수 있다. 평등하다는 것은 대칭된다는 것이다. 대칭되어야만 비대칭을 도출할 수 있다. 균일해야만 불균일을 도출할 수 있다. 질은 집단을 균일하게 만든다. 대칭구조로 만든다. 파동의 형태로 만든다. 그 상태에서 입자가 만들어진다. 밀가루 반죽을 하든, 점토로 도자기를 빚든 잘 반죽하여 내부가 균일해지지 않으면 깨진다. 덩어리 형태가 유지되지 않는다. 입자를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입자가 된다. 물방울로 돌아가 보자. 물방울이 동근 방울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내부가 균일하기 때문이다. 대칭이 이루어져 있다. 이물질을 투입하면? 물방울이 터진다. 조직이 깨진다. 여자만으로 이루어진 집단에 남자가 들어가면? 그 집단은 깨진다. 남자만으로 이루어진 집단에 여자가 들어가면? 남자들끼리 결투하여 전멸한다. 그래서? 집단에 여자만 있거나 혹은 남자만 있다면? 조직은 발전하지 못한다. 점차 에너지가 고갈되어 결국 파멸하고 만다. 왜? 아기가 안 나오기 때문이다. 조직에 신입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이점이 있다. 이물질이 있어도 조직이 깨지지 않는 지점이다. 이물질은 조직을 깨뜨리지만 이물질이 딱 그 지점에 가서 멈추면 조직은 도리어 튼튼한 입자가 된다. 그것은 수레바퀴의 굴대와 같다. 균일하다는 것은 작용반작용을 성립시킨다는 것이다. 작용했는데 반작용하지 않으면? 운동한다. 운동하면? 깨진다. 도미노를 쓰러뜨려보자. 작용했는데 반작용이 없다. 도미노 조직은 망가지고 만다. 풍선이라면? 풍선효과가 있다.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나온다. 작용에 반작용을 한다. 조직이 깨지지 않는다. 풍선의 내부가 균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풍선의 한 부분을 누르지만 전체가 대항한다. 왜군이 쳐들어오는데 평민만 싸우고 양반들은 싸우지 않으면? 그 조직은 깨진다. 질은 내부의 균일성을 담보하여 왜군의 침략에 맞서게 한다. 이때 왜군이 한 명이라도 5천만 한국인 모두가 맞선다. 아베 한 명이 망언을 해도 7천만 한민족이 모두 응징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질의 성질이다. 여기서 문제는 조절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왜? 5천만명이 전부 아베를 때리러 가겠다면 곤란해진다? 소는 누가 키우고? 대표자 한 명이 가서 아베를 손바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질은 취약하고 입자로 나아가야 한다. 대표자는 중심에 있어야 한다. 대표자가 변방을 떠돌거나 새누리편을 들면? 조직이 깨진다. 대통령은 여당과 야당 사이에 중립을 지켜야 한다. 박근혜처럼 대통령이 파당적인 행동을 하면? 당연히 탄핵당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어떤 발언을 시비했는지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시소의 축과 같이 조직에는 특이점이 존재하며 대표자가 그 위치에 서면 대통령이 파당적인 행동을 해도 조직이 깨지지 않는다. 여야가 50 대 50으로 맞설 때 국회의장이 어느편을 들든 상관없다. 여야가 50 대 50이 아닌 상태에서는 국회의장이 어느 편도 들지 못한다. 만약 국회의장이 당파적인 행동을 하면? 쫓아낸다. 놔두면? 나라 망한다. 입자는 반드시 특이점에 위치해야 조직이 유지된다. 입자를 특이점에 포지셔닝 시키는 방법으로 불평등한 상태에서 에너지의 균일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때는 외력에 대한 시간차 대응을 할 수 있다. 무엇인가? 아베를 어떻게 조질지 정할 수 있다. 특이점이 없다면? 아베가 망언을 하는 즉시 바로 조져야 한다. 북한이 도발을 하는 즉시 바로 대응사격을 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도발했는데도 이명박처럼 대응사격을 하지 않고 꾸물대면? 망한다. 일본이 도발하고 있는데도 박근혜처럼 침묵하면? 망한다. 여기서 대응행동은 시간차가 없어야 한다. 작용반작용은 동시성이 적용되는 까닭이다. 이만기와 강호동의 씨름이라고 하자. 쌑바싸움이다. 강호동의 100의 힘으로 오른쪽을 밀면? 이만기도 100으로 맞서야 한다. 만약 강호동이 100을 밀었는데 이만기가 그 쪽은 점심먹고 손볼게. 하면? 이만기 패, 강호동 승. 대응행동은 시간차 없다. 그러나 리더가 생기면? 특이점에 이물질이 투입되면? 대응행동에 시간차가 생긴다. 지도자의 재량권이 생긴다. 도발즉시 대응사격을 할 필요가 없다. 몰아놨다가 나중 결정적일 때 한 방에 조져도 된다. 왜? 핵은 계 전체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 핵이 있으면 강호동이 오른쪽으로 100의 힘을 가해올 때, 그쪽에 힘을 빼면서, 반대쪽에 살짝만 밀어줘도 강호동은 패대기가 된다. 이만기 승리! 그데 오른쪽에 힘을 쓸쩍 빼면서 반대쪽을 밀지 못한다면? 이만기 패배. 강호동 승리다. 무엇인가? 