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tKz2bkgkPQ?si=64b_DrrR38siSCsD
온톨로지는 간단히 말하면 그래프로 만들어진 지식체계인데, 그래프는 트리와 달리 모든 지식을 평면적으로 연결합니다. 즉, 계층이 없습니다. 이게 한창 유행하던 게 웹 2.0 어쩌구 하던 겁니다. 결국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죠. 왜? 그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깐. 온톨로지로 웹 검색을 할 수는 있지만 전문 지식 검색은 개판인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도 초반에는 전문가 시스템이라고 해서 유명한 게 체스의 딥블루, 언어모델에는 왓슨(SK가 잠깐 도입했다가 앗 뜨거)부터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 쓰레기통에 있습니다.
근데 이 쓰레기 같은 걸 사람들이 왜 환호하는 지를 아는게 필요합니다. 이게 사실 바보들에게는 잘 먹힙니다. 천재와 바보의 차이는 계층을 볼 수 있냐 아니냐로 성립하는데, 즉 사유의 깊이로 판정됩니다. 온톨로지는 바보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쉽죠. 정말 쉽습니다. 그냥 연결만 하면 되니깐. 이게 사실상 집합론과 같은 겁니다. 온톨로지는 관계로 연결하고 집합은 그냥 묶는 건데 왜 같은 거냐고 하겠지만, 그건 표현이 다른 것일뿐, 논리로 보면 같습니다. 연결하나 묶으나 작용으로 보면 같다는 거.
이게 구글 검색 시스템(지식 그래프)으로 사용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는데, 검색과 결부해서 생각해보면 나름의 쓸모가 있었습니다. 바보도 지식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 인터넷 초창기에는 네트워크 상에 아무런 지식이 없어서 일단 지식의 절대량을 늘려야했고, 또한 언제 어디서 누구와든 연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크이기도 하죠. 이 시점에서 구글이 큰 역할을 한 겁니다. 물론 네이버는 그나마도 제대로 못 해서 검색이 망했지만.
지식을 트리로 계층화 하는 것은 바보가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걸 하면 바보가 아니니깐. 물론 구조론에서는 대칭을 제거하라고 하지만, 이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대칭을 제거하려면 먼저 대칭을 찾아야 하기 때문. 생각해보세요. 대부분의 지식들은 집합처럼 되어 있어
대칭조차 성립하지 않습니다. 근데 여기서 바로 비대칭을 찾으라고? 그게 되겠냐고. 뭘 알아야 찾던가 말던가 할 거 아니냐고. 손에 잡혀야 지지던 뽂던 할 거 아니냐고. 원소를 모아 집합을 찾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러면 기준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기준이 뭔지를 생각해보면 집합이 왜 개소리고 칸토어가 무슨 뻘짓거리를 했는 지 쉽게 이해합니다. 당신이 칼로 두부를 자르는 상황이라고 해봅시다. 당신은 두부를 자른 걸까 연결한 걸까? 둘다입니다. 전으로 보면 칼로 자른 거지만 후로 보면 칼로 연결한 겁니다. 이런 걸 사유할 수 있는 게 트리입니다. 온톨로지 주의자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게 바로 이지점입니다. 말로는 모든 걸 연결하자고 하면서, 막상 하는 짓은 모든 걸 자르는 겁니다. 왜? 지 눈깔에는 잘려있는 걸로 보이니깐. 이걸로는 자를 수 있을뿐 연결할 수 없으니깐. 원자론의 아이디어에 근간하기 때문.
그런데 집합은 모이는 논리만 있지, 자르는 논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원소가 왜 구분이 되는지에 대한 논리가 있을 리 없죠. 숫자만 하더라도 예를 들어 그게 자연수로 모은거는 알겠는데, 자연수 사이에 자르는 논리가 없어 헷갈린다는 게 칸토어의 질문입니다. 정당만 하더라도 대칭을 찾지 않으면 민주당, 조국당, 민노당, 국힘, 준석당... 하면서 집합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가지고는 아무런 분석도 되질 않습니다. 그냥 "당이 있네" 하게 되는거. 여기서 진도가 나가면 여당과 야당이 되고, 더 나가면 국민이 보입니다. 준석이는 그냥 재명만 보이는 거고.
그러므로 분석의 시작은 언제나 대칭을 찾는 겁니다. 닥치고 일단 대칭을 찾으세요. 그리고 다시 그 대칭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보통 이런 걸 두고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죠. 파괴적 혁신은 기존걸 무조건 부정하라는 게 아니라, 기존의 대칭을 하나로 묶을 새로운 맥락을 찾는 겁니다. 물론 대부분은 준석처럼 그냥 때려부시기 바쁘지만.
온톨로지가 새로운 지식을 마구잡이로 늘이기엔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만, 많이 만들어보면 이게 왜 문제인지 쉽게 알게됩니다. 마구잡이로 쌓다보면 지식이 중복과 혼잡으로 개판이 되거든요. 그러므로 결국은 다시 트리 방식으로 재해석을 하게됩니다. 인간은 지식을 만듦에 있어
1. 온톨로지 방식으로 마구 수집
2. 수집된 지식을 사용하다 보면 대칭으로 압축
3. 깨달으면 트리로 일반화 하게 됩니다. 비대칭을 찾는 거죠.
온톨로지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걸로 모든 걸 다 구축하자면 미친 거죠. 분명 인터넷 시대의 지식은 온톨로지에 근간한 것은 맞습니다. 근데 이제는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지식은 대칭을 거쳐 트리로 일반화, 보편화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딥러닝 또한 트리로 만들어졌는데 말이죠. 그것도 그냥 마구잡이로 연결된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하는 건데, 그래프는 방향이 없고, 트리만 방향이 있습니다. 그래프에도 방향이 있던데? 그래서 그래프에 방향을 만들면 순환논증의 오류에 빠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