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64 vote 0 2023.07.13 (20:52:06)

    입으로 하는 말은 다 개소리다. 그냥 아무말 대잔치다. 둘러대는 말이다. 진실은 저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며 목을 죄어 오는 것이다. 숨막혀 줄을 것 같은 것이다. 


    지도를 보라. 가장 답답한 나라는 쿠르드족이다. 쿠르드는 국가도 못 세웠고 나라 중에는 아르메니아다. 낀 정도가 아니다. 북쪽엔 러시아 불곰, 동쪽엔 시아파 이란과 전쟁 상태인 아제르바이잔, 서쪽에는 흉악한 에르도안, 숨이 턱 막힌다. 


    더 답답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이다. 이란과 각종 스탄나라들 사이에 끼어 있다. 어느 쪽에도 출구가 없다. 이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남쪽으로 출구가 있는데 거기가 하필 사막이다. 날씨 좋은 카스피해 연안은 사방이 꽉 막혀 있다. 답 없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앞에서 유혹하는 동기가 아니라 뒤에서 등을 떠미는 것이다. 그것은 수렁이다. 종교갈등을 빙자한 30년 전쟁은 오스만의 북진이 본질이다. 수도 비엔나를 두 번이나 포위당하면 살길을 찾아 북쪽을 찔러보게 되는 거다.


    이건 물리학이다.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의 대결도 마찬가지다. 미국 하나만 보면 보수가 맞다. 고립된 나라는 보수한다. 일본이나 영국이나 미국이나 섬이다. 그런데 세계를 보면, 스레드, 페북, 인스타그램은 세계를 바라본다. 그게 진짜다. 


    왜 봉준호가 아카데미를 받았는가? 한국 욕하면 상 받는다. 간단하다. 김기덕도 그렇지만 자기 나라 욕하는게 진보다. 올리버쌤은 미국을 비판한다. 한국인은 한국을 비판해야 한다. 진보는 원래 다 자기 나라를 욕한다. 왜? 세계와 손잡으려고.


    인간은 매력과 폭력이라는 두 가지 힘에 의존한다. 열린 공간에서는 진보의 매력을 써서 크게 세력을 이루고, 닫힌 공간이면 보수의 폭력을 써서 생존을 꾀한다. 미국은 닫힌 공간이지만 세계는 열린 공간이다. 저커버그는 세계를 바라본다.


    일론 머스크는 미국을 쳐다본다. 온라인에서는 무조건 저커버그가 이기게 되어 있다. 매력은 또다른 매력과 만나 하모니를 이루고 증폭되고 확산되지만 폭력은 쓰리쿠션을 거쳐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며 한 지점에 수렴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닫힌 공간이다. 윤석열은 닫힌 나라를 더 닫으려고 한다. 자폐국가가 되고 있다. 북한을 모방한 국힘당식 자폐정치는 망한다. 낀나라 신세를 탈출하기는커녕 더 낀 나라가 되려고 기를 쓴다. 북한이 왜 망하는가? 끼어서 망하는 것이다. 


    진보의 본질은 약자가 연대해서 강자를 견제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기 나라를 비판하고 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 간단하다. 고립되면 망한다. 낀 나라는 망한다. 이건 물리학이다. 에너지가 흐르는 경로를 유리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582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5658
6172 황정민이 맞습니다. O 2002-12-01 15904
6171 신형 그랜저 유감 image 4 김동렬 2010-11-24 15903
6170 [논평]이회창후보의 광주유세가 성공하기를 빌며 걱정된다. 2002-12-05 15899
6169 갈라파고스 일본 김동렬 2009-10-13 15898
6168 '그 대세론이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 image 김동렬 2002-12-08 15897
6167 극한의 법칙 김동렬 2008-07-08 15889
6166 스티브 잡스의 성공비결 image 3 김동렬 2011-10-18 15886
6165 조선일보만 죽인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심정으로 아다리 2002-09-27 15886
6164 생활보호대상자 할머니의 10만원 김동렬 2002-12-12 15878
6163 감을 잡는 훈련 김동렬 2009-01-01 15873
6162 손놓고 있는 게 아니었군요.. ^^;; 관악정기 2002-10-30 15869
6161 실존이란 무엇인가? 2 김동렬 2009-03-22 15868
6160 개혁당 유시민은 출마준비를 서둘러야 김동렬 2002-11-19 15866
6159 죄 많은 김근태여 떠나라! 김동렬 2002-11-04 15864
6158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image 8 김동렬 2017-11-29 15862
6157 조병옥은 친일파인가? image 김동렬 2003-12-15 15860
6156 이회창은 언제 복귀할 것인가? 정답..413총선 직전에 복귀한다. 김동렬 2003-01-18 15859
6155 글쎄... 영호 2002-12-04 15857
6154 Re..저는 기아에 만원 걸겠습니다. ^^ 스피릿 2002-10-31 15854
6153 매국세력 대 민족세력의 대결 2005-08-06 15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