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5928 vote 0 2006.02.04 (18:57:37)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예술은 그 질서를 나의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가능한가?

진리는 위대하지만 저 높은 곳에 있다. 그 곳은 높고 멀어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진리가 인간과 별개로 존재한다면?  

그래서는 안된다. 진리와 나를 연결시켜줄 그 무엇이 존재해야 한다. 내 안에 저 높은 곳의 진리와 공명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학문이 단지 진리를 파악하는 데서 끝난다면 허무할 뿐이다. 재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종적으로 나의 사랑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진리도 의미없다.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그 질서는 인간의 삶과도 공명한다. 그것을 우리는 진리라 부른다. 인간은 그 진리를 통하여 가치를 유도한다.

예술은 진리 안에서 ‘가치’라는 정수를 뽑아내어 인간의 삶에 배달한다. 그러한 배달과정을 우리는 ‘의미’라고 부른다.

●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그것이 곧 진리다.
● 인간은 가치를 배달하는 방법으로 불멸의 진리와 공명한다.
● 가치는 의미를 담보한다. 의미는 가치를 각자의 삶에 반영하는 것이다.
● 의미는 가치의 배달을 통하여 진리와 공명하게 함으로써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 완성시켜 주기에 의미있다.
● 사랑이라는 방법으로 내 안에 반영된 세계의 질서를 재현하기에 성공할 때 각자의 존재는 완성된다.

만약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각각 완성시켜 주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것을 위하여 나를 소모품으로 희생해야 한다면? 인간의 삶이 1회용의 인스턴트 커피 같은 존재라면? 진리도 가치도 의미도 필요없다.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각각 완성시켜 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팝의 정신이다. 대중예술의 본질이다.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는 것이다.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기. 그것이 클래식의 정신이다. 예술은 그 질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신의 질서를 인간의 안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0475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8489
1704 사랑은 방해자를 밀어내는 것이다. 1 김동렬 2019-03-15 3599
1703 이정후의 매력 1 김동렬 2020-06-26 3598
1702 말을 똑바로 하자 1 김동렬 2019-05-31 3597
1701 심리학은 지적 사기다 2 김동렬 2021-01-04 3594
1700 내가 누구인지를 말하라 2 김동렬 2020-01-15 3593
1699 기독교의 본질 3 김동렬 2020-06-24 3591
1698 구조론의 기원 김동렬 2018-09-24 3591
1697 이기는 힘의 이해 김동렬 2022-08-23 3588
1696 언어가 중요하다. 1 김동렬 2020-06-19 3588
1695 전략과 전술 김동렬 2021-11-05 3587
1694 일본의 몰락 이유 1 김동렬 2020-08-04 3587
1693 세월호와 비행기 김동렬 2023-05-17 3586
1692 밉상이 된 윤석열 1 김동렬 2022-07-15 3585
1691 심리학에서 물리학으로 1 김동렬 2019-10-14 3585
1690 사유의 표준촛불 김동렬 2021-10-01 3584
1689 율곡과 퇴계 1 김동렬 2020-07-06 3583
1688 금태섭, 진중권의 독점시장 4 김동렬 2020-06-30 3583
1687 차원의 이해 1 김동렬 2018-11-13 3583
1686 아킬레스와 거북이 3 김동렬 2020-06-02 3582
1685 쥴리 볼케이노 대폭발 김동렬 2021-12-01 3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