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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7050 vote 0 2007.12.28 (18:07:25)

최홍만의 전략

모든 사람이 조언하고 있다.
최홍만은 그라운드가 안되니 타격기술로 승부해야 한다고.
그러나 그래봤자 승산은 0이다.

이건 전략적 판단이 아니다.
표도르가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최홍만도 씨름으로 단련해온 몸이 있고 힘이 있다.

오히려 최홍만은 그라운드 기술로 승부를 봐야 한다.

● 타격기술로 대응하면 .. 3분 정도 죽도록 맞고 큰 대자로 뻗는다.
● 그라운드 기술로 맞대응을 하면 .. 힘이 있는 초반 3분간은 우세를 보이다가 3분 지나서 힘 빠졌을 때 결국 암바에 걸려 진다.

이렇게 될 확률이 높다.
여기서 최홍만의 대응은 딱 두가지다.

● 타격기술로 판정패를 노리는 기술.. 마이티 모를 판정으로 이겼을 때 처럼 철저하게 도망다니는 기술을 구사한다. 긴 리치를 이용한 굴밤주기와 발밀기로 접근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진다.

문제는 프라이드 룰로 싸우기 때문에 체력유지가 관건인데 10분 지나면 서 있지도 못하게 되어 결국 KO패가 될 확률이 높다. 권투선수도 프로입문 후 몇 년이 지나야 제대로 10라운드 이상을 뛸 수 있다. 맹훈련으로 그 사이에 체력을 보완했다면 몰라도 최홍만으로는 무리다.

● 그라운드 기술로 초반 의외의 선전을 노리는 기술..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난 격투기 고수가 덩치 큰 레슬러에게 의외의 고전을 한 경우는 많다. 최홍만이 발밀기로 도망가는 작전을 쓴다면 초조해진 표도르가 최홍만을 넘어뜨리려고 할 것인데 이때 씨름기술로 되치기를 하면 의외의 초반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라운드 상황이 장기화 되면 최홍만이 탈진했을 때 표도르가 관절기를 구사하여 싱거운 승리를 얻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경우도 최홍만에게는 유감없는 패배가 된다. 어쨌든 망신은 당하지 않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라운드 기술로 가면 최홍만이 의외의 선전을 할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물론 초반에 싱겁게 져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스탠딩 상황에서 죽도록 맞고 결국 그라운드로 가서 KO패 당는 것 보다는 낫다.

얻어맞고 탈진한 상태에서 넘어지느냐 아니면 안맞고 힘이 있는 상태에서 넘어지느냐다. 결국은 넘어져서 승부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초반에 철저하게 도망다니며 체력을 유지하다가 표도르가 태클공격을 시도할 때 되치기를 노려야 한다. 그라운드 상황에서 오히려 선전의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러다가 싱겁게 져버릴 수도 있지만 1프로라도 승산을 따라가야 한다.
  
어차피 지는 게임에서도 뭔가 의미있는 몸짓을 보여주고 지는 것이 맞다. 그래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 패배자에게는 패배의 전략이 있는 거다. 정동영처럼 멍청하게 지는건 정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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