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44 vote 0 2021.12.20 (15:17:59)

    구조론을 배우면 말이 많아진다. 구조론은 5다. 남이 한 마디를 할 때 다섯 마디를 한다. 남이 겉을 말할 때 속을 말하고, 남이 대상을 말할 때 관계를 말하고, 남이 결과를 말할 때 원인을 말하고, 남이 현재를 말할 때 미래를 말한다. 


    구조론은 존재의 파워트레인이다. 자동차를 말한다면 보통은 겉모습이나 가격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말한다. 내부의 파워트레인을 말하면 다른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본다.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차별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쟤 왜 그러지? 흑인이라서? 여자라서? 장애인이라서? 조선족이라서? 중국인이라서? 구조론을 배우면 그런 차별과 편견이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왜? 대응가능하므로.


    차별하는 이유는 화가 나기 때문이다. 화가 나는 이유는 고통받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이유는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맞대응을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한다는 느낌이 들면 화를 내는 것이다.


    적들이 조국 죽이기를 하는 이유도 같다. 찔러볼 구석이 보이지 않으면 아무데나 찌른다. 이명박 맞고, 박근혜 맞고, 최순실 맞고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는데 맞대응할 수 없다는 좌절감이 분노를 치밀게 하는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대응방법을 찾아야 한다. 답은 구조에 있다. 구조를 알면 대응할 수 있다. 이기느냐 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대응할 수 있는 접점을 틀어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날뛰는 개는 목줄을 당겨 대응하고, 날뛰는 말은 재갈을 물려 대응하고, 폭주하는 사회는 개혁공세로 대응한다.


    나는 도덕적으로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점잖게 행동하라. 자선을 행하라. 사랑을 베풀어라는 식의 훈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다 잔소리다.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건 권력행동이다. 옛날에는 식구가 많아서 그런 말로 제압했지만 21세기는 다르다. 우리는 핸들을 틀어쥐고 집요하게 맞대응을 해야 한다.


    구조론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핸들 하나만 틀어쥐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그리고 상호작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동해야 한다. 자선? 필요없어. 사랑? 필요없어. 애국? 필요없어. 충성? 필요없어. 효도? 필요없어. 매너? 필요없어. 교양? 필요없어. 십일조? 안 내도 돼. 쿨하게 가는 거지.


    지겨운 것은 걷어치워. 핵심 하나를 쥐지 못한 사람이 변죽을 열심히 올리는 거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027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8087
5703 유시민은 대구 출마를 선언하라 image 김동렬 2003-05-03 14824
5702 전쟁과 평화 김동렬 2011-01-13 14823
5701 명계남이 노무현을 찔렀다 김동렬 2005-04-01 14822
5700 안다는 것의 출발점 김동렬 2006-06-09 14821
5699 DJ신경망과 노무현 호르몬의 찰떡궁합보고서 image 김동렬 2003-07-09 14819
5698 알파와 오메가 2 김동렬 2009-11-20 14815
5697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 입증 image 2 김동렬 2010-12-08 14808
5696 다이하드 노무현편 아다리 2002-10-28 14808
5695 10년만에 재점화된 부재자 투표 운동을 보며 (부재자투표 운동 탄생 야사와 감회) SkyNomad 2002-12-13 14807
5694 문제를 풀어보세요. 김동렬 2002-12-12 14807
5693 여의도에서 만납시다 김동렬 2004-03-09 14806
5692 사진 image 김동렬 2003-04-10 14804
5691 노무현 그룹의 한계와 의사소통의 실패 김동렬 2006-08-07 14802
5690 김영희 대기자의 커밍아웃 김동렬 2004-04-22 14801
5689 Re..노무현 지지율 수직상승(담당자 확인) 김동렬 2002-10-22 14796
5688 윤영관 짤렸다. image 김동렬 2004-01-15 14793
5687 청와대 민정차석이 누구야? image 김동렬 2003-06-23 14793
5686 옛글 다시보기 김동렬 2009-01-20 14792
5685 블룸버그가 예측한 한국의 대선과 경제에 대한 조언(번역본) 김동렬 2002-12-16 14791
5684 변희재의 궤변과 서프라이즈 스피릿 2003-04-18 14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