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네티즌연대가 1219를 준비하고 있는데 옥상옥 격으로 ‘국참연’이란다. 뭔가 했더니 내년 3월에 있을 전당대회란다. 벌써 김두관, 한명숙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명숙이라면 무리가 없지만 유시민도 있는데 왜 김두관인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가? 민중인 우리가 엘리트인 저들보다 잘나서 대한민국을 접수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이다. 세상이 이미 바뀌어져 있다면 그러한 변화를 정치에 반영시키겠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인터넷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판 구조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로 2002년에 개혁당이 출범한 것 아닌가? 여세를 몰아 정권창출에 성공한 것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의 꿈이었던 개혁당은 사라졌다.
 
왜 개혁당은 사라졌어야만 했을까? 필자가 개혁당에 참여했던 것은 인터넷 정당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였다. 개혁당의 좌절은 인터넷 정치의 좌절이었다. 왜 인터넷 정치는 좌절했는가? 개혁당을 지도한 김원웅, 유시민이 인터넷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보고 있다.
 
인터넷의 장점은 무엇인가?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다이나믹한 정치다. 몽골의 기마병과 같은 속도전이다. 빠른 선제 타격과 신속한 재집결이 가능하다. 지금 서프라이즈에서 보여주고 있는 역동성이 그렇다. 네이버와 야후의 공략, 디알북의 출판 등이 그러하다. 의사결정에 전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그 반대의 측면도 있다. 노하우21의 난맥상을 보면 알수 있다. 최악의 느린 의사결정이다. 아니 애초에 의사결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즉 인터넷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개혁당에 참여해 보고 느낀 점도 그렇다. 1초만에 성사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영영 안되는 일도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안면 트고 술잔을 부딪혀야만 성사되는 일이 많았다.
 
초기 단계에서 세팅의 실패가 문제였다. 실무 일을 맡은 사람이 인터넷에 무지했다. 개혁당 사이트는 잘못 설계된 것이었다. 중앙당 밑에 지구당을 놓고 동호회를 배치하는 방식이 전혀 네티즌의 동선과 맞지 않았다. 당원들은 열두대문을 차례차례 통과하면서 구중궁궐의 미로 속에 갇혀 버렸다.
 
무엇인가? 인터넷은 인터넷 만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만큼 단점도 크다. 우리는 인터넷의 장점이 정치에 반영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인터넷을 모르는 개혁당 지도부는 인터넷의 단점을 의식하였고 그 결과는 개혁당의 좌절로 나타났다.(물론 다른 의견도 있겠으나 필자는 그렇게 분석하고 있다.)
 
무엇인가? 유시민, 김원웅은 우리에게 빚이 있다는 말이다. 그 빚 갚아야 한다. 개혁당 실험의 실패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모두 해결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또 해야만 한다.
 
우리는 네티즌의 대표선수로 정청래 유시민, 유기홍을 우리당에 시집보냈다. 그집안 식구가 된 것이다. 우리가 유시민을 시집보낼 때는 며느리가 곳간 열쇠를 물려받아 시댁의 풍속을 아주 바꿔놓기를 기대했다. 우리당을 인터넷으로 감염시키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왜 김두관인가?
 
유시민, 나이 마흔여섯의 중년에 재선의원이다. 젊지도 않다. 나이 들어서는 중요한 직책을 맡지 않겠다고 말한 사람은 유시민 본인이다. 나는 50대 후반의 정치신사 유시민을 상상하지 못한다.
 
깨달아야 한다. 세상이 먼저 변하고 우리가 그 변화를 정치에 반영시키는 것이다. 물적 토대에서의 변화가 중요하다. 우리가 개혁이고 저쪽이 수구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의 일방적 이념공세에 지나지 않는다.
 
본질을 봐야 한다. 세상이 먼저 변했다. 우리는 변화하는 역사의 편에 서고 저들은 그 반대편에 선다. 우리는 인터넷이고 저쪽은 종이신문이다. 우리는 신속하고 저쪽은 느려터졌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종이신문을 치고 빠른 것으로 느린 것을 친다. 세계가 앞서가며 그러한 변화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기에 우리는 기어이 그 길을 간다.
 
유시민은 인터넷 정치의 상징이자 시금석이고 우리 안에서 차출하여 파견한 대표선수요 전권대사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종이신문을 이긴다. 이것이 본질이다. 이러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잊어버렸다. 유시민은 자신이 인터넷 정치의 대표선수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인터넷으로 종이신문을 이긴다는 본질을 잊어버리고 모로가도 개혁만 하면 된다며 김두관에게 양보하려 한다.
 
그러면 우리는 뭐가 되나?
 
유시민 내년이면 나이가 마흔 일곱이다. 옛날이면 손주 볼 나이다. 지금 안하고 언제 하려는가?
 
덧글.. 유시민은 나와 고향이 같은 경주 사람이라 상피의 원리에 따라 되도록 피하려 하는데 잘 안되네요.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공사례를 발굴하고 성공모델을 구축하고 널리 전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정치의 확실한 성공사례인 유시민이 적극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유시민이 안나서고 어떻게 우리당을 접수한다는 말입니까?
 

매월 마지막 주는 서프 키우기 주간입니다. 서프 키워서 우리가 저들보다 더 유능하다는 증거를 보여줍시다. 조흥은행 562-04-221460 예금주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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