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25 vote 0 2024.01.03 (15:28:26)

    구조론의 답은 긍정주의, 낙관주의, 보편주의, 진보주의다. 단 긍정은 대승의 긍정이어야 한다. 커다란 에너지 흐름에 올라탄 다음의 낙관이어야 한다. 궁벽한 곳에서의 긍정과 낙관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권력의 낙관, 권력의 긍정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권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권력은 외부의 힘을 동원한다. 외부의 힘이 중요하다. 내부의 힘은 폭력이 된다. 힘이 내부로 가면 깨진다. 긍정주의, 낙관주의가 보편주의, 진보주의로 가는 이유다. 힘이 외부로 뻗어가면 보편 진보다.


    외부의 힘을 쓰려면 타인을 긍정하고 공존해야 한다.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외부의 힘을 이겨야 한다. 낙관해야 이긴다. 외부의 힘을 쓰려면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유도선수가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려면 적절히 힘을 조절하여 밸런스를 이루어야 한다.


    권력은 외부의 힘을 빌린다. 군주는 국민의 힘을 빌린다. 지구 생태계는 태양의 힘을 빌린다. 인간은 외부의 힘을 긍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동물은 외부의 힘을 빌리지 못한다. 노예는 외부의 협조를 구하지 못한다. 권력을 가진 자가 외부의 힘을 빌릴 수 있다.


    권력 없는 자가 외부의 힘을 이용하려고 하면 밟힌다. 먹힌다. 사슴은 사자의 힘을 빌릴 수 없다. 긍정은 외부 힘의 긍정, 권력의 긍정, 타인과 공존을 추구하는 진보의 긍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먹힌다. 인간은 신을 긍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


    신과 권력은 같다.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내 바깥의 힘이 신이다. 혹은 권력이다. 그것은 본래 내 것이 아니므로 조심스럽다. 남의 힘을 사용하려면 그 힘을 이겨야 한다. 무사가 칼을 이기지 못하면 다친다. 인간이 신의 힘을 사용하려면 신을 이겨야만 한다.


    인간은 신을 이길 수 없지만 인간의 대표자는 운명의 한순간에 신과 하나가 된다. 인간은 이기는 팀에 드는 방법으로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신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다. 다음에 올 누군가를 불러낼 수도 있다. 신은 내 바깥의 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은 인간의 자유의지다. 권력이 없으면 자유의지가 없다. 노예는 자유의지가 없다. 동물은 자유의지가 없다. 권력은 밖에서 들어오는 힘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다. 바깥 세계와 연결할지 단절할지를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열면 찬바람이 들어온다. 권력은 밖에서 들어오므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야 한다. 대문을 활짝 열 것인지 쪽문을 조금 열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이 자유의지다. 문을 닫으면 죽고 문을 열면 진다. 내가 이길 수 있는 만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엄마가 없으면 모두가 적이다.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기는 엄마를 믿고 권력을 행사한다. 그것은 엄마의 힘을 빌린 것이다. 권력은 외부에서 받아들이므로 능동적, 진보적, 적극적, 낙관적이어야 한다. 외부의 힘을 긍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999 설의 어원 김동렬 2022-01-31 3125
998 게임이론과 등가원리 김동렬 2023-05-09 3123
997 이기는 방향으로 전진하라 김동렬 2021-01-16 3122
996 구조론의 차원개념 image 김동렬 2020-04-07 3122
995 삼체의 진실 1 김동렬 2024-05-28 3121
994 권력균형 김동렬 2023-09-11 3120
993 운동 김동렬 2022-09-03 3119
992 최적화 원리 1 김동렬 2019-08-12 3117
991 의사결정 김동렬 2024-05-31 3116
990 일원론의 사유 1 김동렬 2020-07-18 3115
989 철학의 실패 2 김동렬 2020-05-13 3115
988 속씨식물의 구조혁명 2 김동렬 2019-11-12 3115
987 사건의 퍼즐 맞추기 김동렬 2021-12-03 3114
986 생각을 하자 2 김동렬 2022-03-03 3113
985 구조론은 열린사상이다. 김동렬 2021-01-10 3113
984 일원론의 사유를 훈련하자. 1 김동렬 2020-07-17 3113
983 우주의 건축 1 김동렬 2021-02-18 3112
982 방향성 1 김동렬 2020-03-25 3112
981 지식인의 자세 1 김동렬 2022-01-07 3110
980 우주의 건축법 1 김동렬 2019-12-27 3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