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97 vote 0 2024.01.06 (18:14:39)

    왜 산을 오르는가? 이기려고 오른다.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권한을 쥐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산이 인간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으므로 인간이 산을 결정한다. 그 산이 과연 오를만한 가치가 있는 산인지는 산에 올라 결정권을 획득한 다음에 판단할 일이다.


    이기면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힘을 얻는다. 비로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지면 그것이 과연 옳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겨야 한다. 이기지 못하면 지고 지면 당한다. 지면 의사결정권을 뺏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 발언권을 잃는다.


    왜 사는가? 이기는 것이 사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이기면 하루치만큼 살아져 있다. 지면 귀찮아진다. 다른 것이 나를 침범한다. 모르는 것이 나를 결정한다. 외부의 힘에 시달린다. 그 고통을 피하게 된다. 이겨서 얻는 이득은 불확실하나 지면 피해는 확실하다.


    가만있으면 흐르는 물살에 떠밀리게 된다. 제 위치를 지키려면 조금이라도 나아가야 한다. 한 번 나아가면 계속 나아가게 된다. 그렇게 산다. 이기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면 나의 존재가 부정된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은 도전을 긍정하고 진보하는 것이다.


    생명은 호흡해야 이긴다. 문명은 진보해야 이긴다. 삶은 부름에 응답해야 이긴다. 사는 것은 부단히 이기는 것이다. 지는 것은 죽는 것이다. 무엇을 결정하든 내가 결정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남이 결정하면 진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결정권을 얻은 다음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2645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1882
2746 존재의 최종근거 image 4 김동렬 2015-11-07 5006
2745 조기숙님의 청와대 입성 image 김동렬 2005-02-19 5006
2744 깨달음 스무고개 image 1 김동렬 2015-12-16 5005
2743 케인즈가 옳다 image 김동렬 2015-11-30 5005
2742 공자 12, 백이도 숙제를 image 김동렬 2016-02-09 5003
2741 노자 6, 자갈처럼 구르다 image 김동렬 2016-02-09 4999
2740 사랑의 정석 45, 소인배의 표지 image 1 김동렬 2016-02-01 4999
2739 사랑의 정석 47, 인생의 팀플레이 image 1 김동렬 2016-02-03 4998
2738 공자 19, 어울리되 묶이지 않는다 image 김동렬 2016-02-23 4997
2737 사랑의 정석 50, 여행자의 얼굴 image 1 김동렬 2016-02-06 4997
2736 사랑의 정석 26, 창의는 훔친다. 2 김동렬 2016-01-05 4996
2735 노자 10, 무위하면 죽는다 image 김동렬 2016-02-17 4995
2734 사랑의 정석 54, 죄는 영원하다 image 1 김동렬 2016-02-16 4995
2733 균일 불균일 다시 균일 김동렬 2015-11-25 4994
2732 사랑의 정석 24회, 철학이란? 1 김동렬 2016-01-01 4987
2731 고쳐쓴 세상의 단위는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5-09-20 4985
2730 사랑의 정석 57, 이상주의자가 되라. image 1 김동렬 2016-02-19 4984
2729 양자화와 구조론 image 1 김동렬 2015-12-24 4982
2728 열역학 1, 2법칙 2 김동렬 2019-06-25 4981
2727 방향성의 이해 2 김동렬 2019-06-16 4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