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838 vote 0 2013.07.29 (20:43:55)

 

    구조론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


    겔만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보다 더 크다.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은 금붕어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파인만
    “단언컨대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한 사람도 없다. 나도 그냥 결과가 그렇게 나오니까 그렇다고 말하는 거다.”


    ###


    존재
    존재는 판단의 단위다. 판단은 상호작용에서 일어난다. 사물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스위치가 없다. 스위치는 대칭성을 띤다. 옛날에는 원자가 최종입자라고 생각되었다. 원자의 스위치는 규명되지 않았다. 원자보다 작은 것은 양자다. 양자의 스위치도 규명되지 않았다.


    쿼크는 업, 다운, 참, 스트레인지, 톱, 바텀의 6종이 대칭을 이룬다. 대칭성이 스위치다. 대칭되면 통제된다. 머리와 꼬리가 갖추어져서 방향성이라는 소실점을 얻기 때문이다. 비로소 그것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사건은 짝이 있으므로 대칭성이 있으나 사물은 짝이 없으므로 대칭성이 없어서 존재의 단위가 될 수 없다. 스위치가 없으므로 통제되지 않는다. 남녀가 없으면 사람이 없고, 여야가 없으면 정치가 없고, 밝음과 어둠이 없으면 빛이 없고, 길고 짧음이 없으면 길이가 없다. 대칭성의 스위치 없이 그냥 있는 것은 가짜다.


    언어

 

    자연과 인간을 잇는 것은 언어다. 언어가 스위치다. 철학자의 역할은 개념의 창안이다. 나아가 개념에 대칭성을 부여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서 메커니즘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은 선언되는 것이 아니라 통제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관점을 제시하고 언어를 설계해야 한다. 이 과제에 정면으로 도전한 서양철학자는 없다. 그 주변에 얼쩡거린 사람은 좀 있다.

 

    디자인

 

    세상의 모든 디자인은 어떤 둘이 소통하게 하는 만남의 양식을 반영해야 하며, 만남의 양식이 아닌 그냥 디자인은 배척된다. 개인의 기호와 취향을 들이댄다면 혼자 꼴값 떠는 것이다.

 

    첫 만남의 순간에 자기 취향을 전시하면 안 된다. 여자든 남자든 상대방 취향을 고려하여 중립적인 옷을 입어야 한다. 그러자면 여자는 흰 드레스, 남자는 검은 양복이 되기 쉽다.

 

    상대에게 선택권을 주려면 도화지처럼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심플해야 한다. 자기 취향대로 옷을 입으면 무례하고, 상대의 취향을 알아맞히는 독심술의 구사도 주제넘은 것이다. 중립에 서려면 심플할 수 밖에 없다.

 

    또 어린이다운 순수가 반영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인생의 출발점에 서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하지 않고 대신 자기 마음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다.

 

    구체적인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변주될 수 있는 소스를 원한다. 한옥이나 양옥이 아니라, 한옥도 되고 양옥도 되는 가능성을 원한다. 그런 디자인이 진짜다.


 

   

    ###


    구조론 팟캐스트 4회입니다.
    http://gujoron.com/xe/gujo_podcast/372317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7.30 (23:19:25)

가능태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6962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6929
2693 엔트로피는 언제나 증가한다. 3 김동렬 2018-09-03 5844
2692 엔트로피의 의미 5 김동렬 2018-09-04 5473
2691 엔트로피를 이겨라 4 김동렬 2018-09-05 4511
2690 인질범의 승리 4 김동렬 2018-09-06 4928
2689 천재를 모방하자 2 김동렬 2018-09-08 6557
2688 엔트로피를 정복하라 김동렬 2018-09-09 4419
2687 엔트로피는 축의 제거다 1 김동렬 2018-09-10 4435
2686 보배드림 성추행 사건의 경우 12 김동렬 2018-09-11 5880
2685 삼권분립을 생각하자 김동렬 2018-09-12 4208
2684 질을 이해하라 4 김동렬 2018-09-12 4728
2683 천재의 방법을 모방하라 김동렬 2018-09-15 4657
2682 왜 엔트로피인가? 김동렬 2018-09-17 4153
2681 인간은 계발된 존재다 5 김동렬 2018-09-18 4440
2680 아이디어를 버려라 김동렬 2018-09-18 4402
2679 비오는 날의 동화 3 김동렬 2018-09-19 4219
2678 단순한 것에 답이 있다 4 김동렬 2018-09-19 4461
2677 고수는 단순한 것으로 이긴다 김동렬 2018-09-20 4690
2676 인간은 잘 속는 동물이다 1 김동렬 2018-09-20 4327
2675 엔트로피를 정복하라 김동렬 2018-09-21 4100
2674 힘과 운동에 대하여 2 김동렬 2018-09-21 4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