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5777 vote 0 2006.02.04 (18:57:37)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예술은 그 질서를 나의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가능한가?

진리는 위대하지만 저 높은 곳에 있다. 그 곳은 높고 멀어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진리가 인간과 별개로 존재한다면?  

그래서는 안된다. 진리와 나를 연결시켜줄 그 무엇이 존재해야 한다. 내 안에 저 높은 곳의 진리와 공명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학문이 단지 진리를 파악하는 데서 끝난다면 허무할 뿐이다. 재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종적으로 나의 사랑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진리도 의미없다.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그 질서는 인간의 삶과도 공명한다. 그것을 우리는 진리라 부른다. 인간은 그 진리를 통하여 가치를 유도한다.

예술은 진리 안에서 ‘가치’라는 정수를 뽑아내어 인간의 삶에 배달한다. 그러한 배달과정을 우리는 ‘의미’라고 부른다.

●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그것이 곧 진리다.
● 인간은 가치를 배달하는 방법으로 불멸의 진리와 공명한다.
● 가치는 의미를 담보한다. 의미는 가치를 각자의 삶에 반영하는 것이다.
● 의미는 가치의 배달을 통하여 진리와 공명하게 함으로써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 완성시켜 주기에 의미있다.
● 사랑이라는 방법으로 내 안에 반영된 세계의 질서를 재현하기에 성공할 때 각자의 존재는 완성된다.

만약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각각 완성시켜 주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것을 위하여 나를 소모품으로 희생해야 한다면? 인간의 삶이 1회용의 인스턴트 커피 같은 존재라면? 진리도 가치도 의미도 필요없다.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각각 완성시켜 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팝의 정신이다. 대중예술의 본질이다.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는 것이다.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기. 그것이 클래식의 정신이다. 예술은 그 질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신의 질서를 인간의 안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667 타짜 - 우리는 하수가 아니다 김동렬 2006-10-08 12542
1666 타짜 - 유해진 가고 조승우 온다. 김동렬 2006-10-03 14546
1665 김인 9단의 일침 김동렬 2006-09-25 12035
1664 얼빠진 오마이뉴스의 자업자득론 김동렬 2006-09-21 14089
1663 김대중 전대통령의 스케일 김동렬 2006-09-19 13661
1662 황란의 추억 - 유쾌한 한 판의 푸닥거리 김동렬 2006-09-02 14780
1661 어떤 왜넘의 콤플렉스 타령 김동렬 2006-08-31 13423
1660 오스트리아판 올드보이 image 김동렬 2006-08-30 14792
1659 대한민국호의 진로와 고민 김동렬 2006-08-24 13797
1658 도박 권하는 사회 김동렬 2006-08-24 14435
1657 어느 영화인의 죽음에 부쳐 김동렬 2006-08-21 15692
1656 세상에 말 걸기 김동렬 2006-08-20 15747
1655 거짓말 좀 하지 맙시다. 김동렬 2006-08-20 13604
1654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한 것들 김동렬 2006-08-19 18933
1653 근태, 동영, 맹바기, 핵규, 고건 김동렬 2006-08-18 16357
1652 전작권 환수 문제는 김동렬 2006-08-17 14519
1651 구조론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6-08-15 11005
1650 주유소 습격사건과 괴물 김동렬 2006-08-13 13827
1649 깨달음의 룰 김동렬 2006-08-09 15831
1648 실존의 죽음과 그 건너편 김동렬 2006-08-08 11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