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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420 vote 0 2004.07.05 (13:42:15)

DJ와 YS의 30년 대결에서 최종승자는 누구? 민주화운동의 총결산으로 갈등을 끝내야 한다.


 
진중권류 방앗간 참새들이 재잘대기를 ‘대통령이 아첨을 좋아해서 친노세력이 날뛴다’고 말한다는데..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개혁주체를 양성하려는 의도를 갖고있는 것은 사실일 수 있다. 물론 퇴임 이후를 대비해서다.

 
필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지난해 봄부터 했다. 이른바 ‘노무현의 원대한 계획’이 그것이다.(새삼스러운 이야기 아님) 우리당의 지역당화를 막고, 30년 장기집권의 토대를 닦자면 당 밖에서 우리당을 견인해줄 세력이 필요하다.
 

※ 여기서 해설 약간.. 단기적으로 민노당이 주장하는 부유세 등의 진보정책을 펼쳐봤자 경제에 실패하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주는 원인이 될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대통령이 되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그것은 30년 장기집권의 토대를 닦으므로써, 진보정치가 꽃피게 할 싹을 키우는 것이다. 진보 좋다지만 정권 뺏기면 도로아미 타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30년 안밖의 집권 없이, 진보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진한 예는 없다시피 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당이 보수화 될 경우 설사 경제발전 등으로 인기를 얻어 집권을 연장해봤자, 이념과 논리에 밀려 결국은 한나라당에 정권을 뺏긴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 집권연장에 성공해도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성공한 대통령은 될 수 없다.
 
왜인가? 같은 보수끼리 경쟁하면 이념적으로 더 극단적인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의 기본법칙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개혁을 실패하고 경제 등 보수쪽의 업적만 부각된다면, 점차 보수논리가 우세해져서 그 또한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한 원인이 될수있다는 말이다.
 
개혁만 하면.. 경제가 망해서 한나라 집권
경제만 하면.. 점차 극우논리가 득세, 장기적으로 우리당 몰락.

 
개혁과 경제의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행정수도이전, 2만불공약 등 보수정책은 단기적인 집권연장의 수단으로만 삼고,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평가는 햇볕정책 계승, 언론개혁, 보안법 철폐 등 일련의 개혁과제들에서 찾아야 한다.

 
노무현의 두가지 전략
대통령의 전략 중 하나는 PK에 근거지를 확보하므로써 지역구도를 깨는 것이다. 김혁규 카드도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것으로 본다. 실패했지만 얻은 것이 있다.(결과론이지만 민주당이 살아나고, DJ의 입지가 강화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당이 호남만 이겨서 호남당으로 치우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나은 점이 있다.)
 
무엇인가? 필자는 일전에.. ‘YS를 감방에 보내지 않고 노무현이 PK의 대표성을 획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DJ를 감방에 보내야 정동영이 호남에서 대표성을 가지느냐’고 반문하는 두자리 수 독자님도 있었는데.. 이런 독자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서프의 수치다. 최근 조선일보가 조독마독자를 서프로 왕창 보내서 서프의 물을 흐리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서프의 물관리가 안되고 있다. 제발 두자리 수는 조독마로 원대복귀해 주시길.. 정동영과 DJ는 정치적으로 대척점이 없다. YS와 노무현은 이념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정동영이 한나라당 출신이라면, DJ가 감옥을 가야 정동영이 호남의 대표성을 얻는다. 그러나 정동영은 김덕룡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퇴임 이후를 겨냥한 노무현의 전략은
 
1) 개혁주체세력 만들기
2) PK에서 정치적 대표성 획득하기
 
대통령이 서프와 노사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첫번째 목표를 위해서이고, 김혁규카드를 고려한 것은 두번째 목표를 위해서이다. 문제는 이 김혁규계획이 틀렸다는 사실이다.
 
‘YS를 감방에 보내지 않고 노무현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J는 분명 퇴임 이후로도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YS에게 합당한 처분을 내리지 않으면 노무현은 퇴임 이후, 지금의 DJ 만큼도 하지 못한다.
 
까놓고 말하자. 강삼재가 무슨 죄가 있는가? 안풍자금은 YS가 국민의 호주머니로 부터 횡령한 돈이다. 감방을 가려면 YS가 가야한다.
 
노무현 대통령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다. 역사의 심판이 요구된다. DJ와 YS의 30년 대결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구인지 지금 분명하게 가려놓지 않으면 우리 민족은 끝없는 갈등과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앞으로도 계속이다.
 
지역주의는 박정희가 개업했지만.. YS와 DJ의 정치적 대결이 그 한 축을 이루고 있음도 분명하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DJ 역시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없다. DJ가 평가받지 못하면, DJ를 계승한 노무현대통령도 그 언저리에서 한계지워진다.
 
YS를 잡아넣어야 한다. 87년 양김분열 이후 일련의 사태에 대한 분명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져야 한다. 승자에겐 영광이 패자에겐 문책이 돌아가야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시발로 하는 민주화세력의 정통성이 최종확인되어야 한다.   
 
사랑이 이렇게 변하니?
역사이래 짝사랑 해서 성공한 러브스토리는 없다. 노무현의 PK 공들이기는 사실이지 일편단심 짝사랑에 불과하다. 언젠가 한번은 PK의 귀싸대기를 오지게 쳐야한다.(마초스러운 비유가 되겠지만 양해를..)
 
정치란 본질에서 그러하다. 채무를 갚는 것이 아니라, 채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의 원리다. 호남은 노무현에게 채권을 가지고 있다. 그 채권을 행사한 것이 이번 총선에서 우리당의 승리로 나타난 것이다.
 
노무현이 PK에 베풀어서는 PK가 노무현으로 부터 받아낼 채권이 없다. 유권자가 베풀어준 은혜를 갚는 형태로 정치가 이루어진 일은 역사적으로 없다. 반면 채권자가 빚을 돌려받기 위하여 특정 정치인 또는 정치세력을 키워주는 일은 매우 많다.
 
우리는 희망돼지를 통해 노무현에게 채권을 가졌다. 그 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노무현을 찍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노무현 지지를 포기해서는 그 빚을 영원히 떼이게 된다. 필자는 노무현대통령의 퇴임이후에도 악착같이 그 채권을 행사할 것이다.
 
PK공략에도 이 방법 외에는 없다. 지금 YS를 보내야 한다. 어디로? 영등포구치소 범털방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러한 흉중의 깊은 계획이 없었다면 지금 강금실의 존재는 도무지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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