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4634 vote 0 2008.01.28 (21:47:38)

깨달음 세상 사람들

내 방식의 신과의 대화에 대해


깨달음 세상 사람들도 밥먹고 살려면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깨달음 세상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방금 생각해 낸 거다. 깨달은 사람이냐 못깨달은 사람이냐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수준이하들을 배척하기 위함이다.


신은 완전하다. 그 완전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완전할 때 통한다. 통하는 세계가 있다. 그 통하는 세계의 연주자가 있고 또 청중들이 있다. 그 연주자와 그 청중들이 깨달음 세상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별세계가 있다.

 

깨달음은 신어(新語)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다른 방식의 소통의 수단이다. 말하자면 에스페란토와 같은 것이다. 에스페란토를 쓰는 사람들은 자주 회합을 하는데 그들의 모임에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그것이 그 집단의 매력이다.


깨달음의 언어로 소통하는 사람들도 자주 회합을 갖는데 그 모임에서도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멋진 일이 있다. 그것이 이 공간의 존재이유다. 그 언어가 있고 그 언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연주자가 있고 또 청중이 있다.


음악이 없다면 장님들이 외로웠을 것이고 그림이 없다면 귀머거리들이 외로웠을 것이다. 그 언어는 눈 멀고 귀 먹고 말 못하는 헬렌 켈러들을 위한 특별한 언어다. 그 언어는 단어를 조직하여 만들어지지 않고 인생을 조직하여 만들어진다.


완전할 때 통한다. 완전하다는 것은 그 세계의 톱포지션을 차지함이다. 톱포지션은 전지전능한 이의 포지션이다. 소설의 작중 화자가 가지는 포지션이다. 작가는 다 알고 있으니까. 작가의 입장에서 불가능은 있을 수 없으니까.


톱포지션을 차지하지 못하면 연주할 수 없다. 작가가 될 수 없다. 그 언어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니면 안 된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자세가 아니면 안 된다.


통함이 있다. 연주자와 연주자는 체험의 공유로 통하고, 연주자와 청중은 감성으로 통한다. 귀 없고 눈 없고 입 없어도 깨달음의 감성이 있으면 통한다. 다만 깨달았느냐 못깨달았느냐 수준에 붙잡혀 있으면 가망없다. 


이 사이트는 내일 문닫아도 상관없다. 단지 한 명의 진짜를 구할 뿐이다. 아제님은 다섯이면 충분하다 했는데 이 넓은 세상에 설마 다섯이 없겠는가? 어설프게 주워들은 금강경 지식으로 거울닦으실 분들은 배척이다.


‘나는 바보다’ ≪- 이런 소리 하실 분들은 번지수 잘못 짚었으니 제발 얼쩡거리지 마시길. 아니면 닥치고 연주나 즐기면서 감성을 키워보시든지. 바보들은 환영하지 않는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기도 반복되면 지겹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050 같음과 다름 김동렬 2009-12-04 16427
2049 몸과 마음 1 김동렬 2009-12-03 16314
2048 알거 다 알기 1 김동렬 2009-11-26 15052
2047 알파와 오메가 2 김동렬 2009-11-20 15137
2046 인생의 두 가지 질문 7 김동렬 2009-11-18 14627
2045 그래서 어쩌라구? 4 김동렬 2009-11-12 14759
2044 학문 깨달음 1 김동렬 2009-11-12 15858
2043 맹자의 직통, 순자의 단계 5 김동렬 2009-11-06 15712
2042 의식에 단계가 있는가? 22 김동렬 2009-11-05 13587
2041 10월 31일 동영상 강의수첩 1 김동렬 2009-10-31 16469
2040 신과 종교와 인간 4 김동렬 2009-10-28 16014
2039 소실점의 소실점(업데이트) 2 김동렬 2009-10-25 15835
2038 새로운 시선[업글판] image 4 김동렬 2009-10-21 15881
2037 르네상스적 인간 5 김동렬 2009-10-20 15209
2036 과학과 미학의 전략 6 김동렬 2009-10-16 16202
2035 앎, 믿음, 사랑 2 김동렬 2009-10-15 16401
2034 갈라파고스 일본 김동렬 2009-10-13 16170
2033 미학은 전복이다 image 7 김동렬 2009-10-08 15934
2032 미학으로 확 바꿔라 6 김동렬 2009-10-06 15455
2031 과학을 보내고 미학을 맞는다 5 김동렬 2009-10-01 14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