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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80 vote 0 2022.08.23 (16:05:04)

    거북선은 2층이다. 판옥선에 지붕을 씌우면 거북선이 되는데 그게 2층이다. 판옥선이 2층이므로 거북선도 2층인 것이다. 영화 한산에서는 2층 거북선과 3층 거북선이 동시에 등장시켰다고. 그게 꼼수다. 거북선에 대해서는 많은 기록이 남아있는데 모두 2층이다. 


    혹은 2.5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붕에 사격 공간을 만들었는데 2.5층은 2층에 포함되는 응용형으로 봐야 한다. 3층이라면 3층이라고 어디에 써놨을 것이다. 그런 기록이 없다. 그런 그림도 없다. 수조도 병풍 그림이 여럿 있는데 모두 2층이다. 거북선은 크기가 작다.


    3층이면 매우 높아져서 눈에 띄어야 한다. 판옥선과 확연히 차이 나야 한다. 2층이면 격군들과 사격 공간이 겹친다는데 엉뚱한 주장이다. 바로 그 문제 때문에 거북선이 대량으로 건조되지 않은 것이다. 거북선이 3층이면 판옥선을 폐지하고 거북선만 남겨둬야 한다.


    거북선의 단점이 많다. 화약무기를 쓰면 중세의 흑색화약은 실내에 연기가 가득 차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핸디캡이 있기 때문에 거북선은 한산도 해전에서 양 날개 끝에 배치하여 적의 후방을 교란하는 역할을 맡기고 본격적인 섬멸전은 판옥선으로 했던 것이다. 


    실내가 어두운 것도 단점이다. 좌수영 거북선은 지붕에도 총안이 있는데 3층 지붕에서 총통을 쏘면 반동 때문에 배가 흔들려서 위험하다. 애초에 판옥선을 왜 만들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판옥선은 격군을 보호한다. 거북선은 지붕이 있으므로 병사까지 보호된다. 


    병사가 보호된다는 것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싸워도 된다는 말이다. 격군과 동선이 겹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사격할 때만 격군이 뒤로 빠져주면 된다. 거북선은 근접전을 하는 전선이다. 20미터까지 근접하면 대포 한두 방으로 격침시킬 수 있다. 


    판옥선은 조총의 유효사거리인 50미터 이상 중거리에서 싸웠으므로 활과 총으로 일제사격을 해야 하지만 거북선은 병사가 보호되므로 유유히 20미터 이내로 근접해서 총통을 쏜다. 훨씬 더 적게 사격하고도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전차는 근접전을 한다. 


    전차도 실내공간 부족과 화약 연기 유입으로 병사들이 개고생을 한다. 포병을 폐지하고 전부 전차로 바꾸면 되는데 왜 그대로 두는가? 다 이유가 있다. 거북선의 장점이 크기 때문에 격군과 동선이 겹치는 문제는 감수한다. 명나라의 파양호 대전을 참고하도록 하자.


    주원장과 진우량이 싸운 파양호 대전에서 명나라의 3층 누선은 노 젓는 격군과 수군이 뒤섞여서 싸웠다. 병사들이 갑옷을 입고 노를 저었다. 거북선 그림은 노 젓는 격군의 위치에 총안이 잔뜩 그려져 있지만 훼이크다. 실제로 그곳에서 사격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쏘기 좋은 위치를 찾아 병사들이 옮겨 다니며 사격했을 것이다. 적이 뒤로 오면 뒷쪽으로 가서 쏘는 것이다. 적군이 왼쪽에 있으면 오른쪽의 병사는 놀았을까? 상황에 맞게 대처했다고 봐야 한다. 배를 선회시켜 교대로 사격했을 수도 있다. 화약 연기를 빼야 하니깐.


    거북선의 사격공간이 부족해서 애를 먹은 것은 사실이다. 한산해전에서 거북선의 용도는 근접하여 적의 퇴로를 막는 것이다. 섬멸은 판옥선이 한다. 거북선으로 잡아놓고 판옥선으로 때린다. 타초경사지계다. 현대전에서도 전차로 적을 끌어내서 포병으로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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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선 지붕이 뾰족한 것은 지붕에 사격공간을 두었기 때문이다. 2.5층설이다. 지붕에 총안이 있는 그림은 많다. 격군의 위치에 있는 총안의 다수는 훼이크일 것이다. 혹은 격군이 잠시 뒤로 물러나고 병사가 소형무기로 그 자리에서 사격했을 것이다. 치고 빠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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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선의 지붕이 높지 않다. 판옥선에 지붕을 올렸으므로 전체 높이는 높아진다. 큰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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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수영 거북선은 확실히 2.5층이다. 통제영 거북선도 지붕에 총안이 있다. 격군이 있는 위치에는 세로로 긴 총안이 있는데 활을 쐈을 것이다. 거북선은 먼저 들어가서 유인하고 뒤로 돌아가서 퇴로를 막는 역할이므로 섬멸전을 할 이유가 없다. 게임에서 탱커 역할.


    탱커는 얻어맞는 역할이므로 사격 공간의 부족은 감수한다. 장점이 있으므로 핸디캡을 안고 싸운다. 격군과 동선이 겹쳐서 일제사격을 할 수 없는 이유로 대량건조를 하지 않은 것이다. 3층설이 맞다면 판옥선은 그날부터 존재 이유가 없다. 전부 다 거북선으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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