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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눈내리는 마을
read 3601 vote 0 2009.06.18 (11:20:35)

권해효의 글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연대 노천극장에서의 진한 봄바람이 생각나는군요.

'다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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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그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다

글 - 권해효 (2002년 11월 작성)


지난주에 내 형이 기러기 아빠가 되었다. 아홉 살과 일곱 살인 두 조카가 조기 유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를 말하는데 난데없이 기러기 아빠가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결코 무관한 얘기가 아니다.

원칙이 인정되지 않고 편법이 이기는 사회, 1등만이 성공하고 2등은 기억조차 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이다. 아마 형은 이런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얻게 될 사춘기를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유학을 보냈을 것이다. 형의 처진 어깨를 보며 내 아이들(참고로 말하자면 나는 다섯 살과 5개월 된 두 아이 아빠다)을 떠올렸다. 최소한 나는 형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를 굳이 밝히자면, 자신의 이익을 좇지 않고 원칙을 지키고 모두의 가치를 추구해 온 그의 삶을 좋아해서이다. 이런 그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다수가 된다면 나는 기러기 아빠가 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른 후보들, 특히 화려한 과거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분들을 오랫동안 마음으로부터 흠모해서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과 나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등 연극계와 영화계의 선배 동료를 비롯하여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 모인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누구를 지지하고 있는가 반문하게 되었다.

당시 이회창씨를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한 한나라당에 반해 민주당은 이인제씨가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지고 앞서가고 있었다. 지난해 5월, 당시 누가 노무현이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 확신할 수 있었나? 그러나 우리 문화 예술인들의 모임은 현실에 안주해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대통령감을 찾자고 했다.

그런데 노무현이 있었다. 우리는 지난해 12월17일 처음으로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노문모)을 결성하고 노무현 지지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는 물결이 되어 변호사 학자 종교인 등 각계각층에서 인간 노무현에 대한 사랑 선언이 이어졌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고, 대통령 노무현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후 민주당은 국민 경선을 하기로 결정했고, 그는 마침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지금 노후보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전국을 휩쓸고 있는 희망 돼지 열풍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성금들이 우리 모두를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 나는 확신한다. 희망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그리고 노무현은 참으로 많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 경선이 끝난 후 경기도 어느 수련원에서 있었던 노사모의 자축연이 기억난다. 그 날 우리는, 12월19일에는 온 국민과 함께 희망에 흠뻑 젖어 밤을 지새우고 아침 해를 맞자고 약속했다. 모두가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나는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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