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19 vote 0 2021.09.13 (23:28:15)

    빛은 있고 어둠은 없다. 삶은 있고 죽음은 없다. 진보는 있고 보수는 없다. 절대성은 있고 상대성은 없다. 주어는 있고 동사는 없다. 체는 있고 용은 없다. 체언은 존재가 있고 용언은 존재가 없다. 있는 것은 스스로 존재하여 있고 없는 것은 다른 것에 딸리어 있다. 


    마이너스는 있고 플러스는 없다. 원인은 있고 결과는 없다. 머리는 있고 꼬리는 없다. 빛은 광자가 있고 어둠은 암자가 없다. 광자는 아인슈타인이 발견했고 암자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존재는 체와 용을 가진다. 있는 것은 체가 있고 없는 것은 체의 용이니 변화다.


    어둠은 빛의 변화를 설명하는 말이다. 죽음은 삶의 핸들을 놓친 상태를 설명하는 말이다. 죽음은 없는데 죽음 이후를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은 핸들을 놓친 것이다. 죽음을 설명해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 고개를 끄떡이고 받아들이는게 아니다. 


    핸들을 손에 꼭 쥐어줘야 해결된다. 그 사람은 체면을 잃었거나, 자존감을 잃었거나, 아내를 잃었거나, 자식을 잃었거나, 직장을 잃었거나, 친구를 잃었거나 무언가 핸들을 놓치고 겉돌고 있다. 죽음의 플러스를 질문하지만 사실은 삶의 마이너스를 질문하고 있다.


    죽음의 내용을 플러스 해달라고 말하지만 죽음은 없으므로 플러스 할 내용이 없다. '내세가 없다는건 알겠는데 죽은 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이러면 안 된다. 답은 언제라도 삶에 있다. 존재는 체와 용이며 찾아야 할 핸들은 체에 있고 용에 없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핸들을 놓친 상태를 죽음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말을 돌려서 하고 있다. 두려운건 핸들을 놓쳐서 어쩌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것이다. 체와 용을 겸하되 체가 먼저다. 강한 군대가 없으면 현란한 용병술은 쓸모가 없다. 체격 되고 체력이 받쳐줘야 기술이 붙어준다. 


    빛은 체고 어둠은 용이다. 삶은 체고 죽음은 용이다. 진보는 체고 보수는 용이다. 진보의 원칙으로 강군을 만들고 보수의 용병술로 승리한다. 절대성은 체고 상대성은 용이다. 마이너스는 체고 플러스는 용이다. 잃었다면 체를 잃은 것이며 얻었다면 용을 얻은 것이다.


    관념은 용이다.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정의도 평등도 용이다. 친구를 잃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으면 체를 잃은 것이다. 영토를 잃은 것과 같다. 체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나의 결정으로 잃는 것은 체요 나의 결정으로 얻는 것은 용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352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3059
5568 Re..너희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 황태연-강준만 논쟁에 관하여 진중권 제인(펌) 2002-10-19 14625
5567 인생은 운명인가 자유의지인가? image 1 김동렬 2017-02-05 14624
5566 강준만 이념이냐 인물이냐 김동렬 2005-07-18 14620
5565 천재는 누구인가? image 1 김동렬 2017-09-12 14616
5564 전쟁의 참상 김동렬 2003-03-23 14616
5563 존엄의 의미 image 1 김동렬 2010-11-10 14612
5562 서유견문 대 조선책략 image 김동렬 2003-12-08 14612
5561 국민을 울게하지 말라! 검사새끼들아. 김동렬 2003-03-09 14610
5560 노/몽 누가 되어도 개혁세력은 절반의 승리 김동렬 2002-11-16 14609
5559 미래는 결정되어 있을까? 4 김동렬 2011-05-23 14608
5558 구조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7-10-25 14606
5557 모든 독재는 나쁘다 김동렬 2006-07-10 14604
5556 남프, 존경합니다. image 김동렬 2004-03-01 14604
5555 청맹과니가 된 강준만 김동렬 2005-05-30 14601
5554 니 귀신 아이가? 이영호 2002-11-03 14596
5553 Re..오늘 토론회 어땠나요? 까웅아빠 2002-10-13 14586
5552 다섯 에너지 장 모형 image 5 김동렬 2011-03-07 14584
5551 구조를 찾는 방법 2 김동렬 2010-02-10 14580
5550 병렬이파 철부지들의 자살골 행진 image 김동렬 2003-08-19 14577
5549 박상천 살아남을 것인가? image 김동렬 2003-07-03 14576