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2965 vote 0 2005.10.26 (14:40:41)

세상을 등지고 산골에서 책이나 읽던 서생이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알지는 못해도 할말은 있는 법이니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말을 하면 딱 요렇게 된다.

이하는 칼럼이 아니라 실명을 인용한 소설이다. 오해하시기 바란다. 오해가 그대에게 유익하다면 얼마든지.

지난 3개월여 서프를 쉬면서 한 가지 기획을 했다. 그건 청와대에 잠입하지 않고 멀리서 노무현 대통령을 인터뷰 하는 것이다. 대략 다음과 같은 답변을 얻어낼 수 있었다.

● 노무현이 신임하는 사람은? 이해찬 정도를 말할 수 있다.

● 노무현을 실망시킨 사람은? 연정정국에 딴소리한 김근태를 들 수 있다.

● 노무현이 경계하는 사람은? 우리당을 승계할 가능성이 있는 정동영이 대표적이다.

● 노무현이 제휴할 사람은? 마지막 순간 구원투수로 고건의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 노무현이 동지로 생각하는 사람은? 유시민, 이광철, 유기홍, 김태년, 김형주, 이경숙 정도를 들 수 있다.

● 노무현이 친위세력으로 여기는 사람은? 노사모를 접수한 노혜경, 서프를 접수한 최택용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노무현에게 대놓고 개기는 사람은? 염동연은 독립세력을 가지고 대통령과 딜을 시도할 정도로 컸다. 한 마디로 많이 컸다.

● 노무현이 결국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강철은 대통령의 통제선 밖에 벗어나 있다. 한 마디로 까분다.

● 노무현의 관심권에서 벗어난 사람은? 명계남, 이기명은 사실상 노무현을 떠난 거나 마찬가지로 본다.

● 노무현이 이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문희상, 김두관 등은 노무현에게 대놓고 개기지는 못한다고 본다.

● 노무현에게 도움이 안되는 사람은? 안희정, 이광재, 천호선, 백원우 등은 여전히 밥값을 못하고 있다.

● 노무현이 연정안을 꺼낸 이유는? 선거구제 개편 후 20석 내외의 노무현 신당을 만들 의도가 있다.

● 노무현이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한 이유는? 우리당을 둘로 쪼개면 한나라당도 같이 쪼개진다고 보았다.

● 노무현의 연정라운드에 대한 평가는? 한나라당을 우리에 몰아넣지는 못했지만 발목을 잡아놓는데는 성공했다.

● 노무현의 앞으로의 계획은? 지자체 선거를 전후로 범노무현세력을 결집시켜 직접 정국을 주도할 의사가 있다.

● 노무현이 신당을 설계하는 이유는? 현 우리당 체제로는 사상가(!)인 노무현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없다.

● 노무현이 제 손으로 우리당을 깨지 않는 방법은? 유시민을 입각시키고 고건과 강금실을 불러들이는 방향으로 간다. 이 경우 손 안대고 해결할 수 있다.

● 범노무현주의 세력이 가야할 방향은? 20석 정도를 목표로 노무현신당을 하는 것이다. 물론 선거구제 개편과 연정의 성공을 전제로 한다.

● 노무현의 최종결론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혹은 민노당과 연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선거구제 개편후 탄생할 노무현신당과 우리당의 연정을 계획하고 있다. 최종목표는 지역구도를 이념 및 정책구도로 개편하는 것이다.

병법의 기본은 아군을 둘로 가르되 작은 숫자로 정공법을 펼쳐 적의 주력을 맞아 대치하여 전선을 유지하되 한편으로 많은 숫자를 움직여 적의 배후를 돌아 적을 기습하는 것이다.

즉 고수는 정석과 묘수를 항상 같이 사용하는 법이다. 또 이 둘은 동시에 같이 사용될 때 한해서 가장 효력이 큰 것이다. 이 이치를 아는 사람은 노무현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유시민, 이광철, 유기홍, 김태년, 김형주, 이경숙 등은 끝까지 노무현과 끝까지 함께 갈 것으로 본다.  

정치가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 선거 과정에서 범노무현진영의 반은 이탈할 것이다.
그러므로 노무현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제 2의 카드가 대비되어 있는 것이 또한 고수의 기량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1517 방향성에 목숨을 걸어라 김동렬 2021-06-15 4295
1516 의리 권력 자유 평등 정의 김동렬 2021-06-16 3309
1515 이재명 윤석열 그리고 강한국민 1 김동렬 2021-06-16 4589
1514 진보 영역본능 보수 서열본능 김동렬 2021-06-17 4059
1513 탈북여성의 착각 2 김동렬 2021-06-18 4291
1512 구조론 3분 스피치 김동렬 2021-06-19 3645
1511 일본 알바생의 바이트 테러 김동렬 2021-06-21 3877
1510 결정론 자유의지론 상호작용론 김동렬 2021-06-21 3548
1509 외계인은 없다 2 김동렬 2021-06-22 3706
1508 이기는 법 김동렬 2021-06-22 3705
1507 악법도 법이다? 2 김동렬 2021-06-23 3610
1506 이유극강의 원리 김동렬 2021-06-24 3745
1505 대의명분과 괴력난신 김동렬 2021-06-25 3877
1504 이성과 감성 2 김동렬 2021-06-26 2882
1503 외계인은 없다 김동렬 2021-06-27 2474
1502 주인이냐 종놈이냐 김동렬 2021-06-27 3215
1501 원시인의 성생활 김동렬 2021-06-28 3084
1500 동양이 서양을 이긴다 1 김동렬 2021-06-28 3635
1499 신은 있다 김동렬 2021-06-28 3659
1498 어리광 공화국의 비극 김동렬 2021-06-29 3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