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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467 vote 0 2006.06.13 (10:50:41)

2002년 월드컵으로 확실해진 것은 압박축구의 등장 이후 어느 정도 국제수준에 오른 팀 간의 경기는 개인기 보다 정신력과 조직력 그리고 감독의 전술운용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어제 시합만 해도 그렇다. 히딩크의 완승이었다. 일본은 지코가 4년간 감독을 한 것이 패인이라고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한국이 선전한다면 적절한 때 감독을 갈아치운 것이 승인이라고 생각된다.

왜 감독이 장기집권 하면 안되는가? 선수들간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건 상당히 역설적인데.. 한 감독이 다년간 집권하면 감독이 선수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대로 선수들도 감독을 충분히 파악하게 된다.

이때 고참들을 중심으로 특정 라인의 의사소통 체계가 굳어지고.. 한번 굳어진 의사소통 체계는 환경이 변화할 때 감독을 속이는 경향을 갖게 된다. 감독이 변화하는 경기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특정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길이 잘 든 팀이 되는 것이다. 감독이 변화를 주려고 하면 이미 충분히 길이 들어있는 팀이 강한 반발력과 경직성을 나타내게 된다. 그 경우 변화는 모험으로 되어 기존의 전술에 안주하다가 패배한다.

아드보가 일을 낼 것인가? 토고전에 맞춤해법을 내놔야 할 것이다. 토고도 한국팀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이를 역으로 찌를 비책을 내놔야 한다. 히딩크가 해냈기 때문에 우리의 눈도 높아졌다.

아드보가 히딩크 만큼 해내기를 우리는 바란다. 토고는 감독 없는 팀이 되었는데 감독이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인된 만큼 토고는 확실하게 잡아줘야 한다. 토고를 못잡는다면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도깨비팀이라고도 하지만 토고는 강점과 단점이 뻔히 보이는 팀이다. 팀 내부에 밸런스의 문제가 있다. 이런 팀은 상대하기 쉽다. 감독이 없어서 토고가 분발할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갑자기 분발하는 팀 잡는 비책도 있다.

그런 팀은 흥분시켜 주면 갈팡질팡 하다가 제 풀에 나가떨어지기 마련이다. 갑자기 분발하는 팀은 오기가 발동해서 단조로운 공격전술을 사용하게 된다. 유연한 변화는 평정심에서 얻어져야 하는 것이다.

갑작스런 분발은 선수들간 의사소통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한 번 공격이 성공하면 기가 살아나지만 반대로 공격이 몇 번 실패하게 되면 자중지란에 빠져 버린다. 준비된 팀이 갑자기 분발하는 팀을 꺾기는 오히려 쉽다.

결론..

● 압박축구의 등장 이후 팀의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해졌다.
● 감독의 장기집권은 고참 선수가 감독을 속이는 형태로 팀의 의사소통능력을 떨어뜨려 변화하는 경기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하게 한다.
● 갑자기 분발하는 팀은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므로 먹힌다고 생각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 준비된 팀, 평정심을 유지하는 팀, 감독과 선수들 간의 원할한 의사소통에 성공하는 팀이 유리한 경향으로 가고 있다.

어쨌든 최근에 아드보가 뭔가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는듯 한데 이는 적어도 생각은 있는 감독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대승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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