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686 vote 0 2009.02.02 (21:30:21)

12.GIF

이 세상의 그 어떤 정밀한 기계장치라도 단지 다섯개의 저울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다섯 개의 저울은 각각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을 구성한다. 각각의 저울은 움직이지 않는 심 1과 움직이는 날 2로 되어 있다.

가장 복잡한 기계라면 3만개의 부품이 집적되어 만들어지는 자동차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원리는 간단하다. 위험한 개솔린을 통제하는 방법이 복잡할 뿐 메커니즘은 지극히 단순하다.

가장 단순한 자동차는 물로 가는 자동차다. 수력자동차를 떠올릴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물시계가 곧 물로 가는 자동차임을 알 수 있다. 단지 바퀴가 지면에 닿는가 시계의 숫자판에 닿는가의 차이 뿐이다.

물시계나 태엽시계나 원리는 같다. 시계는 다섯개의 저울로 되어 있다. 하나의 저울은 움직이지 않는 심 1과 움직이는 날 2로 되어 있다. 물론 심도 움직인다. 그러나 날에 대한 상대적인 관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바퀴축이 고정되므로 바퀴가 회전하듯이 천칭저울의 두 날이 움직이므로 축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축은 지구중력이다. 중력이 움직여서 축도 움직인다. 심이 움직여 날의 오류를 수정하는 것이 저울이다.

시계는 몸통이 움직이지 않으므로 태엽을 감을 수 있다. 몸통이 하나의 심이면 태엽은 두 날이다. 곧 저울이 된다. 태엽의 한쪽 날은 사람의 손가락과 접촉한다. 손가락에 지문이 있으므로 태엽에도 깔쭈기가 있다.

태엽의 반대편 날은 스프링을 감는다. 이로서 하나의 저울이 성립하며 같은 패턴이 스프링의 저장, 걸쇠의 제어, 기어의 연산, 시계바늘의 출력으로 5회 반복된다. 역시 움직이지 않는 1과 움직이는 2로 구성된다.

스프링은 움직이지 않지만 추를 움직이게 한다. 추는 하나이지만 좌우로 왕복운동을 하므로 두 날이 되니 심 1과 날 2가 성립한다. 몸통과 태엽이 입력장치라면, 스프링과 추는 저장장치다.

스프링은 태엽이 보낸 정보를 저장하고 추는 그 정보를 꺼낸다. 그리고 제어장치의 걸쇠와 바퀴가 속도를 제어하고, 연산장치의 기어가 전달하며, 출력장치의 바늘이 숫자판에 출력한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2037 르네상스적 인간 5 김동렬 2009-10-20 14842
2036 과학과 미학의 전략 6 김동렬 2009-10-16 15795
2035 앎, 믿음, 사랑 2 김동렬 2009-10-15 16021
2034 갈라파고스 일본 김동렬 2009-10-13 15724
2033 미학은 전복이다 image 7 김동렬 2009-10-08 15595
2032 미학으로 확 바꿔라 6 김동렬 2009-10-06 15027
2031 과학을 보내고 미학을 맞는다 5 김동렬 2009-10-01 14561
2030 구조차원 개념 image 3 김동렬 2009-09-29 15944
2029 학문의 족보 2 김동렬 2009-09-24 16929
2028 인생에 정답은 있는가? 4 김동렬 2009-09-22 17228
2027 서북에서 부는 바람 2 김동렬 2009-09-22 15529
2026 정복해야 할 세 극점 3 김동렬 2009-09-17 15537
2025 발달린 뱀 image 1 김동렬 2009-09-16 21290
2024 잡다한 이야기 김동렬 2009-09-14 16556
2023 관계를 깨닫기 김동렬 2009-09-11 16009
2022 양자구조론 1 김동렬 2009-09-07 14677
2021 동영상강의 일부 해설 김동렬 2009-08-31 16112
2020 계를 발견하기 1 김동렬 2009-08-27 16104
2019 여성성이란 무엇인가? 4 김동렬 2009-08-23 17255
2018 백문백답 초고 6 김동렬 2009-08-14 11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