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74 vote 0 2022.07.02 (18:52:43)


    진리는 없다. 있어도 알 수 없다. 알아도 전달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회의주의자다. 그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진리는 도구다. 진리가 없다고 말하는 자는 도구가 없다. 개나 고양이에게 언어가 없는 것과 같다. 회의주의자는 도구가 있어도 사용할 능력이 안 된다. 개나 고양이는 어차피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회의주의자는 도구를 알아도 그 도구를 타인에게 전달할 수 없다. 개나 고양이가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 해도 다른 개와 다른 고양이에게 사람 말을 가르쳐 줄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그게 자기소개다. 자연의 사실이 아니라 인간의 어려운 형편을 말하고 있다. 진리는 있다. 자연에 있다. 자연은 진리를 도구로 쓴다. 구체적으로는 의사결정구조다. 자연이 존재하는 이유는 의사결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패했다면 자연은 붕괴했다. 진리는 에너지가 형태를 만드는 데 쓰는 도구다. 암흑에너지는 형태를 만들지 못했다. 모든 사람이 진리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가 진리를 도구로 쓰고 나머지는 묻어가는 것이다.


    인간 중의 일부는 진리가 없다. 도구가 없다. 인간 중의 다수는 도구를 손에 쥐지는 못했지만 그게 어딘가에 존재하여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들에게 진리는 태양과 같다. 인간이 임의로 태양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태양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들에게 진리는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수동적으로 적응해야 하는 환경이다.


    자연은 당당한데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허무주의, 회의주의, 상대주의는 자연의 사실이 아니라 인간의 형편이다. 불쌍한 인간이 있다. 도구를 장악하지 못하므로 허무하다. 피아노는 있는데 연주를 못 하니 허무하다. 허무주의. 그 경우 자기 자신에 대해 회의하게 된다. 회의주의. 그것은 사람에 따라 상대적이다. 상대주의.


    도구를 장악하지 못하면 권력이 없고 권력이 없으면 불쌍하다. 그들은 의사결정권이 없고 그러므로 의사결정하지 못한다.


    진리는 있다. 우리는 진리를 알 수 있다. 진리를 언어로 표현하여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다. 단 말귀를 알아듣는 자들에게만 가능하다. 진리는 도구이고 도구는 권력이다. 권력은 사건을 설계하고 게임의 주인이 되게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712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7077
6574 생각을 하는 방법 김동렬 2023-02-02 2073
» 진리 김동렬 2022-07-02 2074
6572 구조론의 출발 김동렬 2022-06-23 2083
6571 구조문제 김동렬 2023-02-08 2083
6570 동작을 이수진의 배신 12 김동렬 2024-06-05 2086
6569 생각을 안 한다 김동렬 2023-02-02 2090
6568 원리가 진리다 김동렬 2023-07-27 2091
6567 국혐 포기는 이르다 김동렬 2024-03-14 2092
6566 모든 언론은 적이다 김동렬 2022-04-26 2093
6565 힘의 과학 김동렬 2022-11-11 2094
6564 바보들이 국민을 바보취급 하다 바보된 날 김동렬 2024-04-08 2097
6563 구조론 이야기 3 김동렬 2023-04-23 2098
6562 다윈의 실패 image 김동렬 2023-02-15 2100
6561 구조론의 철학 김동렬 2022-05-03 2102
6560 민주주의를 직시하자 김동렬 2023-08-14 2103
6559 재벌야구 실패 차명석 야구 성공 김동렬 2023-11-16 2103
6558 초심자를 위한 구조론 3 image 김동렬 2022-05-22 2105
6557 권력과 본질 김동렬 2022-07-05 2108
6556 왜 사느냐? 김동렬 2023-08-29 2109
6555 중국인들이 씻지 않는 이유는? 김동렬 2023-11-08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