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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5 vote 0 2024.11.25 (17:01:50)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사람됨을 완성해야 한다. 한눈 팔면 짐승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도 된다. 윤서인 되기가 다반사다. 결혼하고 아기를 갖는 이유는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개인의 성장이 중요하다면 세력의 성장도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


    사랑집착, 행복집착, 보상집착, 성공집착, 결과집착은 주체적이지 못하다. 쿨하지 않다. 신파 찍을 일 있나? 유치하다. 그런 것은 고용된 하인이 주인에게 봉사하고 합당한 보상을 받으려는 노력이다. 우리는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므로 보상을 기대할 이유가 없다.


    주인은 주는 사람이지 받는 사람이 아니다. 진정한 기쁨은 주는 데 있지 받는 데 있지 않다. 받는 사람은 받은 물건과 연결되지만, 주는 사람은 받아 간 사람과 연결된다. 받는 사람은 돈이나 물건 따위를 획득하고 곧바로 소비하지만, 주는 사람은 사람을 획득한다.


    독립운동가는 사랑이나 행복 따위를 추구하지 않았다. 우리는 스티브 잡스의 해적 정신을 가져야 한다. 해적은 저지르는 사람이지 보상받는 사람이 아니다. 결과가 아니라 원인에 선다. 내가 세상에 어떤 불을 질렀느냐가 중요할 뿐 무엇을 받는지는 상관없다.


    발견이 발명에 앞선다. 발견한 사람은 보상을 받지 못한다. 발명한 사람도 대부분 보상을 받지 못한다. 이득은 다른 사람이 챙겨가는 게 보통이다. 가축들은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놀면서도 많은 먹이로 보상을 받지만, 인간은 가축이 아니다. 보상이 왜 필요한가?


    중요한 것은 적어도 나는 이 세상에서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었다는 사실,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었다는 사실, 겉도는 존재가 아니라 소속된 존재였다는 사실, 동료와 대화가 되고 집단의 흐름을 따라잡아 선두그룹에 속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가장 큰 보상이다.


    미남과 미녀는 태어날 때부터 보상을 받는다. 귀족은 탄생과 동시에 보상받는다. 이미 보상을 받았는데 추가로 보상이 더 필요하다는 말인가? 보상은 패자부활전이다. 꽃범호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 얼굴은 그래도 실력은 있다. 한동훈도 가발 벗고 보상을 받자. 


    왠지 억울한 사람 있다. 그들은 보상받아야 한다. 약자로 태어나고 소수자로 태어난 사람은 노력하여 보상을 받아야 한다. 강자는 보상이 필요 없다. 다수자는 보상이 필요 없다. 백인이고 미남이고 똑똑하면 보상이 필요 없다.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구석에서 눈치 보는 촌놈이 아니고 담장 너머 세계를 본 천하인이라는 사실로 충분하다. 소인배가 아니라 군자라는 사실로 충분하다. 닫힌 사람이 아니라 열린 사람이라면 충분하다. 문제에 답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하다. 


    성공하여 실력을 증명할 이유가 없다. 내게 주어진 미션을 달성했다는 것, 세상과 톱니가 물려 돌아가는 존재라는 것, 마침내 세상의 존재 자체를 드러낸 것으로 충분하다. 신의 방법을 드러냈다면 충분하다.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세상과의 연결이다.


    성공이나, 출세나, 명성이나, 미녀나, 평판이나, 행복이나, 사랑이나, 쾌락 따위 어린이가 선생님께 인정받으려는 인정투쟁이다. 어떤 이유로 부당하게 금 밖으로 밀려난 사람이 다시 금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쓴다. 그들은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가 아닌지 의심한다.


    그들은 자책감과 투쟁한다. 난 쓸모 있는 사람이야 하고 자신을 비난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타인의 평가를 통해 확인하려고 한다. 귀족은 증명하지 않는다. 우리는 정신적 귀족이 되어야 한다. 바가바드 기타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해야 하는 일을 할 뿐. 


    내게 온 패스를 전달할 뿐, 증명해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세상이다. 나는 게임 속의 존재다. 주어진 역할을 하고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이 가치 있는 게임인지를 질문한다. 내가 축구를 잘하는데 야구를 하고 있다면 엉뚱하다. 게임이 완성되면 승패는 떠난다.


    게임이 중간에 나가리 되면 안 된다. 내가 살아줄 가치가 있는 우주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가비와 정우성은 아기를 만들었으므로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다. 아기 하나로는 부족하지만 말이다. 그 아이가 결과적으로 행복해졌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주어진 게임이다. 내게 주어진 패스는 어떻게든 내 선에서 해결해야 한다. 담담하게 문제를 풀어가면 된다. 우리는 세상의 진보라는 팀에서 공격수가 될 수도 있고 수비수일 수도 있다.


    동료가 득점해도 된다. 동료의 득점 확률을 높여주기만 해도 된다. 상호작용을 높이면 어떻게든 팀이 득점할 확률도 높아진다. 결과가 나쁜 것은 게임의 설계자 탓이다. 내가 씨앗을 뿌렸는데 다른 사람이 수확해 간다면 그 수확한 사람은 무조건 나의 아들이다.


   수확을 얻으면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자랑하고 자식을 얻으면 내가 자식을 꾸짖는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평가하는 것이 내 것이다. 하긴 아무리 좋은 자식을 낳아봤자 며느리한테 뺏기고 사위한테 뺏기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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