핵은 여당과 야당,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오른팔과 왼팔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핵이 없는 상태, 리더가 없는 상태는 적군이 오른쪽으로 100명 오면 아군도 오른쪽으로 100명 막는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 대칭이 계속 길어져서 벨기에 국경부터 알사스 로렌까지 거대한 전선이 생긴다. 독일군이 어느 쪽이든 병력을 투입하면 프랑스군도 같은 숫자의 병력을 투입하여 맞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기지를 못한다. 이기려면 동부전선에서 슬쩍 져주고 서부전선을 쳐야 한다. 근데 특이점이 없다면? 그냥 균일하다면? 동부전선에서 슬쩍 져줬는데 서부전선을 되치지 못해서 전멸. 프랑스군 패배. 이렇게 되는 것이다. 질의 구조는 부분의 패배가 전군의 패배를 가져온다. 전선은 일점만 붕괴되어도 전면이 무너진다. 한 곳만 물이 새도 한강방어선을 버리고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린다. 입자는 반대다. 살을 내주고 뼈를 벤다. 입자를 이루려면 특이점을 잡아야 한다. 문제는 특이점을 어떻게 잡는가이다. 내부가 균일해져야만 특이점이 생긴다. 내부에 성차별, 장애인차별, 지역차별과 같은 차별이 있으면 서부전선이 밀렸는데도 동부전선에 정보가 가지 않는다. ‘적군이 호남쪽으로 쳐들어 오는데요?’ ‘냅둬. 호남놈들 줘터지게.’ 바르샤바 봉기가 일어났을 때 스탈린은 독일군을 기습했어야 했다. 스탈린 “성가신 폴란드 놈들 죽게 냅둬.” 이렇게 된 것이다. 적군이 이쪽으로 오면, 저쪽을 쳐서 적의 배후를 찔러야 하는 것이다. 독일군이 바르샤바 시내로 진입할 때 러시아군이 독일의 배후를 찔러줬다면 20만명이 죽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독일군이 오는 바로 그 지역으로 들어가서 맞서는 것은 입자가 아니라 파동이다. 이는 대칭을 이루어 교착시킬 수 있을 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반드시 배후로 찌르고 들어가야 사태를 종결한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특이점을 차지한 리더가 집단 전체를 제어해야 한다. 대통령이 여당편을 들면 입자의 비대칭성은 불가능하다. 그 집단은 망한다. 여기서 규칙은 시간차, 공간차 대응이다. 동일지점, 동시대응으로는 파동의 교착을 이루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다른 시간대, 다른 지점을 찔러야 한다. 그 경우 불평등해지고 만다. 한쪽은 내주는 살이 되고 다른 쪽은 베는 뼈가 된다. 그러므로 세상에 완전한 존재는 없다. 완전한 대칭, 완전한 균일, 완전한 평등, 완존한 해결은 없다. 선대칭 후 비대칭, 선균일 후 불균일, 선평등후 불평등으로 간다. 시간차, 공간차 해결만 있다. 내가 노력하면 나의 후손이 보상을 받는다거나, 입은 맛난 것을 먹기만 하고 항문은 더런 것을 싸기만 하는 식으로 뭔가 불평등한 것이다. 존재는 그 자체로 모순이며, 그 모순이 에너지를 낳는다. 그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에서 조직은 파괴되며, 그 파괴되는 과정에서 일을 한다. 무엇인가? 최초에 평등상태를 도출하여 입자를 세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다음 비대칭을 유도하여야 한다. 입자를 형성하고 그 조직이 깨지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산하여 다음 단계로 계속 가는 거다. 그러므로 제 자리에 가만이 있는 조직은 존재할 수 없다. 계속 신입이 들어오고 계속 수구가 퇴장한다. 계속 아기가 태어나고, 계속 노인이 은퇴하고, 계속 평등이 도출되고 계속 지도자를 선발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의 순환은 반복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만 완전한 존재는 성립하는 것이다. 그냥 가만 있으면서 완전한 존재는 없다. 불완전한 구조 안에서 계속 미끄러지면서 계속 에너지를 순환시켜 간다. 비록 시간차가 있고 공간차가 있지만, 어떻게든 대응해낸다. 나아가는 방향은 있다. 질≫입자≫힘≫운동≫량은 조직이 스스로를 붕괴시키면서 에너지를 획득해 가는 절차이다. 조직은 지속적으로 붕괴되어야 하며 재구축되어야 한다. 들어올 놈은 들어오고 나갈 넘은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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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노인들이 은퇴하고 그 자리를 신입들이 매꾸어 주어야만
조직이 거듭나고 방향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70년대와 80년대에 주로 활동했던
인사들로 이루어진 '7인회'가
지금 대통령 노릇 하는 사람의 멘토라는 사실에서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