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15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039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8344
244 이언주의 귀환 김동렬 2024-01-23 4777
243 석가의 깨달음 김동렬 2024-01-25 3003
242 권력자의 심리 김동렬 2024-01-25 4341
241 이것과 저것 1 김동렬 2024-01-26 2062
240 천공의 전쟁지령 김동렬 2024-01-27 4794
» 간섭 김동렬 2024-01-28 2015
238 조절장치 김동렬 2024-01-29 1683
237 예뻐지고 싶다는 거짓말 김동렬 2024-01-30 2877
236 주체의 사상 김동렬 2024-01-30 1807
235 조절이냐 선택이냐 김동렬 2024-01-31 1716
234 존재는 도구다 김동렬 2024-02-01 1499
233 호남 가서 약자혐오 이준석 1 김동렬 2024-02-01 2489
232 진평분육 김동렬 2024-02-02 2399
231 양자역학 김동렬 2024-02-03 1794
230 논리의 오류 김동렬 2024-02-04 1714
229 유튜브 양자역학 텍스트 김동렬 2024-02-05 1753
228 손흥민의 애국심 김동렬 2024-02-06 2971
227 직관력 김동렬 2024-02-06 1874
226 국힘당이 망가진 이유 1 김동렬 2024-02-07 4666
225 에너지 김동렬 2024-02-07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