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74 vote 0 2023.12.15 (20:02:43)

    돈은 앞뒤가 없다. 동전이 앞면이든 뒷면이든 거래하는 데는 상관이 없다. 돈은 금이다. 금붙이는 원래 앞뒤가 없다. 그러나 사실 돈은 앞뒤가 있다. 돈은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있다. 주는 자가 앞이고 받는 자가 뒤다. 주지 않으면 받지 못한다.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앞뒤가 있다. 앞뒤가 없는 이유는 인간이 그것을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앞뒤가 인식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방향이 있다. 방향이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인간이 임의로 앞뒤를 잘라서 방향을 지웠다.


    바람은 앞뒤가 있다. 언제나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간다. 전기는 앞뒤가 있다. 언제나 음극에서 양극으로 간다. 열은 앞뒤가 있다. 언제나 뜨거운 데서 차가운 곳으로 간다. 가만있는 돌멩이도 지구와 연결하며 중력을 전달하는 순서가 있다.


    모든 것은 상부구조와 연결되어 에너지를 전달받고 있으며 그냥 혼자 동떨어져 있는 것은 없다. 에너지 연결이 끊어지면 존재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뒤의 방향이 신경 쓰이므로 인간이 임의로 그것을 토막 친 것이 원자와 원소와 단어다.


    인간은 인식하기 편하게 자연을 왜곡한다. 옛사람이 도道니, 법法이니, 리理니, 색色이니, 공空이니 한 것은 왜곡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한 것이다. 원자와 원소와 단어는 가짜다. 인간이 사유하는 방향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가는 방향이다.


    방향이 틀렸다. 출발점을 잘못 찍었다. 원자와 원소와 단어는 연결하는 라인을 잘라서 생각하기 좋게 왜곡했다. 그 전화는 사용할 수 없다. 선이 없기 때문이다. 그 자동차는 운행할 수 없다. 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연결되지 않는 것은 가짜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동의 존재이며 그것은 연결된 것이며 연결된 것은 방향이 있다. 인식은 연결을 끊는 것이다. 객체 자체의 연결을 파괴하고 대신 인간과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아지를 어미와 떼어놓고 인간이 입양하려는 것과 같다.


    자연의 본래 모습을 파괴한다. 인식은 곧 왜곡이다. 모든 아는 것은 틀렸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다. 인식은 인간의 뇌에 붙잡힌 정이다. 에너지가 전달되는 경로를 복원하여 본래 동動의 호흡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8319
6724 정몽준 최악의 시나리오 김동렬 2002-11-07 18837
6723 김동길의 기구한 팔자 김동렬 2002-12-18 18823
6722 각주구검의 오류 image 3 김동렬 2010-06-10 18817
6721 저항을 넘어서 자유를 바라보기 2005-08-05 18805
6720 김두관, 참여정부가 암흑기였다? 김동렬 2007-06-28 18772
6719 소통이란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7-02-22 18751
6718 신과 인간의 관계 김동렬 2009-02-18 18704
6717 진중권을 불신하게 된 이유 김동렬 2003-05-25 18693
6716 럭스와 카우치 2005-08-03 18655
6715 김대중 전 대통령 CBS창사 50주년 대담 김동렬 2004-10-22 18655
6714 엘 고어 감독의 불편한 진실 image 11 김동렬 2010-02-17 18639
6713 단일화충격 - 이것이 노무현식 정치다 image 김동렬 2002-11-11 18625
6712 반갑습니다. 손님이 많아졌네요-.-;;(ㅁㅜ) 김동렬 2002-09-16 18623
6711 내가 진중권을 고소하는 이유 김동렬 2003-05-24 18621
6710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image 김동렬 2003-12-02 18615
6709 에너지는 1을 따라간다. image 김동렬 2011-08-27 18614
6708 미녀 응원단을 환영하며 image 김동렬 2003-08-20 18604
6707 칼기 사건의 진실은? image 김동렬 2003-11-20 18576
6706 송두율은 죽었다 image 김동렬 2003-10-02 18576
6705 DJ가 한번 더 평양을 다녀와야 한다 image 김동렬 2003-06-16 18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